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던 물건을 처분할 때의 묘한 기분

안녕하세요. 
alpine-snow 입니다. 
 
3년간 동고동락했던 차를 오늘 매각하고 왔습니다.(2015 i30 2.0 GDi 6단 수동) 
제 나이에 비해 펀카(Fun Car) 컨셉이 강하게 드러나 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가족을 편하게 태우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나도 편하게 타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쿨하게 차를 청소하고 상사에 세워놓고 나서려니, 거 참... ㅠ.ㅠ
차를 어루만져주며, 그 동안 고마웠고 끝까지 함께 가지 못해 미안하다며 인사를... -_-a;;
누가 보면 쟤 왜 저래? 이럴 것 같은데, 정작 보니 저만 그런 건 아니었던 듯. 
긴 마음의 준비와 긴 인사도 없이 그렇게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뒷모습을 
돌아오는 차창으로 보니 마음이 참 짠하더군요. 
아침마다 늘 보던 그 익숙한 모습을 이제는 못 보는구나 싶으니... 

평범치 않은 카라이프 중 가장 오래 탔지만, 뒷북치다 보니 아주 오래는 못 탔네요.
남들은 한창 젊은 20대~30대 초중반까지 주로 많이들 타는 차를 
저는 30대 중반에 사서 40 목전까지 탔으니.

어떤 물건이든, 정 들여 쓰던 것을 처분할 땐 항상 비슷한 기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 자동차가 그런 느낌이 가장 강하게 드네요.
그 좋아하는 오디오도 이렇게까지 짠한 기분은 느끼지 못했는데.
 
집 차(K3 1.6 GDi 오토)로 바꾸면서 우려했던 건 수동 → 오토 적응 문제와 
오디오 품질 문제였습니다. 

다행히 정비를 해놓아서인지 차는 야무지게 잘 나갑니다. 주행성도 좋고.
기계식 악셀(구형차들)은 확실히 수동이 제맛이지만, 
전자식 악셀(2010년 이후 대부분)은 역시 수동보단 오토가 진리라는 걸 느꼈고요.
형제차끼리 비교하자면 아반떼MD <<< i30 << K3 이 정도 느낌...
디자인이나 쓰임새는 개인차가 있지만, 주행성은 가장 세련되었네요.;;
뒷바퀴 한 개짜리 삼륜차 느낌이던 아반떼MD는 말할 것도 없고 
i30조차도 조금 남아있던 붕붕 뜨는 느낌이나 뒤쪽이 낭창거리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오디오가...;;
주행성이 좋은 차들은 대체로 오디오 음질이 마음에 안 드네요.
특히 순정 헤드유닛 블루투스의 자글거리는 소리... 서랍 털어서 오디오 작업 들어갑니다. ㄱ-;; 
 
DT990 Pro랑 m900은 슬슬 준비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