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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에어팟 맥스 발표 소감.

FADELART FADELART
1816 4 6

 
  
  
 저는 가격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할수가 없습니다. 
  
 참 생각이 많아지는데요, 애플이라는 회사를 보면 하이앤드를 지향하지만 대중시장을 노린다는 점에서 다른 하이파이, 헤드파이 제작사들과는 차별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책정한 가격을 통해 우리는 헤드폰이라는 물건에 대한 애플의 가치인식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하겠지만 그들의 시장에 대한 통찰력과 분석력은 세계 최상급이 니까요.
 
 사실 '매니아' 라고 불리우는 이 바닥의 헤드파일들은 너무 매몰되어서 보편적 가치인식을 완전히 잊어버리곤 하는 경우를 저는 많이 봐왔습니다. 대략 15년 전 부터 100만원대 헤드폰이 서서히 대중화 되기 시작한 역사속에서 알게된 사실 중 하나 입니다.  
  
 요새에는 몇백만원 하는 제품들이 당연시 여겨지지만 이런 돈을 주고 헤드폰을 구매한다는 것은 10년전만해도 완전 미친짓이었습니다. 이 바닥의 100만원대 제품의 대중화의 시작점은 젠하이저의 hd800일 것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일본의 제조사들에서 소수 하이파이 매니아들을 위한 고가 제품을 발매한 적이 있었지만 그건 정말로 극 소수를 위한 제품들이었고 대중적으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죠. 
  
그 이후로 베이어 다이나믹의 Tesla 시리즈가 나왔고 ath-w5000으로 2000년대 후반까지 초고가 헤드폰 라인을 담당하던 오디오테크니카는 100만원대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한동안 잠수를 타야 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도저히 100만원이라는 가격을 매길만한 '구실'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기술력을 자랑하던 우드 시리즈가 50만원대였으니까요.  근데 대중들의 시선으론 사실 그당시 50만원이라는 가격도 '헤드폰' 에겐 미친 가격이었어요...
  
 그러다가, 평판형 제품을 내세운 신생 기업들이 2010년도 초중반부터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엄청난 가격을 매겨서요. 오디지가 대표적이겠군요. 하이파이맨 제품들은 그렇게 비싸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때 부터 이 바닥 시장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걸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만든 제품들의 만듦새를 보면 그냥 아마추어 제작사 수준 이었으니까요. SONY나 Sennheiser같은 큰 기업들이 멋진 디자인과 훌륭한 제조기술로 찍어내는 헤드폰들을 보다가 오디지 헤드폰을 보면 그냥 영세업자가 공방에서 손으로 만든것과 같은 허접함이 보이는데도 이상하게 음질 운운 하면서 수백만원이 매겨져 있었어요. 그들에겐 플라스틱 주조공정 조차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 아메리칸 스피릿의 그라도 2세같은 느낌이죠... 
  
 그런데 애플에서 '하이앤드' '하이파이'를 내세운 Airpods max를 529$이라는 가격에 내놓는군요. 참고로 대충 통나무 돌려 깎아서 만든Grado Rs1e가 695$입니다. 
  
 최첨단의 기술과 제조기술이 투입된, 애플의 플래그쉽 헤드폰이 529$인건 비싼거죠... 근데 여기서 나무쪼가리리에 드라이버 본드로 붙여서 만든 헤드폰이 비싸다는 글은 한번도 못본거 같아요. 
  
 저는 이게 참 웃깁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두가지 다른 가격기준을 가지고 물건을 바라보는지가 말이죠. 제가 그래서 이바닥 매니아들이 '매몰되었다' 고 하는겁니다. 
  
 저는 기계는 기계일 뿐이지 악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계에 감성을 묻히면 사기라고 생각해요. 애플마저도 감성팔이 한다고 욕먹는데, 아마도 airpods max도 누군가들에겐 분명 고가정책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엄청 까이겠죠, 음악을 재생하는 기계라고 해서 그 기계가 예술이라는 옷 입고 물건의 본질적 가치를 훠어어얼씬 넘어선 가격표가 붇어 있는 물건을 보면 아마도 대부분은 기절초풍할 것입니다. 
  
 이를 당연하게 바라보는 하이파이 매니아들은 본인의 시각을 다시한번 점검해봐야 해요. 저는 늘 베이어 다이나믹의 T1이 '헤드폰' 이라는 물건이 도달 할 수 있는 성능의 90%를 달성했다고 보거든요. 그런 제품이 900$정도 하는데 사실 이것도 비싸지만, 수백만원 하는 제품들이 이것보다 두,세배 성능이 좋은것도 아니에요.  
  
