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 내 깡통~
젠캔을 주말간 좀 만지고 놀아봤습니다. 고 후기를 진짜 간략하게 써보려 합니다.
앞으로 나오는 온갖 미사여구가 함께하는 찬사는 헤드폰 앰프라는 걸 처음 써보는 입문자의 입장이니, 이미 경험이 많으시고 상급기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적당히 필터링이 필요할 것입니다. (= 다른 앰프로 입문을 했더라도 같은 경험이었을 수 있습니다)
막 카테고리 별로 쪼게서 길게 쓸 능력도, 경험도 없고 지식도 없습니다. 짧게 요약하겠습니다.
공간감, 정위감, 음분리도, 음상 맺힘 등등 당연히 엄청난 업그레이드가 느껴졌습니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음감에 사용되는 저러한 용어들에 대한 이해가 드디어 되기 시작했다는 느낌입니다.
긴가민가 뭔가 애매하게 이해되고 있던 것들이 우웃! 이것이 그들이 이야기 하는 그것 아닌가! 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음상이 맺힌다 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느껴본 적은 처음 인거 같아요.
그렇다기 보단 오홋 이게 그거구나 라고 눈치를 채게 해 줄 수 있을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퀄리티의 소리를 제 귀와 뇌가 받았다는 말이 더 정확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650을 너무 홀대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드네요. 미안하다 친구야.
확실히 제가 갖고 있는 다른 헤드폰에도 좋아졌음이 확연히 느껴졌는데, 가장 확실한 차이를 보이는 건 650이네요. 괜히 장시간 사랑 받는 레퍼런스가 아니구나.. 를 이제서야 느끼다니!
저와 비슷한 상황의 입문자 분들, 젠덱에 탑 쌓으려는 분들께는 강추 마구 드립니다.
이상 젠캔의 후기를 가장한 앰프 입문자의 들뜬 넋두리였습니다. 솔직히 꼭 젠캔이 아니더라도 성능 좋은 아무 앰프나 꼈었어도 이 정도 차이는 느끼고 행복해 했을거라서 말이죠 ㅎㅎ
아우 주말내내 의자에 뒤로 고개 젖히고 반쯤 누워서 눈 감고 듣는데, 새벽에 억지로 졸음 참아가면서 들었어요. 헤드폰을 벗기가 싫더군요 와아.
이쯤 되니 650 이상 급의 헤드폰들에서는 어떤 소리가 나는지가 왜 갑자기 궁금해지지 하
최소 올해는 이제 그만 해야지 라고 다짐 하자마자 헤드폰의 떡밥을 스스로 물고 말다니 하
아 그 다짐은 이어폰 국한이었나 하
하
댓글 41
댓글 쓰기가족끼리 쌓아놨어요
너무 점프하면 등짝과 지갑이 아픕니다. 올해는 큰 지출은 더 이상...
위시리스트로~
일단 모조리 위시로 가버렷!
포칼이 좀 무겁게 만들고 qc를 거지같이 해서 다행입니다. 그게 뽐을 좀 죽여주네요
지금 한국에서 싸게 파는 모델들이 다 같은 시기에 생산된 거 아닐까요...? 요새 생산품은 잘 모르겠네용
드랍발 젠캔에는 650 전용eq도 넣어주니 금상첨화! 앰프자체 성능도 잘 받쳐주나봅니다. 지름성공 축하드려요~~!
(소근소근)ess계열 덱을 붙여주는것도 괜찮을겁니다ㅎㅎ
자꾸 시험삼아 싼거라도 사서 소리나 들어볼까 라고 머릿속에서 외치는데.
일단 머릿속에만 저장시켜 놓겠습니다.
원래 dac/앰프 같이 되는 것만 사려고 zen dac 산거였는데, 앰프도 지르게 될 것 같네요ㅋㅋ
저는 헤드폰 자체를 피씨 직결, 꼬다리 후에는 젠덱과 입문해서 입문자가 이거면 충분하지 머 하다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ㅎㅎ 근데 유의미한 차이가 확실히 있어요
함께 하시죠 ㅎㅎㅎ
하
이런 거 말씀이신지 하
젠덱은 이름에 맞게 덱만 시켜주기로 하고 깡통 하나 얹어줬어요.
왜 앰프가 필요한 건지 깨달았어용
위험한 문 하나 더 연 느낌...
