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 삽입깊이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ex800st)
얼마전에 구매한 ex800st가 왔어요.
4.4커케도 함께 들어있는 매물이어서 어젯밤은 거의 새벽까지 진득하게 들었네요.
아쉽게도 결론은 제게 맞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블레싱2의 재발견입니다ㅎ..
다름이 아니라 요인은 제 귓구멍과 삽입깊이인 것 같구요(..)
1년반 쯤 전 이헤폰에 관심가지기 시작한 이후로 처음 산 이어폰이 er3xr이었는데, 얘 때문에 제가 버릇이 잘못 들었나봐요.
전 에티모틱이 아주 여유롭게 들어가다못해 삼단팁도 잘 밀착이 안 되어서 신경을 써 줘야 하는 광활한 이도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태어난 게 이모양이고, 하필 처음 산 이어폰이 에티모틱이다보니 이어폰은 일단 깊이 쑤셔박고(?)보는 버릇이 생긴거죠.
에티모틱은 깊으면 깊을수록 소리가 깔끔하고 좋았으니 다른 이어폰도 다 그럴거라거 생각한거예요. 어설픈 경험과 무지가 빚어낸 촌극..ㅋㅋ
처음 ex800st들었을 때, 이게 뭐야?? 싶을 정도로 저음은 부풀어있고, 고역은 다 찌그러지고(..) 선라이즈님이 치찰음도 말씀하셨었는데 치찰음은 차치하고 고역이 그냥 다 죽어있더란 말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이럴리가 없는데 말이죠.
마침 비청하던게 블레싱2였는데 얘도 그래프 보면서 들어보니 이것도 다를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이전까진 헤드폰과 이어폰은 구조도 다르고 사람의 귀 모양은 다 다르니까 측정치대로 똑같이 들릴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니까 이건 다른 변수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거죠.
그래서 혹시..? 하고 블레싱2와 ex800st의 이어팁을 제일 큰 걸로 바꿔보고, 삽입깊이를 조절해봤어요.
그랬더니.. 귓구멍을 아주 살짝만 막아주는 얕은 깊이에서 ‘이거다!’ 하게 되네요.
그동안 에티모틱 이어폰들처럼 쑤셔박고 쓰던 제게는 착용감면에선 위화감이 있었지만, 다시 쑤셔박아보니 어김없이 중고역 디테일이 뭉그러지네요.
그리고나서 에티모틱을 다시 듣는데, er4xr의 고역이 차분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ex800st의 치찰음이 뭔지 알겠고, 청감적으로도 그래프 측정치와 유사하게 나오고요.
놀라웠던건 블레싱2였습니다.
잘못된 착용상태에서도 토널밸런스는 크게 불만이 없었는데, 방법을 바꾼 뒤에는 토널밸런스 개선에 고역디테일과 스테이징까지 개선되는게 느껴지니.. ㅎ ㅏ..
어쩐지 이 쉘이 귀에 닿을 일이 없는데 왜 굳이 이렇게 귀를 본뜬 것 마냥 만들었나 했어요. 얕게 착용하니 쉘이 귀에 닿는군요(..)
이걸 깨닫고 다시 ex800st로 넘어왔는데, 제겐 표현력, 고역 디테일과 분리도, 스테이징 등 전체적으로 소위 급 차이가 느껴지더라구요.
헤드폰은 토널밸런스가 어느정도 플랫하지 않아도 eq등으로 즐길 수 있었는데, 얘는 애초에 대자 이어팁도 좀 작기도 하고 표현력 이라던지 스테이징 부분에서 에티모틱과 블레싱2보다 낫다고(즐길 수 있는)할 포인트를 아직 못 찾았어요.
좀 더 두고 들어보긴 해야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제 귀가 이 모양이라 기기 성능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여러모로 아쉽고 그렇습니다ㅠ
하지만 덕분에 엄청 좋은 공부가 되었네요ㅎㅎ
댓글 6
댓글 쓰기계속 아쉬웠던 부분이 착용방법 때문이었다니.
hd6xx도 착용 방법 바꾸고 지금 메인이 된 건데, 이어폰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네요ㅋㅋ
소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상태는 되어야 호불호를 논할텐데, 이건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저도 너무 아쉽네요ㅠ
전 기본 중팁 사용하면 아예 EX800ST 덕트까지 귀 안으로 파묻힙니다..;;
그렇다고 대팁 사용하면 약간 무뎌지고..
이걸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파이널 E팁 중자 사용해서 해결봤습니다.
(파이널 E팁이 높이가 있다 보니 덕트 안 막히고 적당한 깊이로 착용되더군요.)
그래도 착용법으로 블레싱2가 구원을 받았으니 다행이라고 봅니다 :)
블레싱2는 정말 좋은 이어폰이예요.. 제 귀랑 잘 맞는걸 수도 있고요. 그동안 오해해서 좀 미안했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