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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PNI/ANC의 역할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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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 한 번씩 ANC(Active Noise Cancellation, 역위상 소리재생을 통한 소음 상쇄)가 중요하느냐 PNI(Passive Noise Isolation, 물리적 차음을 통한 소음 상쇄)가 중요하느냐 갑론을박이 일어나는걸 봐왔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지식을 동원하여 저의 PNI/ANC에 대한 주관적 의견을 서술해서 남겨보려합니다.

1. PNI는 고음 위주의 차음을 만듭니다.

기본적으로 소리는 공기의 떨림이 전달되는 파동이며, 고음은 파장이 짧고 저음은 파장이 깁니다. 그리고 파장이 긴 파동일수록 회절(파동이 장애물이나 좁은 틈에 막히지 않고 에돌아서 계속 진행하는 성질)이 잘 일어납니다. 즉 일반적으로 귀에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착용하는 것은 외부의 고음 노이즈가 우선적으로 걸러지는 환경이 되고 상대적으로 저음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2. ANC는 저역 위주의 차음을 만듭니다.

역위상의 소리를 재생하는 ANC는 이론적으로는 모든 종류의 소음을 차단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고음역(1kHz 이상)을 차단할 수 없습니다. 노이즈를 전기적 데이터로 만드는 DSP칩의 반응속도 때문에 지나치가 파장이 짧아버리면 노이즈 분석이 됐을 때 이미 해당 파장의 소리가 지나간 후가 되어버립니다. 파장이 짧은 고음역의 소리는 진동이 너무 빠르니까요. 고로 ANC 기술로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엔진이나 기계 진동소리같은 규칙적인 저음 사운드가 되겠습니다.

3. 저음은 음압, 고음은 음질의 체감에 영향을 줍니다.

등청감곡선을 보신 분들은 아실 내용이지만 사람은 1~5kHz 이상의 고음역 소리에 민감하고, 이보다 저음역의 소리에는 상대적으로 둔감합니다. 둔감하다는 것은 역으로 이쪽 소리의 볼륨이 더 크게 확보가 되어야 내가 '원하는 볼륨으로 음악을 듣고있다.'는 것이 체감된다는 뜻입니다. 음악 볼륨이 작다면 저음에 둔감한 사람들은 저음의 부족함을 먼저 느끼니까요. 따라서 이 둔감한 저음역이 일정 수준으로 자극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음악 볼륨을 키웁니다. 즉, 저음의 크기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음악 볼륨의 크기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반대로 1kHz 이상의 사운드는 소리의 '디테일'에 많은 영향을 주는 구간입니다. 이 영역의 톤발란스가 어떻냐에 따라 음색, 공간감, 잔향, 뉘앙스 등 사운드의 많은 인상이 전달됩니다. 많은 하이파이 장비들이 고음에 집중하는 것은(물론 이 장비를 찾는 애호가들이 나이 때문에 고음에 둔감해진 것도 있겠지만) 고음이 사운드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해서'라고도 생각합니다.

4. ANC는 볼륨/PNI는 음감에 도움이 됩니다.

오늘의 결론이자 제가 오랫동안 주장해온, 꼭 말하고싶었던 내용입니다. 요약하자면,
PNI는 고음역의 노이즈를 차단하고, 그렇다면 내 귀는 고음역 노이즈의 방해없이 내가 듣는 음악의 고음역 사운드가 확보되는 환경에서 높은 퀄리티로 음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ANC는 저음역 노이즈를 차단하고, 그렇기에 적은 볼륨으로도 내 귀에 도달하는 저역의 사운드가 확보되며, 그래서 볼륨을 크게 키우지 않고도 '충분히 큰 소리로' 음악을 듣고있다는 체감을 줍니다.

따라서, 진지하게 좋은 음악을 감상할 제품을 찾으시는 분은 PNI를 관심있게 보시고, 음악은 나오기만 하면 되는데 오래 귀에 꽂고다니고 시끄러운 환경에서 굴리실 분은 ANC를 관심있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둘은 상호보완적 역할이니까요.

만일 사람의 귀가 절대 고장나지 않는 기관이었다면 ANC같은거 필요없었을 겁니다. 노이즈를 이길 수준의 볼륨으로 음악을 맘껏 키우고 감상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장시간 이동하며 음악을 들을 일이 많은 분들께는 꼭 ANC 제품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음감 자체엔 당장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소중한 귀 오래오래 보호해야하니까요.

