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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부산 청음회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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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15 17

사진을 얼마 찍지는 않았지만,

그걸 구닥다리 DSLR에 담아두고는 귀가가 늦어져서 뒤늦게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구형 CCD 바디를 갖고 ISO400으로 찍었더니 노이즈 작렬합니다. ㅎㅎㅎ

그리고 니콘 바디는 RAW+보정 없이는...(절레절레... 본 꼴뚜기는 보정 정말 못합니다)

차라리 코닥+삼각대를 들고 갈걸 그랬나 봅니다.

 

리바이벌 오디오 아탈란테 4가 당당히 위용을 자랑하던 전경입니다.

1.jpg

소스 - 코드 M 스케일러 - 나드 M33까지 풀 디지털이었습니다.

M33의 디지털 앰핑 이후 스피커 출력에 이르러서야 아날로그 연결이 시작되니,

스피커 자체에 디지털 앰프가 내장된 경우를 제외하면 연결 손실이 가장 적은 셋팅입니다.

 

아탈란테4는 최신 스피커답게 해상력과 파워, 밸런스상 흠잡을 곳이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플랫러버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컨슈머용 스피커들도 점점 모니터링 스피커처럼

정교하게 셋팅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포크오디오 HTS 12 서브우퍼와의 절묘한 셋팅 & 매칭으로 이헤폰과는 체급 차이가 크다보니

격이 다른 극저역을 울려내었습니다.

 

큰 음량으로 들어도 주변에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 환경이라는 점이 가장 부러웠습니다.

음악은 현장음에 가까운 음량이 될 수록 그 감동이 제대로 다가온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이는 더할 나위 없이 큰 메리트입니다.

 

여건상 스피커 뒤와 옆 공간을 널찍이 두기 어렵고 천장과 바닥 흡음은 어려웠습니다.

이 상태에서 Raw 사운드로 출력할 경우 아탈란테4의 펄펄 넘쳐나는 중역대의 에너지가

시청실 내에서 반사되며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난감한데,

플랫러버님은 이를 NAD M33의 Dirac 셋팅을 통해 마치 룸 튜닝을 해둔 곳처럼 해놓고

듣고 계셨습니다.

향후 좀 더 면밀히 들어볼 필요가 있겠다는 흥미를 느꼈습니다.

 

아탈란테4는 최신 스피커인 만큼 새 스피커 특유의 긴장된 느낌이 많았습니다.

길들이기가 되어갈 수록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해집니다.

 

아래는, 공기녹음의 주인공인 데논 턴테이블입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아름다운 자태를 갖고 있었고,

소리도 데논 CDP처럼 따스함과 푸근함이 느껴졌습니다.

4.jpg

 

 

스피커 시스템 청취가 끝난 후, 이헤폰 청취로 이어졌습니다.

2.jpg

본 꼴뚜기는 최신 이헤폰과 관련 기기에는 큰 관심 없이 살아온 관계로

흥미를 끌만한 물건 없이 구닥다리들 위주로 지참하였습니다.

완전히 제 개인 취향으로만 여겼던 소니 V900이 관심의 대상이 되어서 내심 놀랐습니다.

 

그닥 관심은 못 받았지만, 이 날 제 유일한 자작 인터케이블도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깝게도 주인을 닮아 기이한 모양새이나,

엄연히 실텍 정품 실버골드 합금선에 WBT 정품 단자에 실텍 정품 케이블처럼

실텍 정품 무연은납을 콸콸 들이부어 만든 녀석입니다.

3.jpg

 

난생 처음으로 스피커 같은 이어폰도 들어보았습니다.

엘리시안 애니힐레이터 2023이라고 했던가...

처음 들어본 스피커라이크한 사운드라 뭐라 말하기가 어렵네요.

이런 만듬새면 비싼 가격을 원망하기가 진심으로 대단히 힘들어집니다.

