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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좋은 오디오가 필요한 이유

alpine-snow alpine-snow
2038 2 15

안녕하세요.
너무 늦은 밤, 닉네임 바꾸다 작성자 이름 잘라먹은
AlpineSnow 입니다.

좋은 오디오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저녁이었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이 레이블 저 레이블 들어보고 있었고... 

헤드폰은 소니 MDR-CD900ST 입니다.
국내 스튜디오에서 선호되는 MDR-7506에 비해 비교적 평탄한 밸런스에 
일본 스튜디오에서 선호되며 국내 정식 수입은 되지 않는 헤드폰입니다. 
저는 민트급 중고로 구매했습니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MDR-CD900ST로 대편성 연주를 들으니 너무 형편없이 무너지는지라,
이것이 클래식, 대편성 연주에만 그치는 것이었다면 좋겠다며...
그렇게 무심코 켜본 것이 아래 링크의 곡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epREwo5Lio 

아아...

아이유의 심술인지, 아니면 MDR-CD900ST의 성능 부족인지. 

들어보세요.
가사를 그냥 내가 소리내어 읽어보면, 
보컬이 얼마나 절묘하게 발음을 컨트롤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선율과 가사의 내용이 만들어내는 시큼퀘퀘하게 아픈 순간의 느낌을,
분위기가 깨지지 않도록 이토록 정성을 들이는지를.

MDR-CD900ST로도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덜 느껴지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는 것과 확 느껴지는 건 확실히 다릅니다.
이 헤드폰은 구형이지만 성능이 그리 나쁜 헤드폰은 결코 아닙니다.
어쨌든 아직도 일본 현역의 모니터링 헤드폰입니다.
그러나 HD650, 나아가 ATH-W100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그 느낌의 뚜렷함에서
차이가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 느낌을 뚜렷이 살려주는 헤드폰에서는, 감동이 느껴집니다.

굳이 좋은 오디오가 아니더라도 느낌을 이미 알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흐려진 느낌을 미루어 짐작하며 들었을 때와
머릿속, 눈 앞에서 눈에 보여질 듯, 손으로 만져질 듯한 홀로그래픽 이미지로
묘사되는 것을 직접 느낄 때의 느낌은 분명히 다릅니다.
이 때 소름이 돋고 나아가 몸이 떨릴 정도면, 그 오디오는 한 번이라도 일단은
자기 소명을 해낸 셈이 됩니다.

일단, 오늘 밤의 제 시스템에선 위 링크 곡의 보컬 발음 묘사가 빵점입니다. ㅋㅎ
다른 여러분들의 시스템에서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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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프레스좋아함님 포함 2명이 추천

댓글 15

댓글 쓰기
profile image 1등
alpine-snow 작성자

MDR-CD900ST로 듣다가 ER-4S로 바꿔서 들어보니 장막이 확 걷히기는 하는데,
발음을 컨트롤 하는 느낌은 오히려 더 옅어진 느낌이 드네요.
발음 하나하나의 구분이 잘 되고 해상력은 충분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정작 발음할 때의 입 모양은 잘 묘사가 되지 않는 느낌이 들어요.
일단 앰프 문제일지도 모르겠다고 접어두어 봅니다.
이어팁(...이걸 뭐라고 하더라... ㄷ모???)은 파란색 3단 프로스트 팁입니다.

Amp : Audio-Technica AT-HA20 볼륨 대략 9시 방향
Interconnector : Siltech ST-18iQ 자작선 (정품 벌크선 + 실텍 무연은납 + WBT-0144) 
Source : ESI Juli@ Unbalanced Output 볼륨 100% 출력

00:26
20.08.13.
profile image 2등

녹음 현장을 관찰하면서 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사실 아티스트는 듣는 사람이 상상하는 것보다는 덤덤한 마음으로 녹음을 했을 수도 있어요. 심혈을 기울인 세션이지만 수십 테이크를 반복해서 녹음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절절한 노래를 부르면서도 속으로는 “이따 점심 뭐 먹을까“를 생각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걸작소설 작가에게 “이 부분을 집필할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나요?”를 물어보면, 진실은 “마감에 쫓겨 정신없었다”였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만약 그 아찔한 절절함이 아니라, 무심한듯한 덤덤함이 마이크 너머의 진실이었다면, 그 덤덤한 진실을 무심하게 전달하는 것이 좋은 오디오일까요, 아닐까요? 또한 매체기술을 통해서만 그 현장을 대리체험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무엇을 기대하고 추구해야 할까요? 무심한듯한 담담함은 예술적인 가치가 떨어진다고 봐야 할까요??

