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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이건 좀 변태같은 취향일지도...

alpine-snow alpine-snow
86 8 11

제 취향은 기본적으로 중역이 리니어하게 봉긋한 DF + 틸트 + 고역 틔움입니다. 

정확히 딱 어느 선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중역대가 봉긋한 DF 밸런스에서 저역을 하만 타겟과의 그 중간 언저리 정도로 맞추고

고역은 초고역까지 살짝 틔어두어 대역 개방감이 느껴지는 그런 셋팅을 좋아합니다.

모든 부분이 다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 않아도 개의치 않고, W형만 아니면 좋아합니다.

 

예전 DF 시절에는 의식하지 못했었던 극저음을 이제는 매우 중요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헤드폰에는 헤드폰에 어울리는 극저음 표현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작 이어컵과 하우징 언저리 공간만을 활용하여 소리를 울리는 작은 발음체에

방 안의 스피커나 거대한 스테이지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에너지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아쉽게도, 그걸 감안해도 제 취향에 맞는 느낌인 헤드폰은 아직 못 들어봤습니다.

 

압력장을 이용한 극저역 재생은 매우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만,

특유의 이어컵 내부가 꽉 막히고 먹먹한 듯한 느낌에 귀에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드라이버의 스트로크를 키워 재생하는 방법도 터프하고 멋지지만,

진동이 부자연스럽게 과장된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더군요.

낮은 F0를 이용한 방법은 잘 없긴 하지만, 하여간 F0 위아래 대역이 죽는 느낌이라 아쉽고...

 

가장 선호하는 느낌은...

이어컵의 높은 밀폐도에서 형성되는 압력장이나 드라이버의 스트로크로 밀어부친게 아닌,

드라이버 자체나 하우징에서 응축되어져 자극 없이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걸 매우 좋아합니다.

 

제가 가진 헤드폰들 중 W100이 그런 기질이 보이긴 한데,

극저음이라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그 양이 적어서 실질적으로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15년 쓴 PRO5를 그런 방향성을 갖고 빡세게 튜닝하긴 했었는데,

결국 F0만 좀 내려가다 보니 대역이 균일하지 않고 일단 저성능입니다.

뭐... 순정 PRO5와는 색다른 개성과 탄탄함을 갖게 되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나 고민하다가.

예전에 심신미약(ㅋㅋㅋ) 상태로 손이 미끄러져 구매했던 DT990 프로에 꽂혀버렸습니다.

하우징이 낭창거리고 댐핑 컨트롤도 엉성해서 나름 레퍼런스급 치곤 치밀한 구석은 없습니다.

기본기는 좋은데 뭔가 좀 얼렁뚱땅 느낌에 중역대가 상대적으로 왜소한 감이 아쉽지요.

 

도대체 내가 왜 이 녀석에 꽂혔지? 오늘도 고민하다 보니 이유가 있구나 싶습니다.

역설적으로 극저음이 어느 정도 나오면서도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물론, 응축된 단단한 밀도감이 느껴진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네요.

넓은 리스닝 룸에 둔 스피커가 자유롭게 신나게 마음껏 울어대는 느낌을

헤드폰에 잘 어울리도록 컨버전한 듯한 느낌이랄지...

 

DT990 프로의 얼렁뚱땅 느낌을 잘 갈무리하여 NDH20/30 같은 치밀함도 갖추고

W100 처럼 속을 꽉 채울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ㅋ

 

결국 그 기반으로 망상을 하다 보니 예전과 방향성이 바뀐게 없습니다.

뭔가 더 추가되면 추가되었지... ㅋㅋㅋ

헤드밴드와 요크 및 조인트 등의 구조물은 HI-X65처럼 유격감 없이 야무지고 부드럽게 만들고,

드라이버는 하여간 DD 타입으로 프레임은 어쨌든 주철 단조로(뭐임마?) 리브도 두텁게...

진동판은 엣지는 fixed이든 free이든 유연하면서도 분할공진 없이 스트로크 직진성은 확실하게,

돔은 바이오셀룰로오스 + 고장력 섬유 혹은 PET + 다이아몬드 증착,

배플은 마그네슘 합금 단조로 그나마(ㅋ) 경량화 하되, 두터운 리브 등으로 보강은 철저하게...

하우징은 복합 폴리머이든 우드든 상관없지만 내부 형상 및 두께는 철저히 비대칭형으로...

흡음재는 우레탄 폼 처럼 다공질이되 단단한 재질... 이러면 생각나는 건 활성탄 같은 것???

이어패드는 원단 및 폼의 재질과 치수 및 형상 등의 데이터를 시원하게 공개,

시중의 패드 업체에서 따라 만들든 말았든 노터치,

하다못해 수선집에 의뢰하거나 DIY로 해도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형상 단순화.

 

...이렇게 만들면 시원하게 망할 겁니다. ㅋㅋㅋㅋㅋ

 

돈 될 짓을 할 궁리는 못하면서, 이렇게 탕진할 궁리는 잘 합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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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러버 플랫러버님 포함 8명이 추천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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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로우파이맨최노인
헐, 그런 사운드를 구현했나 봅니다?!
...비싸서 살 수가 없으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슬픔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ㅠ.ㅠ
18:58
24.07.14.
profile image 2등
남자가 변태인게 뭐가 나빠!!!! (철컹철컹)
19:15
24.07.14.
profile image

 

원래 돈 쓸 궁리가 더 재밌죠. ㅎㅎ

19:48
24.07.14.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숙지니

이런 망상을 하는 제가 가끔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뭔가 머리가 이상해진 건가? 싶어서... ㅋㅋㅋ

19:58
24.07.14.
profile image

정답은 64AUDIO Volur 입니다ㅋㅋ

저렴한건 Aspire4ㅋㅋ

01:24
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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