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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중립적인 소리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들

Plamya Plamya
1953 5 19

올리브-웰티 타겟 관련 발표 자료를 찾아보면 '훈련된 리스너'들이 선호하는 타겟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두가지는 훈련된 리스너, 그리고 선호하는 타겟입니다.  
 
 선호하는 타겟부터 짚고 넘어가면, 어디까지나 선호한다는 것이지, 그것의 옳고 그름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습니다. DF, Harman, Etymotic, In-EAR 등등 난립하다시피한 타겟이 등장했고 각각 성립하는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지만 다른 타겟을 부정하지는 못하는 것은 아마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중립적인 소리'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특정 타겟에 대해 중립적이라는 것이지, 절대적인 중립이라는 게 존재하는지? 혹은 존재한다면 그것은 대중에게 선호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마 누구도 선뜻 긍정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아마 토널 밸런스는 결국 개인 취향에 따른다는 말을 길게 풀어 적으면 이렇게 되겠죠. 물론 본인이 완전한 아웃라이어가 아닌 이상은 대중의 취향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타겟 중립성에 대해서 납득하는 것일겁니다. 
  
 '훈련된 리스너'라는 것에 관해서는 검증되지 않은 개인적인 추측을 적어보겠습니다.  
 OE 타겟이 정립된 이후, HD600, HD650 시리즈의 타겟 중립성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점이 헤드파일 사이에서 재조명 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선후관계가 잘못된 것이라는 의심이 듭니다. 과연 음감용 헤드폰을 사용한다면 가장 흔하게, 그리고 검증된 모델을 고른다면 과연 무엇일까요? HD600 시리즈의 명성을 넘어서는 모델을 찾기란 힘들것입니다. 그렇기에 훈련된 리스너라고 하는 청자들은 필연적으로 그 소리에 적응된 사람들이 많은 건 아닐까요? 어디까지나 제 추측이고 근래에는 다양한 선택지들이 존재하니 얼마든지 반박이 가능하지만, 20년 가까이 음감용 헤드폰의 교과서 같은 존재였던 해당 모델들이 업계에 끼친 영향을 무시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많은 제품들이 시장에서 떴따가 잊혀지고, 시간에 지나면서 평가절하되기도 하는 가운데 유독 경제적 접근성과 그에 비해 훌륭한 소리로 콘크리트 같은 지지층을 가진 헤드폰과 이어폰이라 하면 당연히 떠오르는 게 ER4 시리즈와 HD600 시리즈일 것입니다. 열성적인 지지자들을 보고 있으면 훈구파 유학자가 떠오르기도 하고, 근대 프랑스 해군의 청년학파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타겟 중립성이 업계의 화두가 되기 한참 이전, 거의 완벽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었던 소니의 CD900ST나 MDR-7506 같은 모델이 있었죠. 지금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혹시라도 지금의 타겟중립성이라는 명제 혹은 특정 타겟이 그저 한 때의 환상 같은 것으로 취급받는 날이 오면, 지금 금과옥조 같은 대접을 받는 제품들의 명성 또한 추락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런 타겟들은 많은 연구자들이 객관성을 기해 제시한 것인만큼 극단적인 평가의 변화는 있기 힘들 것입니다. 
  
 둘러둘러 도달하는 결론은, 측정치를 통해 헤드파일로서 가장 취미생활을 즐겁게 즐기는 방법은 타겟 중립성에 연연하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자신이 선호하는 소리에 얼마나 근접한지를 읽어낼 수 있는 안목을 쌓는 것이라는 게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를 밝히는 것에 주저하지 마세요. 취미는 옳고 그름이나 잘하고 못함을 가르는 것이 아닙니다.  라틴어 격언으로도 있습니다. De gustibus non est disputandum. 취향을 논하는 데 옳고 그름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Plamya Plamya
23 Lv. 11254/11520EXP

Source/AMP

Schiit Asgard & Bifrost Gen. 1  |  Fostex HP-A4  |  Lotoo PAW S1  |  FiiO K3, K7 BT
 
 

DAP

 Astell&Kern AK100II, SR25  |  COWON Plenue 2

 

IEM

Moondrop A8  |  Sony IER-Z1R  |  DROP×EE Zeus XIV, DROP×JVC HA-FDX1  |  Thieaudio Monarch MK. I  |  Fearless S8Z  |  Unique Melody 3DT  |  Truthear HEXA 
 
 

Headphones

Beyerdynamic  T1 Gen. 1, T70,  DT-880 Edition, DT-990 Pro  |  Sennheiser HD800S, Momentum 4  |  Sony MDR-SA5000  |  Audio-Technica ATH-W1000  |  Philips Fidelio X2HR  |  Focal Bathys
 
 

Speaker

Bose Music Monitor  |  Kanto YU2+SUB8, Yu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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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이님 포함 5명이 추천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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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어느정도 일리있는 말씀같습니다.
요즘에는 모니터링 헤드폰조차 hd660s나 m50x처럼 저음을 좀 강조시켜서 나오는 추세입니다.

