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maha HP-50S 빡청 후기(+추천곡 스압)

 
 얼마전에 왔던 Yamaha의 hp-50s를 시간을 두고 빡청해보았습니다. 
 이 hp시리즈의 첫 릴리즈가 1970년대에, 이 제품은 그 이후에 출시되긴 했을 테지만 그럼에도 상태가 좋았기에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Orthodynamics의 구조나 작동 원리 이런건 문과인 저에겐 좀 어려워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구글링 해서 나온 결과로는, 여러 포럼에서 이걸 컬렉팅해서 듣는 사람들이 있었고, 모딩하고 뭐 하고 하는걸 보니 이쪽 업계(?)에서 나름 이름을 남긴 기종이지 싶어요.
  
 처음 왔을땐 낯설던 토널 밸런스 때문에 EQ를 조정해보기도 하다가, 문득 생각난게
 '이 제품이 발매되던 시절의 레코딩들이 어땠더라?' 더군요.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다이나믹스를 확보하기위해 음량은 낮았고, 지금 기준으로는 저역빈약+고역강조 였던 음반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근데 얘는 저역&중역에서 플랫하게 가다가 중고역&고역이 떨어져서 bassy하게 들리는 밸런스거든요. 
 그렇다면 그 시절 곡들을 요즘 곡들같은 밸런스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결론은, 예상대로 제가 가진 올라운더성향 기기들에선 못 내주는 맛을 얘는 내 주더군요.
 다른 기기들로 들을 땐 보컬대역의 밑둥을 잘라놓은듯한 가벼움에, 하이햇심벌이 너무 튀어서 거슬린다고 생각됐던게, hp-50s에선 곡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요. 특히 보컬이 멀다고 생각했던 곡들은 한층 가깝고 현장감있게 표현되구요. 
 보컬, 브라스와 피아노 사운드를 표현할 때의 밸런스가 참 취향에 맞는데, 이 요소들이 하필 메인 멜로디나 중요한 리프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 좋게 들리는 경향도 있겠네요.  
 
 굳이 이 시절이 아니더라도, 90년대, 2000년대 앨범중에서도 비슷한 밸런스로 믹싱된 앨범은 많구요.
 물론 요즘 곡들 듣기엔 좀 부자연스러워요. 대놓고 레트로 표방한 곡 아닌 이상 고역이 떨어지니까 맛이 안 살더군요.  
  
 그래서 1980년대에 출시된 포타프로도 같이 꺼내서 들어보고 참 며칠동안 혼자서 잘 놀았네요.   
 제 기준 예쁜 빈티지한 디자인 덕에 빨리 정이 붙어서 그런건지, 이 토널밸런스가 단점이라기보단 개성으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니 지금은 따로 레트로, 올드팝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즐기는 지경입니다. 
 거진 10년이상 들어보지 않던 음악들도 다시 찾아서 듣게 만들어 준 덕분에 추억팔이도 하고 재밌네요. 
    
 
(+추천곡 겸 테스트에 사용한 음악 일부) 
  이 외에도 Quantic, Junior Senior의 Move your feet, Lenny Kravits나 Marvin Gaye, 마잭형님, Duke Jordan의 No problem, Yeah Yeah Yeahs, Jorja Smith의 Rose Rouge, Broadcast, Fishmans, 옛 일본 시티팝이라던지..    
 
 보자마자 아실 법한 옛날 뮤지션이나 레트로한 사운드의 곡들을 들으며 느낀건데, 그냥 이 음악들 들을 땐 메인으로 써도 될 만큼 개성도 뚜렷하고 재미있는 헤드폰이었습니다. 선라이즈님께 또 한번 감사의 말씀을.. 
  
  
 

 
 2000년 릴리즈인 Mama's Gun 앨범은 전체적으로 맛깔나게 내 줍니다. 요즘 밸런스 같으면서도 로파이한게..
 에리카 바두의 목소리와 곡은 너무 좋아하지만 에리카 바두 목소리의 무게감을 들어내버린 것 같은 음원의 믹싱은 취향에 맞지 않아서 라이브를 찾아듣곤 했었는데, hp-50s로는 아주 즐겁습니다. 
  
   
 

 
 1979년 릴리즈입니다. YMO 피아니스트로도 유명한 사카모토 류이치가 멤버였던 밴드죠.  
 hp-50s로 옛날 곡 들어보자 하고 제일 먼저 찾아들었던 앨범인데, 듣고선 이거구나 했네요ㅎ 
 따로 논다고 느꼈던 고역대 요소들이 녹아들어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1961년 릴리즈입니다. 사실 이 곡은 어떤 기기로 들어도 좋게 들리는 곡이긴 합니다만, 섹소폰과 피아노사운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네요. 자주 듣던 동시대(?) 뮤지션 John Coltrane의 당시 앨범들과 비교해보면 뭔가 리마스터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럼에도 실황의 날 것 같은 느낌도 있구요. 리마스터 앨범이 확실히 더 정돈된 느낌은 있지만, 개인적으론 오리지널의 사운드를 더 좋아합니다. 
  
 

 
 2006년 릴리즈이지만 래퍼런스들이 거진 올드팝으로 구성되었고 전체적인 방향성이나 믹싱도 레트로한 앨범입니다.  
 +이런 류의 앨범중에 재즈로 간 게 Madlib의 Shades of blue겠네요. 힙합 뮤지션이 아예 블루노트 레이블 통해 내놓은 앨범이니 뭐.. 이 앨범도 hp-50s로 듣기 좋습니다.
 여튼 2분 이내의 트랙들로 구성된 앨범이라 전체를 듣는 경우가 많은데, hp-50s로 들을 때가 가장 좋았네요.  
 모든 곡이 좋지만 제일 유명한 곡중 하나인 Time : The Donut of heart 입니다. Airworks나 Stop 등등 좋은 트랙 많아요.
   
   
  
 
  
 1997년 릴리즈입니다. D'sound의 90~2000년대 앨범이 전체적으로 보컬이 멀고 드럼사운드가 강조되어 믹싱된 경향이 있는데, 에리카 바두의 초기 앨범과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그 아쉬운 부분을 딱 메워주더군요.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도 엄청 좋아하는 밴드라 그 추억 때문에 엄청 들었네요ㅎ 음원, 라이브앨범 할 것 없이 hp-50s가 가장 맛깔나게? 요즘 사운드스럽게? 표현해줘서 좋았습니다. 
  
  
 이상 후기 겸 추억팔이의 흔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