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생각해보니...

서울 살 적에 한 번 고민해본 적 있었습니다.

'목수 일을 배울까?'

그러나 그 시절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현장 일이

막연히 두려워서 결국 시도를 해보지 않았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 때 목수 일을 배웠더라면!!

싶습니다.

그걸 배워서 어따 써먹으려고 그랬냐고요?

 https://ky4965.tistory.com/m/16780600

이런 일을 막연히 해보고 싶었었습니다.

이제야 되돌아보니, 일단 부딪혀볼 걸 그랬다 싶어요.

공장 관리자이다 보니, 현장 일도 곧잘 합니다.

사실 현장 일이 더 편합니다. 일단 마음이 편해요.

현장 일이 몸이 고되고 시간당 벌이가 그닥인 점은...

현실은 관리자임에도 근무 시간이 길어서 의미 없어요.

게다가 복잡한 생산계획 짜고 관리하고 현장 관리 등등

머리 아프고 스트레스까지 받으니... ㅠ.ㅠ

제발 직원 좀 뽑아줘요...

한편, 스피커 스탠드를 하드보드로 만들어 쓰는 만큼

하드보드지로 스피커 통 만들었다 부쉈다 하는 건

학창시절에 정말 질리도록 해보았었습니다.

음향 특성이 매우 나쁘지만, 만드는 과정이 재밌었어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유닛은 아파트 폐기물 수거장에서

버려진 오디오에서 떼어왔었습니다.

세기말, 오디오의 디지털화와 소형화, IMF의 영향으로

소위 '전축'과 1980~90년대 카세트 테이프 기반의

소형 오디오들이 자주 버려지곤 했습니다.

PC도 286~486들이 정말 많이 버려졌었습니다.

그 시절의 폐기물 수거장은 제게는 보물섬과도 같았죠.

공부보다 보물섬 탐험과 자작품 만드는게 더 즐거웠으니,

애초에 기술직을 목표로 준비했음이 옳았습니다.

다만 그러지 못했던 것은,

그 때만 해도 공돌이 일을 하면 업신여김이 심했습니다.

무조건 공부 잘 해서 명문대에 가는 것만이

인생의 진리로 통하는게 극심하던 때였습니다.

인생 경험이 없었으니, 직관이라도 좋은게 아니면

섣불리 그 길을 선택할 용기가 나지 않았었지요.

산전수전을 겪으며 그 시절 부모님의 연배쯤 되어보니,

부모님의 마음이 어떠했는지를 잘 알겠다는 점도 있으나

그보다는 자신의 직관이 중요하다는 점이 더 와닿습니다.

나 자신은 내가 가장 잘 압니다.

오로지, 나 자신에게 솔직함이 최고입니다.

저는 폐기물 수거장에 버려진 오디오에서 부품을 주워다

제 나름대로의 것으로 만들어보는 것이 가장 즐거웠죠.

제게 그런 자녀가 있었다면...

오디오 부품을 사다가 함께 만들어보고

오디오 샾과 오디오 쇼에도 함께 다녔을 것 같습니다.

제가 여자로 태어났더라면...

남편이 오디오를 진심으로 대단히 좋아한다면, 좋다.

취미로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함께 즐기자!!

헤드폰도 좋지만, 이왕이면 같이 듣게 스피커도 사자!!

그리고 나 잘 때는 밀폐형 헤드폰으로 들었으면 해.

소니 R10이 헤드폰의 왕이라매?

내가 보너스 받으면 그거 보태줄테니 함 사놔봐.

자기 먼저 잠들었을 때 나도 그 호사 누려보자 좀... ㅋ

뭐 이랬을 듯 해요.

음악이 사랑이라면 오디오는 사랑을 싣는 그릇입니다.

인류에게 있어서 사랑이라는 건 필수불가결합니다.

그것이 사라질 수록 디스토피아가 활짝 열리지요.

저는,

오디오 커뮤니티란 사랑을 싣는 법을 이야기하는

매우 고상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영디비는 매우 품위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저는 영디비를 사랑합니다.

여력이 닿지 못하여 구닥다리들 위주로 섭렵하다 보니

최신 트렌드의 기기들에 대한 얘기를 못하여

진심으로 대단히 죄송합니다.

주말간 코드 시스템과 틸 스피커 얘길 했었는데,

오늘은 귀가하면 V900으로 하루를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저는 세라믹 계열 진동판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다이아몬드 계열 증착이나 세라믹 혼합 또는 단일 등.

그래서 이헤폰은 MDR-E868, MDR-V900, ATH-W100...

스피커는 지금 쓰고 있는 JVC SP-UX7000이나

마르텐 북쉘프 같은 걸 굉장히 좋아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아방가르드의 혼 스피커 시스템을

이상향으로 여기고 있는 편입니다.

광대역과 하이스피드, 고해상도의 화려한 사운드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 수단을 전혀 가리지 않아서,

더러는 빈티지 오디오에서 답을 얻기도 합니다.

썬사부님 덕에 들어본 JBL 파라곤의 명징한 사운드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소스나 앰프는 오디오리서치나 BAT 계열을 선호하나,

현실적으로는 국산 오로라사운드를 선호합니다.

왜율이 어떻건간에 진공관 앰프를 기본으로 생각합니다.

현실은 반도체 앰프가 메인이지만요...

반도체 앰프 중에서는 선호하는게 없기는 한데...

그래도 하나를 꼽으라면 나드와 코드를 꼽습니다.

괴랄한 취향이지요.

잡설이 주절주절 길었네요... 말이 많은 편입니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말 많은 중년 아재가 아닌 아줌마라서 오메가가 된 것을.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저는 아줌마였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