사람들이 듣는 방식이 바뀌면 거기에 맞게 플랫의 기준도 달라지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17:29
21.01.24.
profile image
Plamya 작성자
마삼백
리스너들의 취향 변화가 음악 제작자들에게까지 주는 영향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프로 음악 제작자들 역시 음악을 애호하는만큼 대중의 취향을 따라가는 것일 수도 있고, 재밌는 변화네요.
01:59
21.01.25.
Plamya
결국 돈줄이 나오는건 대중이니까요 ㅋㅋ
04:02
21.01.25.
profile image 2등
중립적 소리는 좋게 말하면 두루두루 듣기 좋은 소리고
나쁘게 말하면 니맛내맛도 없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ㅎ
17:32
21.01.24.
profile image
Plamya 작성자
rnrth40
해석에 따라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니맛도 내맛도 없는 소리로 들어도 좋던 음악에서 뭔가 자극을 원하게 될 때는 플레이리스트를 갈아엎을 때라 생각하기에 그럴 때마다 이것저것 찾아듣곤 합니다. 좋은 소리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좋은 음악이 아닌가 싶어요.
02:05
21.01.25.
profile image 3등

애초에 원음이나 중립성이라는 자체가 굉장히 모호한 개념이 아닌가 싶어요.
요즘은 그래도 많이 나아졌습니다. 한때는 HD600과 ER-4는 까면 '척살'이었죠. 
저 처럼 HD650과 W100을 투탑으로 쓰면서 W100이 더 낫더란 말도 못했었습니다. 
개인적인 소감을 밝힌 걸 객관화 시도로 여기고 마치 반역자 취급을 했었으니까요. 
그냥 내 귀에 가장 좋으면 그게 가장 좋은 소리죠 뭐. 
다만, 거시적인 대역밸런스와 토널밸런스 정도쯤은 어느 정도 플랫 타겟으로 가야
중립적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드네요.

21:08
21.01.24.
profile image
alpine-snow
수없이 많은 도전자들이 들어왔다가 짜지는 긴 시간동안 포지션에 변화가 없었던 초-안전자산의 느낌이죠
지체높은 주인님을 모시는 노예새끼가 허접한 주인님을 모시는 노예새끼를 업신여길 때의 기분이 저럴까 싶기도 하고,
er4와 hd600를 내세우고 있는 한 나는 어느 누구라도 논파해버릴 수 있다! 식의 전술인 것도 같습니다
저는 그런 '러브마크' 따위에 기대고 숨으며 소속감과 안도감을 진지하게 느끼는 것이 취미로도 삶으로도 의미가 없지는 않다고 봐요
그처럼 궁상맞고 민폐스러운 방식으로나마 많은 아해들이 오늘 나빴던 기분을 조금 진정하고 내일로 넘어갈 기력을 얻을 수 있다는게 젠하이저와 에티모틱에서 그거 설계했던 분들에게 전해진다면, 많이 기뻐하실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사실 저 역시 그 두 제품을 상찬하며 주접떨고 다니는 부류 중 한명이에요
기계적으로 훨씬 강력하고 뛰어날 뿐 아니라 음악을 더 음악처럼 전해주는 특성마저 탁월한 신상 헤드폰을 구해서 한참 듣다가 되돌아갔을 때,
그 때 그 둘은 어김없이 새로운걸 알아챌 수 있게 해줬거든요
비교적 구형이고 비교적 성능이 떨어지는 다른 헤드폰들은 하나같이 역체감 말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지만, 희한하게 er4랑 hd600은 한번도 싫증이 나지가 않았습니다
저는 그처럼 특별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hd600은 나에게 특별한 헤드폰임, er4는 나에게 특별한 이어폰임. 이렇게 고백하고 다니는 수밖에 없습니다
거짓말 하고 싶지 않아요
나아가 조금 들뜬 기분으로 그 둘이 무적이고 최강이라며 호들갑을 떨어볼 수도 있다고 봅니다
bts 뷔를 세계 최고의 가수인줄 아는 여고딩한테 하현우니 임재범이니 들먹여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냐 이거죠
01:50
21.01.25.
profile image
Plamya 작성자
정우철
사실 저도 HD650을 몇년간 쓰다 방출한 입장이지만, 안 들어보고 하나 사라 그러면 여전히 그만한 안전한 헤드폰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중에 욕먹을 리스크가 그렇게 적은 물건도 없고요. ER-4 같은 경우는 조금 다른 게, 그렇게 귀에다가 밀어넣고 들으면 왠지 고막을 소모해서 쾌락을 보상받는 느낌이라...
02:18
21.01.25.
profile image
정우철

