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프로를 약 4일간 귀에 달고 살아본 느낌
사는 게 좀 바쁘고 가진 데 만족하다보면 왠지 음향기기 커뮤니티는 잘 안들어오게 되네요.
원래 운동할 때 쓰던 버즈 플러스가 있는데 음색이 영 마음에 안 들던 차에 프로가 나와서 바로 질렀습니다.
좋아진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는 거 같습니다.
장점들
토널 밸런스: 저음이 한층 듣기 편해진 거 같습니다. 중고음부의 음색이 거슬리던 것도 많이 완화된 거 같아요. 이 쪽은 확실히 버즈 플러스하고 비교해서 좋아진 것 같습니다.
연결 안정성: 버즈 플러스는 전화기를 오른 쪽 주머니에 넣고 다닐 때는 괜찮은데 왼쪽 주머니에 넣기만 하면 간헐적으로 끊기더라고요. 농담삼아 저는 우익 이어폰이라고 불렀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문제를 못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오른쪽 유닛이 마스터였던 걸까요?
고급스러워진 마감: 이 부분은 라이브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알고 있는데, 제가 미국 살면서 2020년은 외출이 극히 적었다보니 실제품을 보지 못했습니다. 버즈 플러스하고 비교하면, 생산단가가 크게 오르진 않았을 것 같은데 확실히 삼성이 저렴한 재질로 최대한 덜 싸보이게 만드는 데 내공이 많이 쌓이는 게 느껴지네요. 주변기기의 아이덴티티에 가까워진 애플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솔직히 순백색 유광 플라스틱은 좀 아니었습니다. 다만 터치부에 사용한 메끼 도장에서는 삼성의 집착 같은 게 느껴지네요.
노이즈 캔슬링: 굉장히 많은 리뷰에서 언급되기도 했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니 노캔이 돌아간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데 효과를 많이 체감하게 됩니다. 사거리의 신호등 앞에서 코너를 돌며 쓰로틀링하는 차량의 엔진 소리가 거의 안 느껴질 때는 감탄스러웠습니다. 다만 제가 아이폰 사용자라 앱을 통해 레벨 조정을 할 수 없는 게 아쉽습니다.
단점들
치찰음과 다소 쏘는 고음: 치찰음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여성 보컬에서 특히 강하게 느껴집니다. 고음이 좀 과하게 강조된 거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는데, 취향의 문제로 받아들여야할 거 같습니다. 고음의 질감도 전작보다는 나은 것 같지만 좀 거친 것 같은데, 제품의 가격과 무선이어폰임을 생각하면 오히려 괜찮은 수준인 것 같습니다.
편식을 하는 무선 충전 케이스: 버즈 플러스 때도 그랬지만 무선 충전패드를 좀 가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Native Union 제품은 버즈 플러스하고도 호환이 안 되었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행히 가지고 있는 다른 제품들과는 호환이 되네요.
iOS용 앱의 부재: 처음에는 버즈 플러스 때 사용하던 앱에서 지원이 안 되길래 아직 업데이트가 안 되었겠지 했지만 알고보니 이번 제품에서는 지원을 안 할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버즈 플러스 때는 오히려 깔아놓고 사용을 안 하던 앱이었는데 노캔이 들어간 이 제품에서 지원이 안 되니 레벨 조정을 하지 못해 좀 아쉽습니다.
이어팁, 이어팁, 이어팁: 저는 스핀핏의 노예를 자처할 정도로 스핀핏을 사용하지 않으면 정착용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버즈 플러스도 기본 이어팁과 궁합이 별로라 CP360을 사용했었는데, 버즈 프로도 정착용이 잘 되지 않네요. 다른 분들도 이어팁의 크기가 너무 작다는 점을 많이 지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로서는 이어팁의 크기보다는, 노즐의 팁 장착부 형상이 타원형+노치의 형태로 바뀌어 애프터마켓 제품과 호환성이 사실상 없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에어팟 같은 경우는 단일 제품이 형성한 시장의 크기가 압도적이다보니 악세서리 제조사들이 앞다퉈 전용 제품을 내놓았지만, 버즈 프로는 제품의 우수함과는 관계없이 그런 서드파티 제품을 과연 기대할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삼성의 경우는 이런 전용 폼팩터에 대한 미련과 지조가 거의 없는 모습을 많이 보여왔기에 더욱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삼성이 더 큰 사이즈 팁을 별도 판매하거나 하기 전까지는 희망이 없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댓글 26
댓글 쓰기리뷰잘보았습니다.
