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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이 바닥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물건.

연월마호 연월마호
4681 3 20

다들 음향기기 접하시면서 하나쯤 충격을 가져다 준 물건들이 하나씩은 있을 겁니다. 
제 경우에도 몇몇 기기들이 상당히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극히 최근으로 치면 64오디오 U12t 가 속할 겁니다.)
그런데 사실 이 녀석을 훨씬 상회할 정도로 청음했을 때에 충격적이었던 물건이 있었습니다. 
  

PHOTO_0040.jpg

 
바로 이 녀석입니다. 
젠하이저 헤드폰의 여러 의미에서 끝판왕이었던 오르페우스(HE90, 옆은 전용 앰프 HEV90) 입니다. 
현재는 HE-1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데 사실 디자인은 얘가 더 마음에 들긴 합니다. 
(어차피 둘 다 구매가 불가능한 물건이니) 
이게 2011년 연말에 국내에서 청음샵들을 통해서 청음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 본 건 혜화역 이어폰샵에서였는데, 여기서는 그냥 구경만 열심히 했습니다. 
당시 이 가게 가 보셨던 분은 아시겠지만 청음샵인데도 엄청 시끄럽게 음악을 틀어놓아서 
얘를 듣기에는 상성이 최악이었습니다..;; 
그리고 청음할 수 있는 디바이스도 옆에 물린 CDP(얜 사진이 없군요..) 로만 가능했습니다. 
사전 정보 하나 없이 구경했던 터라 제대로 들어 볼 준비도 안 되어서 그냥저냥 보고만 왔습니다.  
 
그러다가 커뮤니티 눈팅을 하다 보니 여의도 스마트오디오 샵에도 들어온다고 나왔습니다. 
(여기가 현재의 압구정 소리샵/셰에라자드의 전신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실수하지 않으려고 미리 전화해서 시간 확인하고 CD 챙겨서 준비하고 갔습니다. 
원래는 청음회를 따로 열어서 청음하는 형태로 진행한다는데, 
우연히도 비는 시간이 있어서 청음회와는 관계없이 단독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PHOTO_0036.jpg

PHOTO_0038.jpg

PHOTO_0037.jpg

 
이 시절부터 이 가게는 청음 환경을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일단 실내도 조용하고, 디바이스도 네임의 오디오 시스템을 물려 놓았습니다. 
아이패드에서 선택도 가능했었고 CD를 통해서도 청음이 가능하게 잘 만들었더군요. 
(나중에 뒤져 보니 디바이스 연결에 사용했던 케이블도 엄청나게 비싼 물건이라고 하더군요.) 
일단은 비치된 디바이스 음원을 먼저 들어봤는데, 
영 알고 있는 곡도 없고 해서 그냥 가져 간 일본 음악 CD를 넣고 돌렸습니다. 
(클래식은 통 관심이 없어서..) 
  
보통은 밸런스가 마음에 드나 안 드나, 표현력은 어떤가를 듣는데 
이 녀석은 그런 걸 다 무시하고 자연스러운 소리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도 오래 전 일이라 (벌써 10년..)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다는 표현이 제일 잘 들어맞는 물건이었습니다. 
눈 감고 가만히 듣고 있으면 작은 콘서트 홀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오래 들어도 자극적이지 않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점에서 정말 좋았습니다. 
<한정판인 데다가 가격이 안 편하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이 대단한 물건을 아무 방해도 안 받고 1시간 동안 청음할 수 있었던 게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청음을 하면서 샵에서 청음회에 온 사람들에게 줬던 젠하이저 하드커버 노트를 주셔서 감사히 받았습니다. 
이 노트도 받고 나서 전 페이지 다 채울 때까지 열심히 썼었습니다. 
(지금도 책 보관한 데 찾아보면 나오긴 할 건데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제 음감 생활에서는 이걸 뛰어넘을 일은 현재까지는 없을 듯합니다. 
물론 아직 못 들어 본 초고가 물건들도 (HE=1도 그렇고) 엄청나게 많지만, 
보통의 짧고 바쁘게 듣는 게 아닌 한 기기를 시간 단위로 들어 볼 기회는 정말 드문 기회일 테니 
이걸 뛰어넘는 사건이 발생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사진으로만 봐도 그때의 추억과 감동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연월마호 연월마호
65 Lv. 85624/87120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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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철 정우철님 포함 3명이 추천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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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02:55
21.05.06.
profile image
SunRise
현재는 HE-1으로 세대 교체가 된 상태라 정말 듣기 어려울 듯합니다.
(매물이 뜬다고 해도 기본이 중형차 한 대 값이니..)
10:47
21.05.06.
2등
오르페우스 청음 소감 공통점이 거의 한결 같이 자연스러움이던데 소리가 너무 궁금하네요
03:06
21.05.06.
profile image
memorizm
이게 참 다른 표현으로 설명하기가 애매할 정도로
자연스럽다는 표현이 제일 잘 어울리는 물건입니다..;;
그냥 듣다 보면 넋 놓고 듣게 되더군요..
11:02
21.05.06.
profile image 3등
며칠 전 이 세트를 구매할 기회가 있었는데 셀러가 영 미덥지 않아서 파했습니다. 실매물이면 더없이 좋은 기회였는데...
03:30
21.05.06.
profile image
Xenon.
셀러만 정상이었어도 정말 좋은 기회였을 텐데 안타깝군요..;;
이제는 연식이 오래 되서 정상 매물 찾는 것도 정말 어려울 듯합니다.
11:04
21.05.06.
profile image