 저는 airpods max가 T1정도의 성능을 뽑아 낼 거라고 기대는 안합니다. 밀폐형 구조인것부터 시작해서 말이죠. 근데 이건 '애플'이 만든거잖아요, 기존의 헤드폰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나오는 카메라나 DAC을 보면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드웨어적으로 DSLR보다 딸리는 핸드폰 카메라들도 HDR이나 렌즈보정 제대로 들어간거 보면 인쇄할 때 빼고는 사실 거의 차이도 안나는 것 같구요. 초 하이앤드 DSLR같은건 안써봤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기준에서 때때로 명암차가 큰 구도에서는 GCAM HDR에 LR로 보정받은 결과물이 나은경우도 봤거든요.  DAC들도 안에 어떤 고급부품을 썼냐보다 디지털 신호 보정처리 프로세서 아키텍쳐가 더더욱 중요하잖아요. 
  
 헤드폰에도 뭔가 분명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으로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면에서 airpods max는 출시가 큰 의미가 있다고 보구요. 에어팟이 이어폰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킨 것 처럼 이번에도 헤드폰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비싸지 않다는게 결론이네요. 
  
  
  
 
  

FADELART FADELART
22 Lv. 10280/10580EXP

Headphile 2004 ~ 2024

Historique de possession :

cresyn - e700, audiotechnica - em9d, audiotechnica - ath-w1000, ultrasone - Hfi-2200, beyerdynamic - dt880, audiotechnica - ath-ad700, audiotechnica - ath-ad900, ortofon - e-q7, sony - mdr xba100/ 1-2-3, westone - w3, shure - se425, beyerdynamic - dt990pro, audiotechnica - ath-ew9, audiotechnica - ath-w1000 2nd, ortofon - e-q8, audiotechnica - ath-ad2000, beyerdynamic - t70p, dolphinear - jdr100, final e3000-T, koss - ksc75/ porta pro/ kph30i, grado - sr80x, sennheiser - hd650, focal - spirit pro, sony - mdr 1am2, audiotechnica - ath-w100, audiotechnica - ath-awas etc... Actuellement sur mon bureau : meze - Empyrean (mis en vente), softears - Turii ti, audiotechinica - ath-awkg 

 

System final de mon parcours headphile de 20ans sera...

Casque - audiotechnica ath-awkg/ DAC AMP - TEAC UD-507

 

  헤드폰이 중심인 간소화된 시스템을 지향합니다. W1000이라는 이쁘장한 목재 헤드폰이 매료되어 이 바닥을 시작했기에 시스템 보다는 헤드폰 자체에 더 애착을 느낍니다. 좋아하는 것이 스피커가 아닌 헤드폰이라면 울리기 위해 큰 사양이 요구되지 않으며 이것이 헤드파이 특유의 핵심 매력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항상 잊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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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지 멍지님 포함 4명이 추천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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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공간 음향만 제대로 지원해준다면야 전혀 비싼게 아니죠. 
감사(?)해야 할 지경

02:02
20.12.09.
2등

에어팟 프로만 해도 비싸긴 비싼데, 들어간 기술력을 생각하면 비싸지만 싼 제품이라는 평가가 많았고 
  
이번에 에어팟 맥스는 그 에어팟 프로보다 물량이 더 들어가는 만큼 저 정도 가격은 나름 적절하다고 봅니다.  
  
단순히 에어팟 맥스가 아니더라도 애플 음향기기들이 대부분 합리적인 가격대라고 생각해요 ㅋㅋ 

02:28
20.12.09.
3등
결국은 애플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는 사람들에겐 그리 비싼가격이 아니라는 생각이시군요
03:27
20.12.09.
profile image
FADELART 작성자
책과음악
일반적인 인식으로 보면 비싼가격임에는 분명하지만 오늘날의 헤드폰 시장에서 보면 싼가격이라는 의미입니다 ^^.
03:35
20.12.09.
profile image

공감합니다. 우리가 먼곳의 갬-성을 보면서 손가락질하지만 가까운 곳은 못보는 것 같아요ㅎㅎ    
에어팟 맥스가 어떤 제품일지는 실제로 써봐야 알겠지만 그걸 떠나서 헤드폰 시장이 얼마나 매너리즘에 빠져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에어팟이 처음 시장을 휩쓸기 시작할 때도 저는 솔직히 좀 통쾌했어요   
스펙 찔끔찔끔 올려가며 신제품이라고 내놓는 제이버드의 블투 이어폰을 쓰던 시기였어서요ㅎㅎ 

20:18
20.12.09.
에어팟처럼 대중화 될 것인가라는 부분에선 회의적일 정도의 가격대이고, 이전에 홈팟이라는 성능대비 저렴한 가격의 오디오 제품도 출시했던 이력이 있는지라 이번의 에어팟 맥스는 갸우뚱하게 되기는 합니다.
적어도 저처럼 적지 않은 시간을 애플생태계에서 살아오신 분들이 계신다면, 더불어 헤드파이라면, 그 편의성 때문에라도 구매를 고려하실 분이 계실거라고는 생각합니다. 다만 광고처럼 인도어에서의 편의성을 추구한 느낌이라, 아웃도어 활용을 기대하셨던 분들에겐 선택지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클 것 같네요ㅎ
00:54
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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