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maha HP-50S (with Atom Amp) 소감
우체국 직원분의 실수로 토요일날 도착해야했던 아톰 앰프가 대략 4일을 더 헤매다가 오늘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큐델릭스에만 물려봤던 HP50S를 드디어 헤드폰 앰프에 물려서 들을 수 있게 되었네요.
일단 이 헤드폰을 먼저 구매해서 써보신 두 분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음의 단단함이 매우 좋습니다. 짱짱하게 잘 튜닝된 드럼의 소리를 듣는 느낌이랄까요. 단순히 저음이 많은 이어폰, 헤드폰을 듣다보면 잊게 되는 쿵빡의 질감을 다시 되새기게 하는 그런 저음이었습니다.
저음부터 중역대까지 전체적으로 올라와서 보컬의 목소리나 일렉 기타의 톤까지 두껍게 올라오는 감이 있습니다. 보컬이 센터에서 좀 툭 튀어 나오고, 그 양 쪽을 기타나 피아노 같은 멜로디 악기가 빈틈 없이 꽉 채워넣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사운드 밀도가 좀 떨어지는 곡들은 가깝게 들리고, 원래도 좀 타이트하게 맞춰놓은 곡들은 좀 과하게 밀고 들어오는 듯합니다. 제가 전에 들었던 Echo H16에서도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Orthodynamic 드라이버 자체의 느낌이 이런건지, 이 시절 튜닝이 다 이런 느낌인지는 모르겠네요.
뭔가 복잡한 곡에서는 부담스럽게 들릴 수 있을법한데, 단순하게 드럼 위에 피아노나 기타 하나가 곡을 쭉 끌어가는 그런 느낌의 곡에서는 이 특이한 중역대의 느낌이 굉장히 개성 넘치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 드럼 쿵빡 위에 메인 악기 몇개 뚝 던져놓은 그런 음악들을 들으면 괜찮겠다 싶어서 몇 개 찾아서 들어봤습니다.
Green Day의 When I Come Around
Reel Big Fish 버전의 Take On Me
9mm Parabellum Bullet의 ハートに火をつけて
T.M.Revolution의 Hot Limit
이 헤드폰이 야마하 엘렉톤 번들로 넣어준 헤드폰이라길래 야마하 엘렉톤으로 음악에 입문했고, 야마하 신디사이저 개발팀에도 재직했었고, 야마하 신디사이저로 명성을 쌓은 아사쿠라 다이스케의 곡을 (Hot Limit 외에도 몇 곡 더..) 몇개 들어봤는데 확실히 신디사이저나 키보드 소리를 잘 살려주는 느낌도 드네요.. 물론 제가 해골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일수도 있지만..
원래 튜닝 자체도 꽤나 완성도 있고 개성 넘치는 소리인데 선라이즈님 EQ를 적용하면 부담스럽게 튀어나와있던 중역이 전반적으로 뒤로 물러나면서 조금 더 깔끔한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매우 좋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지금에야 이걸 제가 2500엔인가에 낙찰받아서, 배송비까지 다 해서 5만원에 구해서 듣고 있지만, 이게 엘렉톤 번들이면 몇백~몇천만원짜리 악기 안에 들어있었던 건데 좋은 건 당연한건지도 모르겠어요 ㅋㅋㅋㅋ
새삼 버블재팬의 기술력과 물량 투입에 경의를 표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이제 다음 목표는 MDR-Z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