사실, 말은 이래 해도 저 역시 HD600(정확히는 HD650 쪽이지만)과 ER-4를 가장 좋아합니다.
더 마음에 들어하는 W100은 아무래도 여흥에 가까운 느낌이죠. 극저역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깊은 저역까지 굵직하고 묵직하며 심지있게 울려주는 측면은 아무래도 HD600보다 낫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종된 지금으로서는 한때 스쳐간 물건에 지나지 않지요. 오테 우드의 경우, W100에서 잘 만들어놓고는 반응이 안 좋으니 금새 DADS를 시작으로 매번 소리를 바꾸어왔습니다. 말이 좋아서 '실험 정신'이지, 꾸준한 메인스트림 모델 하나 없이 매번 그렇게 변덕스레 바뀌는게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래서는 신기루일 뿐입니다.
스테디셀러로서의 HD600과 ER-4가 구축해놓은 두터운 팬층과 그로 인해 유지될 수 있었던 각각의 폼펙터는 헤드파이 유저들에게 일정 이상의 품질이 보장된 기기를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안심감을 주며, 이는 분명 헤드파이 유저들에게 큰 공헌을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딴 짓을 하다가도 언제든 돌아오면 한결같은 모습으로 반겨주지요. 그런데 이게 세월이 지나도 낡아 스러지지도 않아요. 살아갈 수록 그런 것을 점점 더 원하게 되는게 우리네 삶 아니던가요.

제 경우, HD650을 위와 같은 이유로 구매했습니다. 믿고 비빌 수 있는 언덕이라고 여긴 것이지요. 오죽하면 이건 내치지 말자며 송곳으로 군대에서나 하던 '주기'를 해놓았을 지경입니다. 헤드밴드 안쪽에 구매 일자와 제 이름 이니셜을 각인시켜놨어요. 그렇게 해두지 않아도 팔 생각은 없지만, 워낙 환금성이 보장된 물건인지라 언제든 변심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역으로, 그만큼 마음에 들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HD600이 아닌 HD650이었던 건 저역이 좀 더 나와주었으면 해서였고, 결국 제겐 백번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측면에서, 최근 출시된 HD660S를 들어보곤 무척 마음에 들어했고 또 젠하이저가 잘 한 일이라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ER-4SR/XR의 출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고요.

응당 이러한 것에는 수많은 헤드파이 유저들의 지지가 따를 수 밖에 없고, 저 또한 이제는 그 부류의 일원이 된 입장에서 HD600과 ER-4로 대표되는 팬덤에 부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다만 비판하고 싶었던 부분은 과거의 과도하게 편중되고 권위적이어서 다른 의견들을 묵살해버렸던 국내 팬덤의 태도였지요. 그리고 비판까지는 아니더라도, 현 시점에서 조금은 다양성을 추구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마찬가지로 우수한 헤드폰으로는 출시 40년을 바라보는 DT880 같은 훌륭한 대안도 있죠. 이 또한 오랜 플랫폼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어디 가면 HD6XX과 ER-4 좋다며 침 질질 흘리곤 합니다. ㅋㅋ;; 선뜻 추천하기도 하고요. 단지 '끝판왕'이라는데에는 조금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가장 보편타당한 선택이고 또 추천해주고도 욕 먹을 일이 없는 물건들이지만, 자칫 한정된 시각을 제공하여 다양성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물론 이러나 저러나, HD6XX와 ER-4가 가진 보편성에 이끌려 올 사람들이 가장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04:46
21.01.25.
전후관계는 스피커가 기준아닌가요? 스피커의 플랫을 이헤폰에 적용시켜보자는게 각종타겟인거죠.
22:03
21.01.24.
profile image
Plamya 작성자
kalstein
OE 타겟의 근본까지 파고들면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OE 역시 다른 모든 타겟과 같이 응답곡선이 어떤 변수들의 함수로 제시되지는 않습니다. 저기에서 OE 타겟을 인용한 까닭은, 그걸 정의하게 한 근거인 청자들이 과연 절대적으로 중립적인가?하는 의문을 던지면서부터입니다.
02:31
21.01.25.
profile image