좋은 사용기 감사합니다.
마지막 항목에 이어팁 부분에 공감이 많이 됩니다. 특히 삼성의 패스트팔로워적 성향(...) 에 대해서도 극히 공감합니다.
버즈 프로 다음세대에도 같은 노즐 형태를 유지할것인가? 저는 지금까지 봤을때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서드파티 팁도 없거나 상당히 제한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통증이 상당히 있어서, 자전거 안장처럼 적응되겠지..하는 희망만 품고 있습니다.
고음이 거칠고 쏘는 건 12K 대역을 약간 줄여주면 훨씬 나아집니다.
카프리치오 같은 앱으로 12K 중심으로 -4.5dB 정도 내려주면 정돈된 고음이 됩니다.
실제로 영디비 측정치에서도 12K에 날카로운 피크가 있습니다.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으나..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긴 하더라고요.
갤럭시 쓰시고 기본앱만 쓰신다면 삼성뮤직이나 사운드 어시스턴트에서 16K쪽을 4~5번 내려주면 좀 나아집니다.
이어팁은 정말 너무 후집니다..
그리고 저는 보통 포터블로 음악을 스포티파이 스트리밍으로 듣기 때문에 아무래도 첫번째 방법도 사용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iOS 스포티파이에 조악하게나마 대역별 조정이 가능한 이퀄라이저 기능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샌가 보이질 않네요.
아무튼 EQ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마땅한 방법이 없겠네요. 고음이 상대적으로 좀 줄어드는 폼팁류를 억지로 끼워봐도 거슬리는 저 부분 감쇄는 크지 않더라구요. EQ로 줄이는 게 최선인데 스포티파이에 EQ가 없어졌군요... ㄷㄷ
스포티파이 PC판은 아마 아직 EQ가 있지 싶습니다. 근데 PC로 들을 때는 유선 이어폰이나 스피커로 음감하는지라 EQ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ㅋㅋ
모바일버젼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 그 밴드 이퀄라이저도 주파수 대역, 게인이 전혀 표시가 안 되어 있어서 직관을 넘어 추상적으로 조정하는 물건이었던지라 사라지지 않았어도 과연 12k 대역을 조정할 수 있었을지는 또 의문입니다ㅋㅋ
에어팟도 이어팁때문에 고생을 좀 했었는데, 버즈 프로도 이어팁이 말썽인가봅니다. 소중한 후기 잘 보고 갑니다!
버즈 플러스 때 기본 팁들이 하나같이 귀에 맞질 않아서 당황했었는데, 이번에는 노즐 형상까지 바꿀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ㅋㅋ
종착지는역시 커스텀 ㅎㅎ
적절한 중간지점이 인체공학쉘 형상 + 셀라스텍 정도가 아닐까싶긴합니다.
아 이어팁 진짜;; 너무 심각한듯 합니다 버즈 프로 끼다가 원래 쓰던 유선으로 돌아오면 귀가 너무 편합니다 ㅋㅋㅋ
이어팁은 호환되는 것이 1more anc 제품 이어팁과 호환 되네요!
삼성에서 이어팁 큰거 내 놓기를 기대 합니다.
리뷰 잘 봤습니다!!!
바람소리가 엄청 들어오고요 이거는 ㅜ.ㅜ
팁 이야기는 패스~~ 셀라스틱나오면 바로 구매할거 같습니다.
상세한 사용기 분석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