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프로 잠깐 후기 - 극한환경(?)

 어제 가로수길 픽업한 후, 2보다도 못한 음질에 불만과 혹평을 늘어놓고선,

방출을 결심하고 오늘 현장에 들고 나왔습니다.

참고로 전 인테리어 관련 일을 하고 있으며,

일년의 대부분을 소음이 가득한 곳에서 일을 합니다.

도면을 보면서 전화를 받을 일이 있어서,

프로를 착용하고 통화를 했는데,

이게 또 신세계입니다.

상대방은 물론 현장 소음을 생으로 듣게 되겠지만, 제 귓 속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혹시 집진기를 아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 집진기 소음이 핸디 선풍기 정도의 소리로 들립니다.)

보통 때 같으면 소음 때문에 제가 못 알아듣고 큰소리로 반문하기 일쑤인데,

제가 너무 조곤조곤 말하니 되려 상대방이 반문하는 횟수가 늘어납니다.

최대의 단점으로 생각했던 공간감은 시끄러운 곳에서는 되려 장점이 됩니다.

여타의 이어폰들이 나만의 클럽(?) 같은 느낌을 만들어 주었다면, 

프로는 소시쩍 부모님 몰래 이불 속에서 투랜지스터 작게 켜놓고서 귀기울려 듣던 것 처럼 집중하게 만들어 줍니다.

프리탬포나 패리스매치 같은 (이 시점에 일본 뮤지션이라 죄송합니다.) 살짝 청아한 느낌의 곡들이 매칭이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방출은 하지 않을 듯 하네요.

공부할 때 쓰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PS. 차에서 anc켜고서 듣고 있는데, 살짝 두통이 옵니다.

지하철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