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이헤폰들로 특정 곡들을 반복하여 작살내 보았습니다
오늘은 퇴근하고 업무가 몰려올 시즌이라 걱정도 하고 보고서 쓸 생각에 머리아파하다가,
머릿속을 리셋할 겸 Flying Lotus의 곡들로 메인 기기들 다 돌려가면서 특정 곡들을 소위 작살내(?) 보았습니다.
오늘은 힙댁으로만 재생했습니다. zen can의 hd6xx모드 기준은 좀 다른 기기들한테 불공평한거 같아서ㅎ..
문득 생각해보니 flying lotus곡들이 제겐 웬만한 락메탈 뺨치게 빡세고, 웬만한 프리재즈 못지않게 구성이 다채롭고,
웬만한 일렉 곡들 못지 않게 사운드가 꽉꽉 찼던 인상이었거든요. 듣고 즐길 요소가 많아서 참 좋아했어요.
힙합트랙에 가까운 Dead Man's Tetris나 프리재즈색채가 짙은 Moment of Hesitation같은 곡들도 좋지만,
위 곡들을 집중적으로 작살낸 이유는, 보통의 팝에서는 듣기 힘든 빡센 저역 사운드로 가득 찬 구성 때문인데요..
그 저역 사운드가 이 곡들의 듣는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이헤폰의 매칭도 확 나눠지겠구나 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기기별로 천차만별이더라구요.
hd6xx로는 도저히 즐길 수 없어서 중간부터는 그냥 걸어놨습니다(..)
블레싱2는 저역은 일관적으로 와일드하고 좋았지만, do the astral plane의 중반부같은 복잡한 구성에서는
분리도, 해상도면에서 lo-fi 사운드가 되어버리는... 특히 고역 디테일은 er4xr이나 헤드폰에 비하면 아쉽네요.
er4xr은 깔끔하고 디테일하고 분리도 이미지 다 좋았는데, 상대적으로 부족한 저역 때문에 심심해요.
재미 면에선 차라리 er3xr이 낫다 싶네요.
r70x는 제일 무난했습니다. never catch me의 후반부 하이라이트의 킥드럼 연발 부분도 나름 맛깔나게 재생하네요.
근데 끝판왕이 있었으니.. 이런 곡들은 t50rp mk3한테 다른 애들이 비빌 수가 없네요.
재미의 차원이 다르게 느껴져서 새삼 놀랐습니다. 테크니컬한 부분은 물론 r70x나 er4xr이 낫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Zodiac shit sub bass의 디테일한 표현도, 그루비한 반복 킥드럼도, 빡센 킥드럼 연발 부분도, 리버브 표현도 뭐 그냥..
다른 이헤폰에서는 아예 못살리거나(hd6xx) 재미가 없거나(er4xr)한데, 얘는 이런 쪽이 정말 맛깔나네요.
야후옥션에서 왼쪽 유닛 고장난거 우연히 발견해서 고쳐쓰려고 4000엔돈에 들인 녀석인데,
받아보니 웬걸 양쪽 유닛 모두 정상에, 고역이던 담배냄새도 지금은 다 빠져서 이렇게 메인자릴 꿰고 있네요 헣허..
근데 생각해보니 이게 세미오픈형이라 이런 재미를 주는건가 싶어서, 밀폐형을 들여봐야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합니다.
애초에 오픈형으론 이런 부류는 재밌게 듣기가 힘든건가 싶어요.
제가 그래서 밀폐형 헤드폰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