오르페우스 쩝.... 한번 듣기라도 하고싶네요 ㅎㅎㅎ

08:28
21.05.06.
profile image
닼-문
지금 기준으로는 나온 지 30년 된 물건이고 HE-1으로 세대가 바뀌어서
거의 환상종이 되었습니다.. orz
11:07
21.05.06.
profile image
연월마호
그니깐요 ㅎㅎㅎ
12:26
21.05.06.
넘나 비싼 그대. 저도 한번 들어보고싶은 제품입니다ㅎㅎ
09:56
21.05.06.
profile image
nalsse
얜 한정판이었으니 정말 비싼 물건이긴 합니다..;;
이젠 어디 실매물 있는 거 물어오지 않으면 듣기 힘들 것 같습니다.. orz
11:13
21.05.06.
profile image
니귀에BA
HE-1은 얘랑은 또 소리가 다르다고 하는데 못 들어봐서..;;
전 로또 당첨되도 HE-1은 무서워서 못 지를 것 같습니다.. orz
11:14
21.05.06.
profile image
분명 헤드폰에서 나는 소리인데, 자연음인줄 착각이 느껴지던 기억이었습니다.
꼭 한 번 들어볼만한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11:59
21.05.06.
profile image
alpine-snow
꼭 한 번 들어볼 만한 녀석인데 이젠 30년 전 물건이라
그럴 기회도 거의 없을 듯합니다..;;
현 세대의 HE-1은 얘랑 비교하면 소리가 어떨지 궁금하더군요.
12:18
21.05.06.
profile image
연월마호
저는 요새 고가 헤드폰들을 못 들어봐서 궁금합니다.
오르페우스와 비슷할지 아닐지도 모르겠고요.
저는 오르페우스는 정전형이건 뭐건 그런 것 자체를 느낄 수가 없었어요.
드라이버에서 나는 소리라는 느낌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젠하이저를 극도로 싫어하던 시절에 들어봤지만 정말 소리 좋았던 기억입니다.
말씀하신대로 공연장에 가서 듣는 듯한, 물 흐르는 듯한 자연음의 느낌이었어요.
클래식이나마나 마이크 여러 대 두고 믹싱된 음원을 재생하는데도
마치 공연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고, 소스의 바닥까지 싹싹 훑어내는 듯한
해상력과 정보량도 일품이었습니다.
취향을 떠나서 그냥 좋았습니다.
그래서 HD600에 오르페우스 느낌이 살짝 가미된 HD650을 선택하게 되었고요.
대역밸런스 이런거 다 무시하고 HD660S가 그나마 현실성 있는 가격대에
오르페우스에 0.01%나마 조금 더 가까이 간 듯 하기도 하네요.
우리가 얘기하는 50~60만원대 헤드폰도 평민층에서 살만한 물건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생 단 하나라도 좋은 헤드폰 써보고 싶다 하면 큰 맘 먹고 살 수는 있으니.
21:23
21.05.06.
profile image
루시드림
생긴 것도 영롱하고 소리도 반할 만한 물건입니다.
(가격은 기겁을 할 정도이지만..)
13:13
21.05.06.
profile image
연월마호
HD660S에 무늬목이랑 천연가죽 씌우고, 진공관 앰프 사다가 스텐 판 붙이면
오르페우스 못지 않은 영롱한 비주얼의 연출이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합니다.
다만 소리는 넘사벽... ㅠ.ㅠㅋ
00:16
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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