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이 짐이 된 사캣 방문기.

집에서 나갈 때에는 비가 조금은 오는 것 같아서 우산을 들고 나갔는데 
용산역 도착하니 거의 그쳐서 우산이 짐만 되었습니다.. orz 
(그나마 접이식 우산 들고 가서 걸리적거리진 않았습니다)  
 
각설하고, 어제 받은 추천 리스트와 U12t를 들으러 다녀왔습니다. 
티아 포르테, ES60, 록산느, 라일라 먼저 쭉 들어보고 마지막에 U12t를 들었습니다. 
만년 막귀의 취향에 따른 결론만 적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ES60) <(=) 라일라 < 티아 포르테 < 록산느 << U12t 
.. 결국 U12t를 위한 270만원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워낙에 취향 저격이 강한 물건이라.. orz) 
    
 [테스트 환경: 갤럭시 노트 10+ 블루투스 볼륨 최대/큐델릭스 LDAC 볼륨 -24dB/음원 리플레이게인 89dB]
 ES60은 일단 쉘이 너무 작고 이어팁도 웨스턴 고유의 폼팁 짧은 게 달려서 착용부터 애매했습니다. 
(집에 있는 웨스턴 실리콘팁/긴 폼팁이라도 들고 갈 걸 그랬습니다..) 
청음할 때 손으로 고정시키면서 들어야 하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더군요.. 
일단 다른 녀석들 대비해 효율이 좋은 건지 볼륨은 제일 컸습니다. 
다만 착용 상태 불량과 폼팁 영향인지 모르겠는데 
피아노 소리가 널뛰면서 겹칠 때에 소리가 영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ART OF LIFE의 피아노 파트를 들었을 때입니다)  
이 부분이 크리티컬해서 일단 밑으로 두었습니다. 
<다만 워낙에 착용이 애매했던 터라 차후에 제대로 팁 가지고 가서 다시 들어 볼 의향은 있습니다.> 
  
라일라는 드럼 나올 때에 미묘하게 뭉개지는 느낌이 들어서 하위로 밀렸습니다. 
저음의 윤곽이 오늘 들은 것 중에서는 가장 애매한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저음이 적은 곡에서는 의외로 잘 소화되는 편이더군요. 
티아 포르테는 표현되는 대역은 넓은데 역시나 저음 울림에 약한 게 발목을 잡았습니다..;; 
얘도 그렇고 U18t도 그렇고 이상하게 고가 라인업하고는 이 부분에서 안 맞더군요..
(청음할 때에 1번으로 듣는 곡이 있는데 이 곡의 초반부에서 체감이 확 되는 편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음 울림이 강하면 손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록산느는 취향에는 맞지 않았지만 오늘 새로 들은 것 중에서는 꽤나 인상깊은 소리였습니다. 
특유의 굵직한 소리가 남성 보컬, 특히 중저음 가득한 보컬에서 듣는 맛이 좋았습니다. 
딱히 거슬리는 부분도 없었고 여성 보컬 들을 때에도 굵은 게 아쉬웠을 뿐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 괜찮더군요. 
 
그래도 역시 U12t를 들으니 원픽은 이 녀석이 되더군요..;; 
저음 울림의 양감이나 윤곽, 보컬 표현의 결이나 고음의 처리 등 
장르를 확확 바꿔가며 들어봐도 원하는 대로 나와 주는 게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얘를 들으니 정말 돈 열심히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2시간 청음하고 오늘도 답답해진 입을 위해 카페에서 음료 주문해서 나왔습니다. 
(KF99 마스크 착용하고 장시간 있으면 꽤나 답답해서.. orz) 
ES60이 좀 아쉽긴 한데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주로 추천받는 사캣 고가 라인업들에 대한 취향은 파악이 된 듯합니다. 
더 들어 볼 게 있으면 이번에 애매해진 ES60 들을 겸 나중에 가 봐야겠습니다. 
 
다음에는 압구정에 있는 가게의 고가 라인업들을 좀 들어 볼 예정입니다. 
여기에도 고평가받는 제품들이 좀 있어서 어떤 소리를 듣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다만 여기 고가 라인업들은 정말 미친 듯이 뛰어오르다 보니 구매할 엄두도 안 납니다..) 
접근성도 제 기준에서는 압구정 쪽이 좀 더 나은 편이라 편하게 오고 갈 수 있어서 좋습니다. 
대충 리스트 확인해 보는 대로 다녀와 봐야겠습니다. 
<이번엔 제발 비 안 올 때여야 할 텐데.. (일기예보를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