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H-W100 진동판
안녕하세요.
alpine-snow 입니다.
뭐... 제목 그대로 입니다.
오래 전에 찍어두었던 오디오테크니카 ATH-W100의 진동판 사진입니다.
십수년 전, 고장났던 드라이버를 연구해본다고 분해하면서 뜯어낸 진동판인데,
뭐... 뜯어냈다기보단, 가장자리를 잘라냈습니다. 하도 단단하게 붙어있어서 뜯어낼 수는 없었습니다.
쌩 PET는 아닌 것 같고, 표면을 뭔가로 코팅한 것처럼 생겼습니다.
그리고 돔 가운데가 뾰족하면서 높이도 상당히 높습니다. 엣지 부분보다 훨씬 올라와 있는 건 물론이고요.
보이스코일은 보빈 방식에 코일이 감긴 폭이 폴피스 두께와 엇비슷한 정도의 언더헝에 가까운 타입이고요.
제가 본 헤드폰 진동판들 중, 전체 면적에 비해서 돔의 면적이 가장 넓은 축에 속합니다.
소니 CD 시리즈도 꽤 그런 편이었는데, 그보다 더 넓습니다.
지금이야 뭐, 저 진동판 쪼가리는 진작에 버려서 없어진지 오래이지만...
실제로 만져보면 다른 헤드폰들 것보다 꽤 단단한 편이었습니다.
진동판을 뜯어내기 전, 손으로 눌러보면 들어갔다 나왔다 할 때 생각보다 좀 빳빳했던 기억입니다.
이래서야 아무리 임피던스가 낮아도 휴대용 기기 직결로 저역이 제대로 나오겠나 싶었죠.
돔의 면적이 큰 만큼 보이스코일의 직경도 큽니다.
그래서 눌렀을 때 어느 한 쪽으로 힘이 쏠리면 앞뒤 움직임이 수직이 아니라 어느 한 쪽으로 쏠리며
) 또는 ( 이런 식으로 움직였습니다. 이러면 구동 면에서 별로 좋지 않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_-;;
저거 나올 당시에는 출력 좋은 앰프와 매칭해도 좋지 않았습니다.
막 뭉치고 뭉개지고 그랬으니까요.
저거 나올 당시의 헤드폰 앰프들이 썩 좋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기껏해야 많이 쓰이던게 크릭 OBH-11/11SE, OBH-21/21SE, 마이어 코다1/2, 헤드룸 맥스, 루디스터 등
저렴한 기성품 혹은 자작품틱한 완제품이었으니... 그나마 그레이스 m901 정도가 괜찮았습니다.
최근에도 고출력 DAP 같은 기기 직결로는 석연치 않기는 하지만,
초저왜율의 거치형 앰프 매칭에서 괜찮은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세상 좋아졌어요. -_-;;
요즘 시대에 별로 걸맞지 않는, 좀 저능률틱한 물건이지만...
오디오테크니카에서 아예 액티브 타입으로 제대로 된 앰프를 내장해서 이런 드라이버를 썼으면 싶어집니다.
중량이 무거운게 단점이긴 한데, 드라이버 자체가 공진되는 느낌이 적은 점은 큰 장점인 것 같거든요.
댓글 12
댓글 쓰기값 싸고 좋은 제품들이 넘쳐나는 요즘은 마이어 제품들이 어떨런지 모르겠네요. 세월이 흐른 만큼 더 좋아졌으리라 생각해봅니다. 차이파이도 저 당시 어지간한 앰프들은 아득히 따돌리는 마당에...
정모나 번개는 물론, 아예 친분이 생긴 회원들끼리 집에 놀러 오가며 다양한 기기들을 매칭해보며 듣다가 졸리면 기기 퍼질러놓고 잠도 자고 식사와 술자리도 함께 하는 등 나름 인간미가 있었던 시절이었죠. 그런 움직임들이 2010년 전후까지는 있었는데, 지금은 말 그대로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 얘기가 되어버렸네요. 제가 모르는 움직임들이 있는지는 몰라도, 그런 얘기들이 오가는 건 언젠가부터 뚝 끊어졌어요.
말씀하신 이야기를 듣고보니 옛 H클럽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당시에 많은분들이 자신들만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거나 말씀하신대로 정모를 통해 경험을 공유했던 시절이 있었죠. 지금은 그런것보다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측정치만 보고 구매하는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런점은 좀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작년인가 S급 W100을 일옥에서 운좋게 낙찰받았습니다. 저는 옛날에 W100보다는 W5000을 썼기때문에 W100은 소문만 들었지 실제로 듣는건 최근인데 청음해보니 확실히 W1000이후의 헤드폰들과는 다른 단단한 소리가 나더라구요. 오테 우드폰의 중역대 착색은 여전하고 DADS가 적용되어 있지 않지만 훌륭한 개방감을 가지고있으며 깡통소리도 안나네요. 다만 약간 설익은듯한 거친느낌이 있는데 이 느낌이 묘하게 제작 당시 90년대의 향수를 불어일으키는 헤드폰입니다.
사람마다 케바케이겠지만, 요즘은 대체로 자기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동호인들간의 유대감이 옅어진 듯하여 아쉬운 부분도 있네요. 과한 참견이나 공격 없이 적당한 안전거리를 유지하게 된 점은 긍정적이기는 합니다만, 좀 쓸쓸한 감은 있네요. ㅎㅎㅎ
귀한 사진 잘 봤습니다.
그래도 그 시절 헤드폰 앰프들은 아무리 초라해도 볼륨부품은 최소 알프스 블루벨벳으로 넣어줬는데...
요즘 나오는 고성능 앰프들은 휴대용앰프에서나 쓰는 가변저항을 넣어주고 있어서 너무 아쉽습니다...
저도 요즘 앰프들 뜯어보곤 깜짝 놀랐어요. 결과적인 성능이 좋아진 점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옛날 앰프에 비하면 양산품 특유의 느낌이 좀 아쉽기는 합니다. 어쩔 수 없는 변화이지요.
오 신기하네요 돔 가운데가 저리 많이 올라가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