"OE 타겟이 정립된 이후, HD600, HD650 시리즈의 타겟 중립성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점이 헤드파일 사이에서 재조명 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선후관계가 잘못된 것이라는 의심이 듭니다. 과연 음감용 헤드폰을 사용한다면 가장 흔하게, 그리고 검증된 모델을 고른다면 과연 무엇일까요? HD600 시리즈의 명성을 넘어서는 모델을 찾기란 힘들것입니다. 그렇기에 훈련된 리스너라고 하는 청자들은 필연적으로 그 소리에 적응된 사람들이 많은 건 아닐까요?" 
  
>> HD600이 오래되긴 했지만 음감용 헤드폰으로 으로 이정도까지 투자해서 쓰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아니 옛날에는 더 소수였습니다. 훈련된 리스너들도 대부분 스피커를 쓰지요. HD600이 먼저 나오고 OE 타겟이 한참 후에 나왔는데, 먼저 나온 HD600의 타겟 정합성이 뛰어난 것으로 재발견 된 것이 맞다고 봅니다. 
   
 
"혹시라도 지금의 타겟중립성이라는 명제 혹은 특정 타겟이 그저 한 때의 환상 같은 것으로 취급받는 날이 오면, 지금 금과옥조 같은 대접을 받는 제품들의 명성 또한 추락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 추락은 벌써 시작된 것 같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HD600과 함께 고급 헤드폰으로 꼽히던게 그라도 RS-1, 베이어 DT931/831, 소니 CD3000, AKG K501였는데 이중에 극저역 잘 나오는건 하나도 없지요. 그 중에서는 HD600이 나름 아래쪽 저역이 잘 나오는 헤드폰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OE타겟 기준으로 HD600을 다시 평가하니 어느새 HD600은 극저역이 부족한 헤드폰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커널형 이어폰이 대중화되고 오디지에서 오리지널 LCD-2를 내놓기 전에는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일반인이 음반에 녹음된 극저역의 정보를 듣는다는건 불가능에 가까웠는데 말이지요.

04:30
21.01.25.
profile image
Plamya 작성자
idletalk
재조명이라는 단어가 제 의도 전달을 방해한 것 같습니다. 저런 생각을 하게 된 까닭 역시 OE 타겟이 HD600과 HD650보다 훨씬 뒤에 나왔기 때문입니다. 본문에서 청년학파에 비유했던 이들이 다시 강한 주장을 펼 수 있게 된 것도 그런 타겟 정합성 때문이었죠. 그리고 HD6?0 시리즈가 나올 당시 헤드폰 치고는 고가였긴 하지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비하면 부담되는 비용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또한 지적하신것처럼 해당 모델들의 출시시기부터 OE 타겟의 출현까지 시간이 길었다는 점을 것을 감안하면 헤드폰을 통한 리스닝에 익숙한 청자들이 늘어났을 거라 생각합니다. HD600과 HD650의 지속적인 가격인하가 있기도 했고, 젠하이저 외에도 AKG나 베이어 다이나믹 역시 초고가 헤드폰들을 발매하기 전까지는 플래그십조차도 가격 접근성이 우수하기도 했고요. 어디까지나 체계적인 검증 없는 제 생각일 뿐이니 제기하신 반론 역시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지적하신 이미 시작한 추락 역시 최근의 타겟 만능주의로 인한 점이라는 게 또 재밌습니다. 사실 HD6?0 시리즈의 재평가 당시에도 이미 '극저역은 조금 모자라지만' 이라는 단서조항이 따라붙었기는 했죠. 그래도 200달러대까지 떨어지고 있던 헤드폰이 신봉되는 타겟에 그렇게까지 잘 맞는다는 점은 킬로벅급 제품을 쓰는 게 자존심이던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타격이었습니다. 음감을 보조해줘야할 그런 지표들에게 동호인들이 지배당해버린 비극인 것 같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본질은 이런 점이라는 걸 감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05:06
21.01.25.
profile image
idletalk

정확하게는, '동일 가격대'에서는 HD600이 '끝판왕'이라는데에는 지금도 동의합니다.
...사실 저역 문제로 HD600보다는 HD650 쪽이 좀 더 낫지 않으려나 합니다만...;; 
그냥 '끝판왕'이 HD600이라고 한다면 이미 더 날고 기는 물건들이 나와있으니... 
 