솔직히 이쁘진 않습니다 ㅋㅋ
HD650이 의외로 앰프 성능을 꽤 타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헤드폰앰프면 스피커로 그 수준에 근접하기도 참 어려운 소릴 내니...
꽤 괜찮았던 SMSL SP200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가 HD650이었습니다.
마침 피씨에 연결할 거 하나 고민중이긴 했는데....흠
HD600도 똑같이 앰프빨 꽤 탄다고 느꼈습니다.
심지어 케이블빨도 타고요.
20여년 전부터 클로우나 카다스 같은 케이블로 갈아 쓰시는 분들이 계셨으니...
한 단계 더 가볼까요 ㅋㅋㅋㅋ
저는 개인적으로 돈만 있으면 벤치마크 머시긴가... THX 회로 들어간 거...
그런거 써보고 싶어요.
일단 리시버 업글부터! 하면서 꾹 참습니다
고가 거치형은 성능도 성능인데 그 감성이 너무 좋더라구요
솔직히 살짝 후회했습니다. 엔트리급 헤드폰 소리 밖에 안 나와서요.
당장 엔트리급 인티앰프 헤드폰 잭에만 꽂아도 확 달라지는데 말이죠.
토핑 dx3 pro에 딱 물리니 제 성능이 제법 발휘되더군요
그러다가
지금 가진 거 충분히 다 울리고 거치형 필요없겠다 싶어서 플레뉴 r2샀는데...유선연결 딜레이라는 복병이 있어 피씨파이로는 못쓰겠더라는...(사운드 값만은 톡톡히 하는데 말이죠)ㅠㅠ
유선 dac 딜레이는 사회악입니다.
그런데 유선 DAC가 딜레이가 있나 보네요;;;
지금 쓰고 있는 ESI Juli@ 카드가 이따금 부팅 후 작동이 안 되면 꼭 재부팅을 해야 제대로 작동하는 문제점이 있어서 USB DAC를 사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ㅠ.ㅠ
EVGA에서 오디오노트와 협업으로 만들었다는 변태 사운드카드 Nu Audio도 생각해보았지만, 드라이버 장래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에 포기했어요.
A45도 아마 딜레이가 있을 거에여(45부터 아마...dac모드 지원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55에는 블투 리시버까지...)
앰프로 들을까, DAC로 들을까 하는 딜레마도 싫고요. ㅋㅋㅋ
조언 감사드립니다. ^^
나중에 업글도 하고 뭐 이것저것 할 거 생각하면 말씀대로 앰프에 dac조합 할 걸...싶습니다 ㅎㅎ
(토핑도 정말 좋았지만요...)
+
혹시 진공관 앰프 중에 추천하시는 거 있나요? 진공관 앰프도 한 번 경험해보고 싶어서...
저는 진공관 앰프를 TR 앰프보다 훨씬 선호하는 취향이기는 합니다만, 이는 순전히 스피커 앰프는 진공관 쪽의 가성비가 더 좋다고 느껴서예요.
헤드폰 전용 앰프는 솔직히 진공관을 추천드리기가 애매하다는 생각입니다. 헤드폰은 TR이나, 경우에 따라선 아예 IC를 쓴 앰프들이 잘 맞는 느낌이예요.
진공관 앰프 특유의 느낌은 출력관에 출력트랜스까지 연결하여 높은 출력 임피던스를 유지했을 때 확실히 드러난다고 느꼈는데, 헤드폰 앰프에 이렇게 하면 과출력은 물론 험과 노이즈까지 동반되더군요. 그래선지 대부분의 진공관 헤드폰 앰프들은 초단관에 출력관 없이 버퍼나 TR을 붙이고 출력트랜스는 쓰지 않는 구성이던데, 소리 면에서 딱히 메리트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진공관 인티앰프를 산 건, 어지간한 TR 또는 IC 헤드폰 앰프로는 HD650과 W100의 저역을 힘있게 구동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고, 제 성격상 약간의 험이나 노이즈는 감수할 수 있으니 출력관과 출력트랜스가 붙은 진공관 인티앰프를 쓰는게 가성비가 낫겠다고 여겨서였습니다. 헤드폰 전용 앰프를 진공관으로 할 경우, 만족할만한 소리를 얻으려니 최소 200만원 이상은 되어야 하더군요. 스피커용 인티앰프처럼 프리부와 파워부의 회로를 확실히 분리해서 정류 회로까지 정류관을 넣고 거의 완전히 풀 진공관으로만 구성했을 때 비로소 진공관 앰프로서의 장점이 발휘되는 느낌이었는데, 이거 비용 많이 들어요. 저는 기성품으로는 아직 못 봤고, 커스텀 제품으로만 보고 들어봤습니다. 그나마도 취향에 안 맞으면 소용없고, 정류관 수명에 따른 교체 부담이 추가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산을 좀 더 쓸 수 있다면 헤드폰 앰프의 경우 최대 200만원 언더에서는 TR이나 IC 쪽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SMSL SP200만 하더라도 불과 20만원 중후반대이지만, 저는 저역 구동을 제외하면 전혀 아쉬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혹은 아예 전류증폭식에 출력 임피던스가 높은 바쿤 같은 것도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들어보신 분들의 평이 대체로 좋으니 한 번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보입니다.
