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하게 적어보는 WF-1000XM3 사용기

에어팟 프로와 WF-1000XM3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제가 안드 유저이기 때문에 호환성 문제로 지적을 덜 받고 있는 소니의 제품을 중고로 구매한지 벌써 2틀이 좀 넘었습니다. 지금은 한창 갤럭시 버즈 플러스로 핫한 시기이기도 하고 제가 사진을 붙여가며 길게 글을 쓰는 재능은 없는 것 같아 짤막하게 적어봅니다. 
  
 1. 디자인, 휴대성 
 
 디자인은 이래저래 소니스러운 디자인입니다. 아버지의 소니 컬렉션을 보고 자라서 소니빠 성향이 조금은 있는 저의 입장에서는 중고로 사는 바람에 블랙을 사지 못한게 좀 아쉬울 뿐, 꽤나 마음에 드는 편입니다만 크기가 너무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은 좀 듭니다. 그 작은 거 안에 이것저것 다 쑤셔박아버린 애플의 기술력에 감탄을 해야하는 건지 소니에게 좀 더 많은 노오오오오력을 요구해야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 사회복무요원 출퇴근을 하면서 가방에 넣어서 들고다니고 있기 때문에 케이스 크기 때문에 들고다니기 불편하다는 느낌은 심하지 않은데, 아마 날이 풀리고 패딩을 안 입을 시기가 되면 조금씩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 같네요.
  
2. 착용감 
  
 제 귀가 어지간한 큰 하우징도 대충 꾸겨박으면 들어가는 빅-사이즈이기 때문에 불편하거나 튀어나오진 않는데 크기가 크고, 좀 무게가 있다보니 오래 끼고 있으면 주간절흔이라고 하던가요? 하우징이 직접 닿아서 무게가 가해지는 부분이 좀 아프긴 합니다. WF-1000XM3에는 길쭉한 하이브리드 팁과 트리플 컴포트 팁 두 종류가 제공이 되는데, 좀 불편하더라도 안정적인 착용감을 원하시면 하이브리드 팁을, 좀 편하게 쓰고 싶으시면 트리플 컴포트 팁을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3. 노캔 / 주변 소리 듣기  
  
 제가 에어팟 프로를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는 어려울 것 같고, 켜고 안 켜고 차이가 크냐고 물으면 드라마틱한 차이는 없어도 확실히 체감은 되는 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차 자체의 진동 정도 빼면 음감에 방해되는 소음은 느끼기 힘듭니다.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은 음악 볼륨을 낮추면 확실히 느껴지는데 귀에다가 깔대기 같은 걸 씌워두고 듣는 것 같은 어색함이 있네요.  
   
4. 소리 
  
 간만에 기추의 뽕맛을 느꼈습니다. WF-1000X를 꾸역꾸역 쓰고 있다가 디렘 HT-으로 갈아탄 입장에서는 확실히 검증된 비싼 걸 쓰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느낌을 간만에 받았습니다. 절묘하게 절제된 고음, 그 안에서도 적당히 강조된 보컬과 컴팩트한 저음. 밴드 음악을 주로 들으면서 심벌과 하이햇의 디테일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데 그 부분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요즘 중고가가 꽤 많이 떨어져서 16~17선에도 많이 올라오고 아마존 웨어하우스 딜로 118달러?에 올라온 걸 보긴 했는데 이 정도 가격에선 충분히 만족도가 높은 제품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