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에라자드 청음기입니다

옥시즌 리뷰를 위해 다양한 비교 대상들도 확보해놓을 겸, 이어폰들의 성향과 특성에 대해 더 이해하기 위해 오늘 셰에라자드를 방문해 여러 기기들을 청음해봤습니다.  
  
 ※ 아직도 음향쪽은 입문만 했다고 생각하는지라 여러 기기들을 청음해보신 분들에 비해 표현이 많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청취 환경은 LG G7에 직결로 연결하였으며, LG 기본 음악앱으로 청취하였습니다. 청취 음량은 100단계 중 13단계 정도로 청취하였으며, 리시버에 따라 최소 10단계, 최대 18단계까지 올렸습니다.
  
 1. SONY IER-M9 (청음 시간: 약 30분)
 일단 저음은 든든하게 나오는 거 같은데요, 뭉개지는 저음은 아니고 조금 부드러운 저음이라고 느꼈습니다. 전체적으로 저음이 깔려있지만 저음때문에 다른 대역들이 묻히는 정도는 아니였던 거 같습니다. 
 
 보컬은 강조가 돼있다는 느낌은 못받았고, 악기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보컬이 자연스럽고, 치찰음 억제가 잘 됐다 정도로 느꼈습니다. 
 
 고역대 역시 치찰음 없이 적당히 나와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저음이 나름 두텁게 깔려있음에도 묻히지 않고 잘 나온다는 느낌이었으며, 해상력이 우수해 지저분함은 느끼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종합적으로 저음이 강조된 밸런스형 정도로 느꼈고, 해상력이 우수하다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2. SONY IER-M7 (청음 시간: 약 10분) 
 IER-M9과 아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다만 고역대가 IER-M9에 비해 조금 뒤로 밀려있다고 느꼈습니다. 그 외에는 거의 M9과 동일한 사운드가 나왔다고 느꼈습니다. 
   
 
 3. SONY IER-Z1R (청음 시간: 약 50분) 
 유난히 청음 시간이 길었던 제품인데요, 과거에 한번 들어봤었던 제품이고, 그때는 실망해서 돌아갔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청음하자마자 이어폰의 "급"을 느낀 거 같습니다. 
 
 가장 큰 차이를 느낀 곳이 저음역대인데요, 이어폰에서는 듣기 힘든 저음이지 않은가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부드럽지만 확실히 때려주고, 울림이 아주 예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해상력 역시 매우 우수하여 평소에 음원이 상당히 지저분하다고 생각한 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의 노래들이 상당히 깔끔하게 들렸습니다. 중역/고역대까지 마스킹해버리는 저음은 아니지만, 저음 강조형 이어폰들만큼의 저역 특성을 느낄 수 있어 EDM을 들을 때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보컬은 깔끔하며, 치찰음은 딱히 못느꼈습니다. Panic! At The Disco 의 High Hopes를 들어도 불편할 정도로 치찰음이 들리진 않았습니다. 보컬이 뒤로 밀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으며, 남/여 보컬 모두 만족스럽게 들었던 거 같습니다. 중음역대 악기들 역시 잘 살아있었습니다.
  
 고음역대는 치찰음이 적절히 억제되었다고 느꼈으며, 하이햇이 심벌들에 비해서는 조금 더 잘 들리는 편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나름 전형적인 밸런스형 이어폰의 고음이라고 느꼈습니다. 클래식을 들을 때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보통은 이정도밖에 눈치를 못채는데, Z1R은 유난히 공간감이 넓었습니다. M9, M7을 들은 직후 Z1R을 청음 시작했는데 갑자기 좌우가 넓게 펼쳐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디비님이 Z1R의 공간감을 강조하신 이유가 있었네요.
  
 종합적으로 밸런스형 이어폰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잘 튜닝된 보컬, 고음역대, 밸런스형에서는 느끼기 힘든 강조되었지만 밸런스형이라고 부르게 만드는 절묘한 튜닝을 한 저음역대, 압도적인 공간감, 해상력이 이 제품의 특징인 거 같습니다. 그 어떤 장르를 들어도 부족함이 없었으며, EDM부터 클래식,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를 듣는 입장에서는 이만한 리시버가 없는 거 같습니다. 
   