2000년대 초반 말씀하시니 옛날 추억들이 새록새록 기억납니다. 얼굴에 모공이 뽕뽕뽕 보이고 잔주름 진 지금과는 달리 솜털마저 아직 남아있던 스무 살 아기 성인 시절, 그 시절에는 헤드폰 산다 하면 용산전자상가 뿐만 아니라 청계천, 남대문시장도 돌아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복개하기 전의 청계천 고가차도 그늘 아래로 다니면서, 당시 HD600 천하 시절에 대한 반발심과 젠하이저 베일이 싫어서라는 이유로 K501, DT931 같은 걸 구경하러 다녔지만, 결국 제 선택은 완전히 비주류였던 소니 CD780, CD2000 쪽이 되었습니다. 이것들, 번인 되면서는 극저역은 아니더라도 그 비슷한 것이 나오긴 했습니다. THD 찍으면 꽤 우울하겠지만요. 
 
그렇게 변방으로만 다니다가, 지금 제 곁을 지키고 있는 물건들은 HD650, K501, D1001 이런 것들이 메인이예요. 제겐 여전히 끝판왕은 아니지만, 종착지가 되었습니다.

05:09
21.01.25.
profile image

타겟 중립성에 연연하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자신이 선호하는 소리에 얼마나 근접한지를 읽어낼 수 있는 안목을 쌓는 것 
 
이말에 많이 공감하고 갑니다!

09:48
21.01.25.
profile image

중립적인 타겟이 무엇이냐!를 찾는 이유는 플랫한 스피커의 완전한 모사를 목표로 하는 것이죠.
  
하만의 OE 타겟이 지금은 모르겠으나 처음 출발도 단순한 선호도 조사가 아니라 훈련된 리스너로 플랫한 스피커를 청취, 헤드폰을 들으면서 EQ를 통해 최대한 비슷하게 맞춰보고 평균을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소위 '중립적인 타겟'은 플랫한 스피커의 모의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고 헤드폰/이어폰의 한계로 완벽하게 모사하는 것은 불가하기에 계속해서 발전이 있으리라 보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중립적인 것과는 별개로 개인에게 있어선 타겟에 맞춘 개인 취향이 무엇인지를 아는게 가장 중요하지 싶습니다.

11:23
21.01.25.
profile image

저도 그런 표현을 한 것 같은데... ㅎㅎ  "선호하는 타겟" 표현은 잘못된 것으로 보이네요. 타겟을 만들 때 선호하는 음색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스피커를 플랫하게 맞춰놓고, 그 스피커 소리를 듣고, 헤드폰의 소리가 스피커와 비슷하게 레벨을 조정해서 만든 것이에요.  
 그 테스트를 초기에 훈련된 사람만 해서 문제가 됐던 것이고, 이후 여러 사람을 테스트한 후에 평균값을 낸 것입니다.  
앞으로 설명할 때 좀 더 신경써야 겠습니다.

11:24
21.01.25.
profile image
Plamya 작성자
영디비
사실 저 올리브-웰티 타겟 관련 자료 찾아보다가 놀라울 정도로 오리지널 소스를 찾기가 어렵다는 데 좌절한 기억이 납니다ㅋㅋ 그래서 시카고?에서 있었던 컨퍼런스에서 했던 PPT내용과 올리브-웰티 논문을 인용한 글들을 찾아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거기서 등장한 게 'Preferred target'이라고 기억합니다(2년 전쯤 봤던 것 같은데, 컴퓨터를 여러차례 포맷하면서 그 때 찾았던 글들은 다 잃어버렸습니다..). 그걸 그대로 한글로 옮겨적은 것인데 혹시 한국에서 저 용어를 정식으로 번역한 건 다른 이름인가요?
13:35
21.01.25.
profile image
Plamya

그러네요? 논문도 Preferred target이라고 되어 있긴하네요 ㅎㅎㅎ  
 
 제가 얘기하고 싶은건, 선호 타겟이 결국 플랫한 스피커 기준이라는 얘기입니다. 
 실제로도 전문가는 저음 기준이 조금 낮았고, 일반인은 저음 기준이 조금 높았어요.

14:01
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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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 3일 전16:45 177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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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ist 24.08.21.19:18 225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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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아리 24.07.12.00:34 75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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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쟁이 23.11.05.16:13 64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