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잡담

아웃도어 제품에 대한 철학(에어팟 프로 예찬론)

시그널 시그널
1847 1 10
저는 이전에 모멘텀3를 아주 만족스럽게 썼습니다. 아웃도어 제품이라지만 제 수준에선 음감만으로도 너무 좋은 음질을 가졌었죠. 그러나 1달 쯤을 넘기면서 점점 나갈 일이 있을 때 모멘텀3는 집에 두고 에어팟 프로를 챙기게 되더군요.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 무겁진 않지만 장시간 끼면 부담스러운 무게와 장력, 귀를 장시간 덮는 것의 답답함, 옷 주머니에 못 넣고 따로 가방을 챙겨다녀야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근데 가장 큰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좋은 음질이 위험한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모멘텀3를 사용하니 음악에 자꾸 심취하다가 계단에 발이 걸리거나, 지나가는 차와 근접하게 되거나, 내려야하는 역을 놓치는 일도 많았습니다. 다친 적은 없지만 이런 상황이 대여섯번 반복되고 깨달았습니다. 아웃도어 제품은 무조건 음질이 좋은게 모든 사람한테 좋은건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또 오버이어 헤드폰은 뭔가 알 수 없는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귀에 가해지는 자극이 많다보니 정신이 자꾸 거기에 팔리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다가 에어팟 프로로 바꿔끼니 뭔가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이었습니다. 음질이요? 모멘텀3 말고 TWS와 비교해도 에어팟 프로가 한~참 뒤떨어지죠. 심심하고 맥없는 소리. 근데 그게 걸으면서 듣기엔 굉장히 덜 피곤하고 편안한 소리라는걸 슬슬 깨닫습니다. 또 음질이 안 좋다곤 해도 좌우밸런스 음상 완벽하고 디스토션 없이 깨끗하고 거슬리는 점은 하나도 없으니 스트레스도 없고요. 적당히 안 들어도 되는 디테일은 알아서 잘 걸러주는 느낌이고요.

사용 편의성이야 말할 것도 없다 싶습니다. 커널형에서 이런 착용감은 상상도 못해봤고, 특히 이압제어는 혁신이라고 전 생각해요. 또 ANC덕에 지하철에서도 음악 볼륨이 3~4칸을 넘어가지 않습니다. 웃긴건 모멘텀3는 소리가 좋다보니 더더더 하면서 ANC 키고도 볼륨을 꽤 올렸었어요 ㅋㅋㅋ

총평입니다. 음악 감상 제품을 '하나만 산다'라면 에어팟 프로를 추천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메인 음감용 제품이 있고 걸어다니면서 음악을 틀고, 편안한 통화를 위한 서브 아웃도어 제품으로서 에어팟 프로는(가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아득히 원탑 제품으로 느껴집니다. 다음 잡담글로는 설날 전에 시켜놨던 에어팟 프로 폼팁 착용기를 남겨보겠습니다 ㅎㅎ
신고공유스크랩
GuerrillaYang GuerrillaYang님 포함 1명이 추천

댓글 10

댓글 쓰기
1등
에어팟프로 지인한테 걍 줬는데
그 이유중하나가
자꾸에어팟프로만 쓰게되어서
다른것좀 쓰려고 그런거였죠
슬슬 그리울려고하네요
21:27
20.01.31.
profile image
시그널 작성자
후대장
어 맞아요 진짜 그런거 있어요 ㅋㅋㅋㅋㅋ 가장 좋은 제품이 아녀도 가장 손이 가는 제품
21:47
20.01.31.
profile image
시그널 작성자
무선수집가푸우
http://m.shop.interpark.com/product/6984929951/0000100000?fr=pc

중국 배송인데 춘절이 걸려서 좀 오래걸릴겁니다 전 설날 전에 주문했는데 아직 상품준비중
23:00
20.01.31.
profile image
시그널
아 감사합니다. 에어팟 프로를 쓰는데 폼팁을 끼우면 어떻게 될까 이런생각이 자꾸 들어서 안살수가 없군요 ㅎㅎ
23:16
20.01.31.
profile image 3등
제가 느낀 점도 거의 같습니다. 다른 점은 음질평가예요.
“좌우밸런스 음상 완벽하고 디스토션 없이 깨끗하고 거슬리는 점은 하나도 없“어서, 제가 듣기에는 이미 최상급 음질입니다. 이런 소리에 디테일이 없을 수가 없어요. 귀에 확 들어오게 강조가 안 됐을 뿐이지...
체급한계 거의 90%까지 뽑아낸 제품이라고 봅니다.
04:15
20.02.02.
profile image
시그널 작성자
idletalk
디테일이란게 음상 디스토션도 중요하지만 저는 디테일이 다이나믹레인지(소리의 고저차 표현)가 큰 요소로 작용한다고 봅니다. 즉, 큰 소리들 사이에서 작은 소리가 노이느 플로우에 묻히지 않고 잘 들어오느냐가 제 디테일의 기준인데, 에어팟 프로는 딱 코드리스 평균, 헤드셋이나 유선이어폰에 비할 바는 못 되었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들려야하는 소리는 아주 잘 들려주는 편이니 음감 성향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겠네요 ㅎㅎ
09:13
20.02.02.
profile image
시그널 작성자
시그널
코드리스는 다이나믹 레인지가 좋기가 애초에 힘든게, 노이즈플로우를 잡기 위해선 높은 저항, 그리고 동시에 높은 저항을 뚫고 소리가 나오기 위해선 높은 출력이 필요하죠. 코드리스는 극한의 적은 배터리로 4~5시간의 음악 재생을 쥐어짜다시피 해야하니 이런 노이즈플로우를 낮추고 다이나믹레인지를 높이기엔 최악의 환경입니다. 무조건 작은 베터리와 작은 저항을 갖고 놀아야하니까요. 아니면 젠하이저TWS처럼 베터리 타임을 포기하기도 하고요.