바쿤...참고하겠습니다 ㅎㅎ
근데 진공관이 저역 재생에 유리한 이유가 뭔가요?
저는 일단 HD650이 저역이 적당히 더 많이 나오고 고역은 더 차분하며 중역대는 거칠음 없이 부드러우면서 해상력도 더 좋은 느낌입니다.
한편, 진공관이라고 해서 저역 재생에 딱히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헤드폰앰프의 경우 저역이 빈약해지기 쉽더군요. 서브미니어쳐관(펜슬관) 혹은 초단관만으로 구성되어 있거나, 출력단에 커플링콘덴서를 달아놓은 경우 초저역 재생이 안 되는 것도 있었고요.
심지어 제가 최근 구매한 인티앰프의 경우 출력관-출력트랜스-저항-헤드폰 이렇게 바로 들어오게 해놨음에도, 이 앰프에 사용된 6BQ5(EL84) 진공관의 특성상 스피커도, 헤드폰도 그렇게 깜짝 놀랄만한 저역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작은 앰프들보다 좀 낫다는 정도죠. 제 기준에서는 가성비와 함께 소리 측면에서는 신호 왜곡이 됐든 뭐가 됐든 일단 들리기로는 질감이나 빠져나옴이 TR과 비교하는게 미안할 정도로 자연스러워서 진공관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ㅎㅎㅎ
저역이 제대로 나오려면 진공관이건 TR이건 일단 전원부가 탄탄한 것이 대체로 좀 더 좋게 느껴지더군요.
무슨 처리를 하길래 유선에서 딜레이가 생기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아무튼 너무 아쉽습니다ㅠㅠ
애초에 저음이 부족하다는 게 초저역 이야기라(지금도 그냥 저음 양감은 적당해서리) 그런 부분에서 뭘 기대하긴 무리겠지만
여러모로 호기심도 가고(hd600을 워냑 잘 들어서)가격도 저렴해서...드라이버 좌우편차가 좀 있을 수 있겠지만요ㅠㅜ
진공관앰프는 자연스러움이 핵심인가 보군요 ㅎㅎ 나중에 한번 꼭 경험하고싶은....!
HD650과 SMSL SP200 궁합이 안좋나요?
HD650은 HD600과 비슷한 듯 꽤 다른 느낌도 있어서 뭐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적어도 HD600과 SP200의 조합이 안 좋을거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네요.
스피커 시스템으로 그 수준 따라가려면, 확신하건대 돈 좀 많아야 할 겁니다.
단독주택부터 지어야 할테니까요. 잘 사셨어요.
한편, 제가 잠깐 써본 HD650과 SP200의 조합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두 손 두 발 모두 엄지손가락만 달려있다면 두 손 두 발 다 들고 싶습니다.
국내 헤드파이 초창기이던 2000년 초반에 많이들 쓰던 OBH-11/21이나 코다1/2,
헤드룸 맥스 이런 앰프들과 비교해도 거의 모든 면에서 압도한다고 느꼈습니다.
단지 저는 대형 스피커로 듣는 느낌이라는 말도 안 되는 걸 원했고,
그러기에는 SP200으로는 아무래도 아쉬웠을 뿐...
"자연스러운 음"이 무엇인지 알게되었습니다.
헤드폰도, 앰프도 모두 만족합니다. 이제야 헤드파이에 입문한게 아쉬울 정도네요.
다른 헤드폰, 앰프는 또 어떤 소리를 내어 줄지 궁금한게 개미지옥에 빠진 느낌입니다.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