8.jpg9.jpg10.jpg

 

그리고 대망의 ZMF 헤드폰도 드디어 들어보았습니다.

Auteur(한글로 적기엔 발음이 애매해서-_-) 클래식 리미티드입니다.

이어패드가 변경된 것이라고 하셨는데...

7.jpg

저는 소니 R10보다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 하나, 세기말 소니 사운드 특유의 정취가 없는 것만 빼면.

현대적인 헤드폰에 기대할만한 고성능과 음악성을 정말 두루 갖추고 있었습니다.

본 꼴뚜기는 음악성이 충만한 헤드폰을 신형으로 다시 들어볼 수 있게 됨에 감개무량합니다.

 

소문이 자자하던 그렐옹의 헤드폰은...

6.jpg

막귀인 본 꼴뚜기의 소감이라 신뢰성이 낮다고 자평합니다만,

모딩의 대가이신 썬사부님의 모딩으로도 할많하않입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이었읍니다.

할많하않이라 했지만, 조금 촌평을 해보자면...

전 대역의 소리가 나오긴 나오는데, 톤이 한참 고음 쪽으로 잡혀있었습니다.

하여, 오로지 자극적인 고음 밖에 안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쏜다고 하기에는 샤프함은 덜하나, 하여간 매우 자극적이었습니다.

소리가 펼쳐지는 건 전방위적으로 되어있기는 하나,

앞뒤 깊이가 있는게 아닌 얇은 막 형태로 평면적으로 펼쳐져 있어서

입체감이라 할만한 점이 없었습니다.

델리커시 음원을 돌려서 소리가 망가진 CD2000의 딱 그 느낌이었습니다.

 

 

이 외, 아시다복스 EA-HF1+(사진 없음 ㅠ)는 앞서 간략 소감 글에서 말씀드렸던대로

현 시대 이헤폰들이 한참 달려가고 있는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철저한 중립성과 무착색을 향해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는 현 시대의 이헤폰에 아쉬운 점은,

음악성이 결여되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HF1+는 착색 짙은 음색이 가장 먼저 다가와서 진심으로 대단히 놀랐습니다.

'이런 걸 요즘 같은 시기에 만들어 판다고?'

 

놀란 것도 잠시,

좀 더 듣다보니 그 착색을 안은 채 나오는 사운드에는 정취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고도로 셋팅된 아날로그 오디오 시스템에서 느껴지던 여음과 잔향, 그 끝에 남는 여운...

오래 듣고 평가한다면 소설 쓴다는 욕을 들어먹기 좋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럴 경우 감상용으로서의 오디오의 본질을 망각한 처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상용 오디오는 일단 음악 듣기에 즐겁고 감동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용, 모니터용, 프로듀싱용이라면 낭만 같은 건 집어치우고

극도의 해상력과 분해능, 칼같이 정확한 FR 같은 것이 가장 중요해집니다.

그러나 그러한 이헤폰으로 들었을 때, 정확한 소리 이외의 감흥이 없다면

감상용으로서는 진심으로 대단히 아쉬운 부분일 겁니다.

프로용이 가장 정확한 사운드를 지향하므로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답이 될거라는 건

매우 합리적이고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무언가를 원한다면 HF1+ 같은 성격의 오디오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거라 보았습니다.

 

 

모처럼 좋은 자리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각자의 진지한 고찰을 서로 나눌 수 있어서

배울 점들이 갈수록 많아지니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귀한 자리를 내어주신 플랫러버님,

그리고 참석해주신 절정의 고수이신 썬사부님과 마호님께 진심으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플랫러버님께서 인자하신 표정으로 본 꼴뚜기에게 잘생겼다고 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읍니다)

 

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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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러버 플랫러버님 포함 15명이 추천

