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k702, k7xx 둘 다 안고 갑니다.
사실 k702를 살 때까지만 했어도 이렇게 단기간에 헤드폰을 두개 씩 갖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덕분에 제 통장도 이를 예상하지 못한체 공허한 나날을 보내고 있
k702의 소리가 처음엔 별로였고 그래서 저음이 보강된 k7xx를 샀건만 k7xx가 배달오기 하루전에 적응해버려서 k702없인 살수 없는 몸이 되버릴 줄 누가 알았겠어요.
다음날 k7xx은 도착했고 사실 금전적으로 좀 무리해서 구입한 것이라 702와 7xx중 한개는 처분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기대는 안했습니다. 이미 702의 매력을 알아버린터라 k7xx가 처분될꺼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역시 청음할 곡은 평소에 제가 좋아하는 밴드 음악이었습니다.
첫곡을 다 들으니 "헤드폰 음색이 이렇게 다를 수 있나?" 라고 생각했었던거같습니다. k702를 듣다가 들어서 그런지 저음이 너무 강했어요. 메인 보컬이 맨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되는데 드럼이랑 베이스기타 뒤에 보컬이 서있더라구요. 대신 702에서 안들렸던 저음의 양감과 둥둥거림이 들려서 신기했으나 그 뿐이었던거같습니다.
사전 조사로 알아본결과 701 702의 고음에서 저음이 보강됬다고 하는데 아예 다른 헤드폰처럼 느껴졌습니다.
원래 N400의 소리에 이끌려 akg에 입문했건만 k702는 n400과 아예 다른소리였고 k7xx가 좀 비슷한 소리려나 싶었지만 이조차 전혀 다른소리더군요.
사실 이쯤에서 영디비에 이렇게 글을 올려볼까 했습니다.
"k702가 저음은 부족하지만 역시 최고다. k7xx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기대 이하다."
근데 문득 k702를 처음샀을때의 상황과 지금 상황이 너무 겹쳐져서 보이더라구요. 그러면서 어느 유저분 댓글이 생각났습니다. "공산품은 어느정도 적응이 필요하다" 생각해보니까 맞는 말인거같더라구요. 그렇죠 커스텀 헤드폰도아니고 자기에게 익숙한 소리를 내는 기기가 아니라 자신에게 낯설 수 있는 소리를 토대로 찍어낸 공산품이니까요.
그래서...... k7xx를 처분하지 않고 k702때 처럼 한번 더 적응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도록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헤드폰이 내 취향에 맞아야 되는거지 굳이 내가 헤드폰 음색에 내 귀를 맞춰야되나? 이런
마인드였어요. 근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지금 좋아하는 밴드의 곡을 처음 들었을때도 똑같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게 무슨 노래지? 가사가 이해가 안되네 이런 느낌이었지만 천천히 매력을 알아가면서 좋아하게 됬거든요. 헤드폰도 천천히 매력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난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으로부터 2일 전쯤부터 소리가 다르게 들렸습니다.
저음의 매력을 알았다고 해야되려나요. 가끔은 설령 보컬 소리가 조금 작더라도 베이스 기타가 앞에 있는걸 즐길때도 생긴거 같습니다ㅋㅋ
그래서 결국 두개다 안고가기로했습니다. 통장:"미쳤냐?!@#$"
처음 두 헤드폰이 거의 반대 성향을 가진 덕분에 정말 재밌는 경험을 한거같네요.
다음 목표는 HD600과 k371 입니다. 4개의 헤드폰을 비교하면서 청음을 해보는건 정말 행복할꺼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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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기k7 시리즈에 익숙해졌다가 hd600 같은 거 들으면 막이 낀 듯 음이 뿌옇게 변하다가 어느 순간 k7 시리즈는 소리선이 얇다는 느낌을 받으시게 될 겁니다. 그게 또 좋게 느껴져서 결국 모두 안고가게 되고요 ㅎㅎ
앰프는 구입하셨나연
he400i도 한 번 고려해보세요
둘 다 갖고 계시기를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ㅠ.ㅜ
죄송합니다. ㅋ;;
he400i는 참 신기한 헤드폰입니다. 대부분 hd600과 겹치는 소리면서 좌우가 좁고 저음이 좀 더 묵직한데, 또 어떤 음악은 600과 완전히 다른 소리를 내어줍니다. 퍼커션하고 태고가 어우르진 곡인데 이게 무손실음원이라서인지 음원에 쓰인 악기 특성 때문인지 모르겠네요.
이제 hd600, hd6xx, hd58x 를 들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