영디비 회원분들도 모두 귀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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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hu님 포함 6명이 추천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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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시그널 작성자
근데 생각해보니 진짜 돈 들여서 좋은 음악 감상할 사람들은 방음실에 스피커 갖다놓고 음악들을텐데 이런 글이 다 뭔 소용이람...
13:41
20.02.16.
profile image 2등
잘 읽었습니다. 영디비에서 ANC PNI라 적는 걸 보니 PNC보다 PNI가 적절한 것 같습니다.
14:04
20.02.16.
profile image
시그널 작성자
SunRise
넵! 수정완료했어요 ㅎㅎ
14:17
20.02.16.
profile image 3등
액티브라고 파는 물건들도 대부분 차폐를 통해 패시브 노이즈캔슬링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같아요
14:15
2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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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작성자
araawa
맞아요 오픈형 이어폰/헤드폰에 노캔하는건 거의 없으니까요.

다만 이 글 쓰게 된 계기가 에어팟 프로 때문인데,ANC가 있지만 PNI가 좀 약한 편이라서 과연 진짜 차음이 좋은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죠.
14:18
20.02.16.
시그널
근데 에어팟프로 팁개조하면 라지 사이즈 기준
노캔 안켜도 차음이 엄청납니다. 노캔키면 노캔 헤드폰 이상급이고요. 근데 단점이 귀가 너무 아파요.ㅎ
16:18
2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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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작성자
쿠밴
그래서 지금 에어팟 프로용 폼팁 주문해서 껴볼려고 배송 기다리고 있습니다 핰핰
16:22
20.02.16.
그래서 제가 여러번 이야기를하고있습니다만
현재상황에서 액티브노캔은
아웃도어에서 외부소음으로인하여 저음이 마스킹되어
원래 튜닝보다 저음이 부족하게들리는것을 해결하기위한 것이라고 보는것이
현실에 부합한다는 것이죠.

물론 액티브노캔을 켜고끈상태가 튜닝이다른문제가 있지만
노캔을 켠상태라면 완전히는아니더라도
노캔이 없는 이어폰헤드폰들이 아웃도어에서 저음부족이헤폰으로 바뀌는것을
막아줄수 있죠.
역으로 아웃도어형이라고 저음을 많이 부스트할필요도없고요 이건 또 인도어에서 저음과다니까요.

그리고 첫번째 댓글에대해서는
뭐 리스닝룸을 통으로 들고다니면서 언제어디서나 음악을듣고
귀를 막고, 통화를하고 오디오북을 듣고
기타등등할수는 없으니까요
15:44
20.02.16.
profile image
여기서 조금 아쉬운게
기본적으로 pni에 anc는 옵션으로 있는거라
Pni가 잘되는 제품이 노캔을 잘 달고 나오면
저역~고역이 모두 잘 막아지겠죠
따라서 anc가 있는게 같은 조건에선 무조건 우위라고 봅니다
물론 너무 큰 캔슬링과 차폐는 경험하지 못한 환경을 만들어 멀미를 유발하니 오히려 pni랑 anc의 선택은 멀미 여부라고 봐요 ㅋㅋ
18:47
2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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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작성자
굿바이어
네 근데 이상하게 지금 쓸만하다는 anc 이어버드가 에어팟프로 wf 1000xm3인데 둘다 pni가 그닥인 느낌이고, pni를 개쩔게 내는 버즈나 온갖 유선 이어폰들은 anc가 안 들어가있는 상황이라...언젠간 둘다 잡은 제품이 나오겠죠. 젠하이저 tw2에서 꼭 그랬으면 싶네요 ㅎㅎ
21:17
2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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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근데 강한 pni에 anc를 넣는 건 그닥....
Pni가 큰 이어폰일수록 이압이나 삽입 깊이 같은 게 부담이 되니까....적당한 이압만 유지하는 이어폰에 강력한 anc기능을 탑재하는 게 전 더 좋다고 생각되네요.
(물론 착용에 지장이 전혀 없고 pni가 좋은거면 재고해 봐야겠지만요)
22:39
2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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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i 가 너무 좋다보면 아무래도 이압을 동반할수밖에 없으니 전 답답하더라구요
23:39
20.02.16.
글 잘 읽어봤습니다.
ANC산 이유가 평소에 음악을 조금 크게 들어서 귀 건강도 있긴한데, 역시 그냥 유행이 떠밀려서 사보고 싶었던것도 전 있었습니다 ㅎㅎ...
06:08
2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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