저는 이거 생각하다가 오디오는 그냥 스튜디오에서 많이 쓰는 모니터용 장비 이상의 것을 추구하고픈 욕심이 싹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08:22
20.08.13.
idletalk
뭐... 똑같은 음악이라고 해도. 내 기분따라 확확 달라지는거 아니겠습니까 ㅎㅎ
비올때 다르고 맑은날 다르고 그런거죠.

그래서 리시버는 이쁜걸 사야됩니다!! (...결론이 왜...)
09:50
20.08.13.
profile image
kalstein
원래 끔보다 해몽이 중요하죠 ㅎㅎ
13:59
20.08.13.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jakel2e
예술은 내가 즐기기 나름이니까요? ㅋ
22:14
20.08.13.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kalstein
저는 아이유 노래는 10대 때의 있잖아 같은게 아닌 한 대개 밤에 듣는 편입니다. 아침~저녁 사이에 위의 노래 같은 걸 들으면 기분 다운이 되어서... -_-;; 어제 결국 한 잔 얼큰하게 걸치고 잠들었어요.
22:13
20.08.13.
alpine-snow
전 아이유곡 좋아는 하는데...운전할땐 절대 안들어요 ㅋㅋㅋㅋ
00:20
20.08.14.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kalstein
그쵸그쵸, 운전할 때 듣기에는 좀...
00:25
20.08.14.
alpine-snow
너무 텐션 다운되고 피곤할땐 졸리기까지 ㅋㅋㅋㅋ
00:29
20.08.14.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idletalk

공감합니다. 보컬이 어떤 생각과 기분으로 노래했을지는 당사자 밖에 모를 거예요. 혹은 본인조차도 기억을 못할 수도 있고요.

오디오로 듣는 청취자 입장에서 여러가지로 생각을 해보더라도 아티스트의 감정은 그 본인이 말하지 않는 한 알 수가 없습니다. 설령 말한다 하더라도 그걸 어떤 느낌으로 받아들이는가는 개개인의 성격과 경험, 그 당시의 기분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이므로 뭐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테지요.

한편, 오디오의 성능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저는 오디오의 성능은 최대한 좋아야 한다 -> 기본기만 되면 된다(실용론적 입장) -> 성능이 좋을 수록 좋다 정도로 변해왔어요.

어제 들은 것은, 당연하지만 주관적인 감상이예요. 보컬의 감정은 위에서 말씀드렸듯 제가 알 수 없으며, 순전히 제 관점에서 제 감성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제가 느낀 점을 다른 분과 얘기하려면 좀 더 표면적인 부분을 얘기해야 할 것이고, 그 중 발음의 정확함과 부드럽게 다듬은 듯한 느낌을 하나의 단서로 발견한 것이지요.

