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R-Z1R, 과연 명불허전입니다
"저의 실버 사랑이 느껴지십니까?"
음향기기를 들일 때마다 하는 말 같지만 저는 이제 즐겁게 음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IER-Z1R의 토널밸런스는 딱히 특별할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든든하게 받쳐주는 근음과 억제된 중저음, 강조되는 중고음에 적당히 강조되는 고음의 아주 대중적이면서 어떤 음악이던 평타 이상은 쳐주는 요즘 트렌드의 튜닝으로 들리네요.
상대적으로 억제된 2~3kHz 대역으로 인해 보컬의 레이백이 심하진 않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저는 딱 이 정도가 좋은 것 같습니다. 수월우 A8의 경우에는 보컬이 뒤에 있다는 의견을 많이 접하는데, 저는 이것도 살짝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깝다고 느끼는지라...
고음이 BA에 비해서 굉장히 파워풀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ST의 고음과는 또 다르네요. Treble Extension이 좋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요즘들어 접하는 기기들 덕분에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다지 달갑지 않은 BA 특유의 텍스쳐가 느껴지지 않아서 좋네요.
잘 컨트롤되는 근음이 마음에 들고 미드하이의 표현도 발군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중저음의 표현입니다.
하만타겟 이어폰들이 공통적으로 중저음을 불구대천의 원수인 마냥 억제하는 경향이 있는데, Z1R 역시 이 부분은 꽤 억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크지 않은 양감임에도 중저음의 해상력에 굉장히 신경썼다는 느낌이 들어요. 음악을 듣는 내내 중저음의 디테일이 주의를 끌어서, 토널 상으로는 꽤 자극적일 것처럼 보이는 중고음이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다. 제가 치찰음에 민감하지 않은 탓도 있고...
굉장히 좋은 의미로, 질척거릴 정도로 밀도가 높은 중저음 같습니다. 아주 신선하네요.
지금 당장의 불만이라면, 동봉되어있는 이어팁 중 그 어느것도 제 귀에 맞지 않다는 점입니다...
임시방편으로 가지고 있던 스핀핏 CP100을 끼워서 듣고 있지만, 가장 잘 맞을 것으로 보이는 CP360 M/L도 한 세트 주문 해놓았습니다. 그게 귀에 잘 맞는다면 지금 당장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 공간감과 정위감도 새롭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흡사 블루홀 마냥 광활한 외이도와 디옵터 -8의 안경으로 단련된 근력(...) 덕분에 흔히 단점으로 많이 언급되는 크기와 무게는 딱히 불만이 없습니다. 토널 밸런스가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많이 느껴질 정도로 제 취향인 기기입니다만, 앞으로 장시간 청음을 하면서 뭔가 단점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네요.
댓글 10
댓글 쓰기저도 꽤 괜찮게 들어서 하나 지르고싶다능..ㅎㅎ
구매하고 1달동안 메인 이어폰으로 잘사용했네요. 지금은 하루에 사용할까말까 할정도 ㅎㅎ
사진이 광고처럼 멋집니다.
들어보진 못했지만 스위스 시계같은 가공 상태만 봐도 예사 물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