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창동 무중력지대에서 청음한 사운드캣 이어폰 사진들입니다.
2019년 4월쯤 제가 한창 이어폰 휴덕을 하고 있을 때 제가 자주 들르던 저희 집 근처 창동 무중력지대에서 이런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대충 음악전시회다 뭐다 하면서 창가 쪽 테이블에 인디 아티스트들의 곡들이 담긴 DAP과 거기에 연결된 이어폰들이 전시되어 있었죠.
그런데 협찬사 중 사운드캣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연히 오디오필이었던 저에겐 꽤 유명한 이어폰 수입사였으니까요. 이런 저의 오디오필 기질 때문에 저는 음악 자체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이어폰에 더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는 속담과 똑 닮았죠....
이어폰들을 다시 잘 살펴보니 역시나 사운드캣이 수입하는 브랜드 이어폰들만 있었습니다. 각각 커널웍스, 이어소닉스, 웨스톤의 이어폰이 두 대씩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에티모틱 제품은 없었지만 그래도 용산까지 안 내려가고 집 근처에서 사운드캣이 수입하는 브랜드의 이어폰을 즐길 수 있었다니 그것만으로도 이득이었죠. 다만 제가 그때 청음했을 때 느꼈던 기억은 정확하게 나지 않아서 대충 이런 이어폰들이 있었다 정도로만 아시면 될 겁니다.
커널웍스의 CW-U02입니다. DAP으로 인디 음악가의 음악을 들었을 때는 해상력이 몹시 좋았는데 제 폰에 직결하니 다소 소리에 막이 끼더군요. 물론 제 폰이 후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밸런스는 딱히 어느 음역대가 부각된 곳은 없던 것 같았고 플랫한 느낌이었습니다. 펀사운드와는 거리가 있었죠.
커널웍스의 CW-U12aEX입니다. 지금 사운드캣 쇼핑몰을 통해서 가격 비교를 해보니 이게 훨씬 비싸더군요. BA 개수는 한 개 더 추가된 거 뿐인데 가격은 CW-U02의 두 배 가까이 되네요. 그런데 정작 이걸 청음했을 땐 CW-U02에 비해 뭐가 더 좋은지 크게 느끼진 못했습니다. 그냥 똑같았던 것 같았는데.... 아마 저라면 그냥 CW-U02를 샀을 것 같습니다.
이어소닉스사의 ES5를 청음했을 땐 중고역이 꽤 시원시원하게 들렸습니다. 보컬이며 일부 바이올린 음역대, 피아노 소리가 부각된 느낌이었어요. 이어팁 사이즈가 약간 작아서 착용이 잘 안 됐고 저음을 제대로 듣지 못하긴 했는데 아마 제대로 착용했어도 저음은 거들 뿐 중고역 위주의 밸런스는 그대로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ES2 역시 ES5와는 크게 다른 점은 없었지만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드라이버 수가 적어서 그런 걸까요? 음역대가 ES5보다는 덜 풍성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다만 가격대를 감안하면 이 정도야 눈감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남은 브랜드가 웨스톤 뿐이었는데요. 저는 웨스톤과 궁합이 정말 안 맞더군요. 공교롭게도 웨스톤의 이니셜 'W'자가 생각나는 특유의 W자 음색은 저에게는 몹시 답답하게 들렸습니다. 저음은 너무 부각돼있고 중고음은 저음에 너무 묻혀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웨스톤 이어폰의 소리에 익숙해지려고 노력을 해도 익숙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보청기 회사로 시작했다지만 이건 보청기가 아니라 이어폰인데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W40은 아마 30초컷으로 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W60을 청음했네요. W80인 줄 알았는데.... 뭐.... W60도 W40은 물론이거니와 제가 저번에 캣츠커피에 가서 청음한 W80과 별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나마 페리오딕 오디오 이어폰보다는 나은 수준 그 정도였어요. 물론 웨스톤 이어폰을 좋아하시는 분도 계실 테니 취향은 존중하지만 적어도 역시 저에게는 영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이 곳에 에티모틱 제품이 있었더라면(아, 그건 삼단딜도 때문에 오히려 거부감이 더 클까요?)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어폰 청음을 하고 난 후 며칠 좀 지나서 다시 무중력지대에 방문을 해보니 이어폰들이랑 DAP들이 사라졌더군요. 아무래도 전시 기간이 종료돼서 기기들이 철거가 되었나 봅니다. 음악 전시는 종료돼도 이어폰들은 계속 청음할 수 있도록 놓여졌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습니다.(웨스톤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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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기es2는 못 들어봤었고 es5는 전에 들었을 때 "좋은데 딱 가격값" 정도 느낌이었던지라 큰 흥미가 없다 이번에 막 관심이 도졌네요. ㅋㅋ
커널웍스는 예뻐서 들었는데 생각보다 소리도 괜찮아서 놀랬습니다. 물론 가격을 배제하고 생각했을때요. ㅋㅋ 근데 u12 기준이라 u02가 u12와 사운드 차이가 크지 않다면, 나름 매력적이겠네요.
+ 웨스톤은 그냥.....그냥 별로였... w40 2019 버전을 꽤 오랬동안 가지고 있기도 했지만, 역시나 별로라고 밖에 평을 못하겠더군요. ㅋㅋ 하지만 업계 최고의 착용감만큼은 인정입니다. 사실 그것 땜에 w40을 가지고 있던 거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