댓글 17

댓글 쓰기
profile image 1등
정성어린 후기 감사합니다. 알파인님이 계시는 부산 역시 열기가 뜨거웠네요. 진심으로 대단히 부럽습니다. 특히 칼데라가 궁금해 지네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알파인님이 미남이라는 사실이 보다 확실히 공개되었습니다. 알파남으로 닉네임 변경 부탁드립니다
01:41
24.09.0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로우파이맨최노인
부산 지역의 열기가 수도권 못지 않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고수님들도 많으시지만, 음린이를 자처하시는 경력직 고수님들도 많으시더군요.
정모든 벙개든 나갈 때마다 점점 더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한편, 본 꼴뚜기에 대하여는 다녀간 청음샾에서도 기억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필 모자와 마스크마저 두고 갔던지라 조금 우려되는 부분이 있읍니다.
현학미가 넘치시는 미남 최노인님에 비하면 하등 볼품없는 꼴뚜기일 뿐입니다. ㅠ.ㅠ
01:50
24.09.02.
profile image 2등
역시 전설의 달필
알. 파. 메. 일.
04:32
24.09.0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Gprofile
영디비의 수많은 작가님들에 비하면 하등 보잘 것 없는 졸필인데
과한 칭찬을 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ㅠ.ㅠ
그리고 본 꼴뚜기는 연체동물인 바, 알파가 될 수 없읍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10:56
24.09.0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플라스틱걸
플랫러버님의 인품이나 오디오나 음악이나 모두 진심으로 대단히 부러웠습니다.
입문하신지 2년여가 안 되었다 하시지만, 제가 보기엔 경력자이십니다.
그 짧은 시간에 내공이 엄청나게 오르신 건 경력자가 아니시고서야... ㄷㄷㄷ
혹은, 인생 경험에 의한 탁월한 직관으로 빠르게 궤도에 오르신 것 같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탁월한 안목을 갖고 계신 고수이십니다.
10:58
24.09.02.
profile image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뒷모습은
알파메일이 아니라
옴므파탈

07:25
24.09.0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개미핥기

첫 번째 사진의 뒷모습은 SunRise 이십니다.

똘망똘망 맑은 눈빛의 중성미가 넘치는 초미남이시지요.

11:00
24.09.02.
profile image
alpine-snow
사진에 알파메일님은 없었군요ㄷㄷ
09:16
24.09.03.
profile image

멋진후기입니다. 러버님도 인정한 미남 알파메일 갓파인!!!

08:21
24.09.0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숙지니
본 꼴뚜기에게 따스한 위로 말씀을 해주신 걸로 생각합니다.
그 말씀을 해주신 플랫러버님이야말로 인상 정말 좋으신 미중년이시지요.
11:01
24.09.02.
profile image

사진톤만 봐도 잘생김이 느껴지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엄청난 기기들의 향연이군요.

기기들의 튠 성향도 시대를 타는것 같습니다..ㅎ

 

08:52
24.09.0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JNK
본 꼴뚜기 제외, 모두 미남들이십니다.
진심으로 대단히 부럽읍니다.

본 꼴뚜기가 본격적으로 입문하던 때와는 기기들의 성향이 많이 달라졌읍니다.
쿨 앤 클리어에 하만 타겟을 따라가는 경향이 되었는데, 아직 과도기인 듯 합니다.
요즘 기기들은 음악 표현력 면에서는 예전보다 잠시 퇴보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11:05
24.09.02.
참가는 못했지만 생생한 리뷰로라도 간접경험이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음엔 꼭! 가겠습니다 ㅎㅎㅎ
11:07
24.09.0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사진쟁이

이번에 쏘핫 검거작전에 투입되셔서 못 오신게 아쉬웠으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신 바 그 의미가 깊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또 뵙게 되길 기원합니다.

12:01
24.09.02.
profile image
고품격 후기와 고품질 사진 잘 보았습니다. 즐거웠습니다~!ㅎㅎ
11:15
24.09.02.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SunRise
썬사부님의 글과 사진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데 칭찬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모처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12:04
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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