저는 일단 MDR-CD900ST로 들을 때는 '이보다는 좀 더 뚜렷하게 표현될 수 있을텐데'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후 ER-4S로 들었을 때는 고역이 날카롭게 나오면서 음절의 끊김이 강조되는 반면 발음을 다듬는 느낌이 오히려 더 무뎌진 느낌을 받았고요. HD650으로는 제가 '상상'한 것만큼은 아니어도 보다 명확하게 표현된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제가 '상상한 것'은 음반에 기록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고 녹음으로 캐치할 수 없거나 실제로 들어도 모를 수도 있겠지요. 다만, 실제로는 없을 수도 있을 이런 느낌을 오디오 재생음에서 느낀다는 건 분명 왜곡이 될 수 있겠지만 이것도 이 나름대로의 재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무덤덤하게 연주하고 노래하는 것이나 그런 소리가 나는 오디오라고 해서 예술적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철저히 개인의 기호 나름이며, 누가 가타부타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디오를 예로 들면, 저는 AKG 폰들을 꽤나 무덤덤한 경향이 있다고 느꼈고 일견 재미가 없다고 여길 수도 있겠으나, 담담하게 표현하는 것도 감정 과잉 스타일보다는 분명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K501도 한 대 갖고 있습니다. ㅋ 무척 좋아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굳이 고성능을 추구할 필요는 없으며, 아무리 좋아도 스튜디오 장비 이상의 것을 갖출 필요가 없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 하이엔드로 갈 수록 괴리감을 느끼기도 하고, 지나치게 덩치가 큰 오디오는 여전히 부담스럽습니다. 비싸지 않고 체급이 작은 오디오로도 좋은 소리는 충분히 뽑아낼 수 있다고 보고요. 명실공히 스튜디오용 모니터링 헤드폰인 MDR-CD900ST를 들이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성능이나 오디오적인 쾌감에서는 아쉽지만, 음악 듣는 즐거움이 커서 매우 아끼는 헤드폰입니다. 1990년대 소니 이어폰들 및 헤드폰들 사운드의 뿌리라는 점에서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저는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위와 같이 경제적이고 작은 오디오를 구매하되 성능과 쾌감 추구도 굳이 거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왕 즐기는거, 마음 가는대로 해보는거죠.
 
싫어하는 건 하나 있긴 합니다. 예술적인 가치까지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나, 개인적인 기호 측면에서 마치 무향실에서 연주되는 것처럼 배경을 싹 도려내거나 타이트하게 조여진 셋팅은 정말 싫어합니다. 듣는 재미가 없다고 느끼고 있고 귀도 금새 피곤해져서요.
21:56
20.08.13.
3등
아이유는 항상 감탄을 자아내는것 같아요. 덕분에 간만에 들었네요. 이헤폰에서 이런류는 치찰음은 신경끄고 들으셔야...ㅎㅎ
출근길에 귀호강했어요. 온쿄 E700BT로 들었습니다. 치찰음은 심하지만 듣기 무리 없네요.
08:22
20.08.13.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슈뢰딩거의고양이
아이유는 쾌감을 느끼기 좋을만치 쩌렁쩌렁하거나 기교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노래를 부를 때 상당히 정성을 들인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위의 곡에서 제가 훌륭하다고 느낀 점은, 자칫 거칠거나 직선적인 발음일 경우 곡의 분위기를 해칠 수 있을 것 같은데 발음을 굴려가며 매우 부드럽고 델리케이트하게 잘 흘려낸 점입니다. 이게 사전에 미리 기획된 안에 따라 해낸 것이건 아이유 본인의 네이티브이건 저렇게 해냈다는 자체만으로도 듣는 입장에서는 정말 정성 많이 들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네요.

패티김, 이영현, 거미, 이선희, 박정현,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옹 같은 쩌렁쩌렁한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합니다만, 위의 이유로 아이유도 무척 좋아합니다.
22:06
20.08.13.
저는 엉뚱하게 이헤폰 입문하게 된게, 작은 소리로도 저음역이 잘 들렸으면 해서 알아보다가 시작하게 되었네요
11:54
20.08.13.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memorizm
저와 같은 이유이시네요. 저도 그래서 이어폰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들어보다가 아예 헤드폰으로 옮겨와버렸지요.

학창 시절엔 MDR-CD900ST보다 살짝 작은 Leemax(현 크레신) LS-HD750이라는 헤드폰에 이어 MDR-CD3000만한 싸구려 HP700이라는 물건을 학교 다니며 쓰고 다녔었습니다. 남의 시선을 그다지 의식하지 않아서 그랬지만, 되돌아보면 면상에 갑빠 치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_-;; 지금은 그러지 못할 것 같아요. 나이도 있어서.
22:11
20.08.13.
profile image
저는 굳이 비싼거 필요없다는 말인줄 비싼 헤드폰을 사라는 말씀
01:40
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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