 
 4. MEZE RAI SOLO (청음 시간: 약 5분) 
 라이 솔로는 슬슬 갈 시간이 되었을 때 청음한 것이라 청음 시간이 짧습니다. 평소에 듣던 곡 3곡 정도의 하이라이트만 듣고 판단한 것이라 정확한 평가는 아닙니다. 
 
 저음역대는 적당히 강조가 되어있었습니다. EDM을 들었을 때 적당히 신나는 정도였으며, 분리도가 아쉬운건지 해상력이 아쉬운건지 약간 지저분함을 느꼈습니다. Z1R을 들은 직후라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구요. 
  
 중음역대는 강조가 되어있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피아노가 다른 악기들에 비해 더 선명하고 확실히 앞으로 나온다고 느꼈으며, 해상력이 좋아 표현이 잘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보컬은 앞으로 조금 나온 거 같은데, 일부 노래에서 약간 보컬이 왜곡되는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고음역대는 깔끔하고 전체적으로 밝은 음색을 가지도록 하는 수준으로 강조가 되어있었으며, 중음역대보다는 조금 뒤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종합하자면 중음역대의 강조가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5. Etyomtic Research ER4XR (청취 시간: 약 10분)  
 ER4XR도 가기 전 잠깐 들었습니다. 차후 보강/수정이 필요할듯 합니다. 
 
 저음역대는 밸런스형이다! 라는 생각이 바로 들 정도로 나옵니다. 전체적으로 밝은 음색이라는 느낌이 들었으며, 제 취향에 맞으려면 하만 타겟의 저음 정도는 나와줘야 저음역대에 불만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타격감이 좋고, 부족하다고 느끼진 않았으며, 해상력이 좋아 불만은 없었습니다. 다만 이런 높은 수준의 저음이면 더 강조가 된 제품이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중음역대는 적당히 나와주며, 상당히 중립적이고 예쁜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보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치찰음 역시 잘 억제되어있었습니다. 
  
 고음역대는 개인적으로 ER4XR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소리를 내줬으며, '소리가 예쁘다'라는 생각이 가장 처음 든 부분입니다. 뭔가 입자가 살아있는듯한 느낌이라 하이햇, 심벌들의 소리에 집중하게 되더라구요. 밝은 느낌이고 치찰음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종합하자면 부족하진 않은 저음, 잘 튜닝된 중음, 예쁜 고음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착용감만 아니였으면 하나 사서 제 기준점이 됐을 거 같은 제품이네요. 
  
  
----- 
 청음을 하면서 느낀건데, 역시 어느 리시버든 일정 수준으로 볼륨이 확보가 돼야하는거 같습니다. 평소에 듣던 음량(5단계)로는 다들 비슷해보였는데, 13단계 정도 되니까 리뷰에서 봤던 표현들이 느껴지기 시작하네요. 
  
 또한 볼륨이 올라갈 수록 밸런스형 제품을 찾게 되는 거 같습니다. 처음 이어폰에 관심을 가졌을 때 산 이어폰이 쿼드비트4였는데, 거기에 UHQ Upscaler로 저음을 더 올릴 정도로 극한의 저음 강조를 추구했었는데, 그때 듣던 음량이 LG 폰에서는 1단계보다도 더 작은 음량으로 들어야 할 정도로 작게 들어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하네요. LG G7으로 폰을 변경하고 5단계 정도로 음악을 들으니 예전의 제가 보면 어떻게 저렇게 저음이 안나오는 제품을 쓸 수 있지 싶은 정도로 나오는 제품들도 부족하진 않다고 느끼네요.
  
 마지막으로 취향이 바뀌었음을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IER-M9이 IER-Z1R보다 더 제 취향에 맞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다시 들어보니 Z1R이 종결급이네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폰에 들어오며 EDM만 듣던 과거에 비해 올라운더 제품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 그런 거 같습니다.
  
 부족한 청음기 봐주셔서 감사드리며, 혹시라도 제가 놓친 부분이나 잘못 생각한 거 같다는 부분이 있으시면 부담 없이 말씀해주세요. 아직 소리를 분석하는게 익숙하지 않아 표현이나 해석을 잘못할 수도 있어, 그런 피드백들이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