하이파이 헤드폰 제품이 300옴이니 600옴이니 괴랄한 저항값과 고출력 앰프를 필요로 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다이나믹레인지를 더 넓히기 위해, 작은 소리도 더 잘 듣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습니다.
13:26
20.02.02.
profile image
시그널
코드리스 제품, 특히 노캔까지 들어간 제품은 높은 노이즈플로어 때문에 다이나믹레인지가 넓을 수가 없는 것이 아직까지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에어팟 프로의 거시적인 청감 다이나믹, 즉 강약차 표현이 평균이하인 것도 동감하고요.

그런데도 제가 에어팟 프로의 음질을 호평한 이유는, 에어팟 프로를 적당히 조용한 곳에서 들을 경우 베이어T1으로 집중해서 들어야 잘 들렸던 마이크로 디테일들이 신기하게도 잘 들렸기 때문이었습니다. 미세한 소리들이 노이즈 플로어에 묻히는건 분명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제 리뷰에서는 음질을 호평하면서 노캔 기능이 청감 SNR을 극대화시켜서 그런것이 아닐까 추측도 했었지요.

다시 생각해보면 다이나믹 레인지가 낮은데 마이크로 디테일이 잘 들린다는게 말이 안 되는데... 혹시 무선 전송할때 다이나믹레인지 압축을 거치는게 아닐까 하는, 전에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의심이 듭니다. 즉 소스에 들어있던 미세한 소리를 크게 키워서 노이즈 플로어 위쪽으로 건져내는거 같다는 얘기죠. 사진편집으로 치면 일부러 contrast를 낮추어서 명암비가 낮은 디스플레이에서도 명부&암부 디테일을 살려주는 식입니다. 대신 전체적인 화질이 뿌옇고 밍밍하게 되는거고요. 고음 높여서 해상력 높은것처럼 착각을 주는 트릭 말고도, 다이나믹레인지를 압축해서 미세 디테일을 살려주는 트릭이 있을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제가 그 트릭에 속은거 같기도 하네요.
20:52
20.02.02.
profile image
시그널 작성자
idletalk
호 그런게 있었다면 그건 진짜 혁신이네요 저는 느끼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어쨋든 여러모로 애플의 기술력이 놀랍다는데는 동감입니다.
21:24
20.02.02.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잡담 [무나] 거치형 입문용 장비 세트 50 연월마호 3일 전02:28 889 +38
8월 활동 이벤트 공지 및 상품 안내! 14 영디비 24.08.20.19:32 6935 +14
영디비에서 일해보고 싶지 않나요? 7 영디비 24.08.09.17:47 1.3만 +17
normal
카로안 16.09.09.21:05 4291 0
image
영디비 16.09.18.18:12 4589 0
인사
normal
변kj 16.09.21.16:56 722 0
인사
normal
효과 16.09.21.18:32 688 0
인사
normal
띵글 16.09.21.18:41 631 0
normal
영디비 16.09.23.17:24 3740 0
normal
팅탱 16.09.28.11:17 4408 0
인사
normal
리카르도 16.10.08.21:08 579 0
인사
normal
NOX 16.10.10.22:35 624 0
인사
normal
모략의샘 16.10.10.23:44 549 0
인사
normal
김유석 16.10.11.00:12 502 0
인사
normal
레환사 16.10.11.08:36 358 0
normal
모략의샘 16.10.11.09:33 3930 0
인사
normal
INSsoulJK 16.10.11.15:39 481 0
normal
INSsoulJK 16.10.11.15:40 4603 0
인사
normal
Subliminal 16.10.17.16:58 656 0
인사
normal
omoplataa 16.10.18.13:59 503 0
normal
눈팅유저 16.10.18.16:00 3934 0
normal
여정 16.10.18.18:58 4172 0
normal
고구마 16.10.19.18:51 4080 0
image
영디비 16.10.19.21:27 4293 0
인사
normal
클래시카 16.10.20.12:28 532 0
image
Sirius 16.10.20.15:40 3981 0
인사
normal
(주)대한민국대통령 16.10.20.15:49 842 0
인사
normal
KIMBBAM 16.10.21.16:36 679 0
image
영디비 16.10.21.16:44 4313 0
image
영디비 16.10.24.15:34 3690 0
인사
normal
발짐 16.10.24.18:10 810 0
normal
thinBlue 16.10.24.22:56 3964 0
인사
normal
안주 16.10.26.16:54 79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