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가게 방문기.
주말은 미세먼지, 어제는 비 때문에 방콕하고 있다가 오늘 날씨가 좋아서 나가기로 했습니다.
(다만 일기예보를 보고도 긴 팔에 외투 입고 가서 꽤 더웠습니다......)
궁금했던 ES-P1 이랑 몇몇 이어폰들이 혜화역 가게에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날씨도 좋고 공기도 (KF99 쓰고 있었지만) 좋은 편이어서 기분도 좋더군요.
사람도 별로 없어서 이것저것 편하게 듣고 왔습니다.
오늘은 유료 퇴장 아이템부터 걸고 시작합니다.
슈어 총알팁 L사이즈입니다.
총알팁은 마지막에 산 게 필터 없는 구형이었으니 정말 간만입니다.
예전엔 5쌍 2만원이 비싼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크게 비싸지도 않은 느낌이더군요..;;
(구성품도 폼팁 5쌍, 설명서, 보증서, 청소툴, 지퍼백이라 알찬 편이고)
그리고 사진에서 보듯이 꽤나 큰 사이즈인데 막상 착용해 보니 적절하게 잘 맞습니다.. <역시 귀가 문제야..>
원래는 별 생각 없었는데 최근 pfe232를 다시 부활시키고 보니 마땅한 팁이 없더군요.
실리콘팁 L사이즈는 필터 뺀 상태에서 쓰긴 좀 불안하기도 해서 건져왔습니다.
노즐 부분도 구형과 달라져서 pfe232에 장착하기도 훨씬 수월해져서 마음에 듭니다.
만족도가 높았던 유료 퇴장 아이템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오늘 들어 본 거나 적어보겠습니다.
<늘 그렇듯이 막귀에 표현력 젬병이라 적당히 넘겨 보시면 됩니다.>
[테스트 환경: 갤럭시 노트 10+ 블루투스 볼륨 최대/큐델릭스 LDAC 볼륨 -24dB/음원 리플레이게인 89dB]
1. ES-P1
오늘 메인 청음 기기여서 열심히 들어봤습니다.
사실 매장에서 오픈형은 정말 청음을 안 하는 타입인데 오늘은 좀 조용한 편이라 들어 볼 만하겠더군요.
그 외에도 매장용은 솜 장착이 안 되어 있어서 청음이 정말 어려워서 도넛솜 한 쌍 들고 갔습니다.
전체적 인상은 유코텍 오픈형 사운드의 완성판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ES103부터 ES903/905까지는 꼬박꼬박 샀던 터라)
극저음은 (오픈형이라) 안 나오지만 저음과 중저음이 부드럽게 울리는 게 마음에 들더군요.
중역도 밀리지 않고 잘 나와 주고 고역도 약간 자극적인 느낌도 있지만 잘 나왔습니다.
다만 피아노나 아코디언 소리 들을 때 약간 튀는(?) 느낌인지 살짝 부자연스럽더군요.
최근 열심히 굴리고 있는 오픈형인 PK1과 비교해서 이 부분이 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비싼 가격을 충분히 소화하는 물건이라고 봅니다.
(세일 가격이면 정말 괜찮을 것 같은데 지갑 형편이..)
2. 스타필드
먼저 산 KXXS 때문에 건너 뛰었는데 Aria와 얼마나 다를까 궁금해서 드디어 들어봤습니다.
다만 수월우 기본 팁이 좀 별로인 데다가 사이즈가 중/소가 대부분이어서
다른 수월우 이어폰의 L사이즈와 바꿔치기(..)를 해서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음이 좀 많게 들리긴 했는데 그걸 감안해도 스타필드 소리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KXXS 대비하면 자극이 좀 덜하고 Aria 대비하면 더 깔끔한 밸런스였습니다.
그리고 특정 고역을 가지는 곡을 들어보니
확실히 이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반짝이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외장은 확실히 청음 제품부터 도장이 손상되서 관리는 좀 신경써야겠더군요..;;
나중에 여유가 좀 되면 수월우 DD 컬렉션에 추가시켜야겠습니다.
3. ER4SR
얜 사실 평가를 안 해도 될 물건이라 청음평은 생략하겠습니다.
프로스트팁이 안 맞아서 옆의 ER3SE 3단팁으로 바꿔서 들었습니다.
청음제품 중고할인 판매 가격이 괜찮아서 혹했는데
지갑 사정에 압박을 줄 것 같아 생략했습니다.
<여기까지 지갑 사정 얘기가 있었는데 사실 이번 달에도 하나 질렀습니다.. orz
다만 판매처에서 주문폭주라고 1~2주 늦게 배송한다고 방금 문자 왔더군요..>
4. 엘린
타 카페에서 한때 공구도 했었던 에스코리아의 2BA 제품입니다.
투명 쉘이 퀄리티가 정말 좋아서 디자인적으로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이걸 관리하라고 하면 감당할 자신이 없지만..)
소리는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었는데 저역이 좀 강해지면 약간 뭉개고 들어오는 성향이 있더군요.
모난 부분은 별로 없었는데 군데군데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5. Aonic 4
.. 이어팁이 안 맞아서 간이로만 들었습니다..
(총알팁 새로 산 걸 저기에 먼저 테스트해야 했었으려나..)
다른 분들 평대로 적당한 가격선에서 종결짓겠다면 얘로 끝을 봐도 될 느낌이었습니다.
팁이 안 맞아서 저역은 제대로 못 들었었는데 중/고역은 예전 기억 속의 슈어보다는 훨씬 괜찮았습니다.
시원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느낌이 마음에 들더군요.
나중에 저음 포함해서 제대로 들어보기 위해서라도 총알팁 들고 가 봐야겠습니다.
(청음기 적을 때마다 이런 구멍이 생기니 원..)
오늘 들은 건 대충 이 정도였습니다.
다른 것도 더 들어볼까 했었는데 뭔가 한번에 끌리는 물건이 잘 없더군요.
(귀만 편했어도 헤드폰 쪽을 들어보려고 했을 텐데 워낙에 튀어나온 귀라..)
어차피 한동안은 돈도 절약해야 하니 연기된 물건 오고 돈 모을 때까지는 얌전히 있어야겠습니다. <지른 물건 회사 제품이 국내에 좀 제대로 들어왔어도 안 질렀을 텐데.. 라고 지름 사유를 확보했습니다.>
가만, 뭔가 하나 빼먹은 것 같은데..
(TRN BA15 입니다.)
.. 안 들은 것으로 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번 듣는 테스트 곡 처음 재생할 때부터 마음에 안 들어서 손놓은 이어폰입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청음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격에서 0 하나 빼도 될 것 같다고 느꼈던 터라..>
댓글 14
댓글 쓰기일단 음상 맺히는 게 뒤죽박죽이라 길게 듣지도 않았습니다..
https://www.head-fi.org/threads/trn-impressions-thread.881761/page-185
헤드파이에 한 유저가 측정한게 내리시다보면 있습니다.
일단 제 귀로는 못 들어 줄 물건으로 판단했습니다..;;
(듀서가 많으면 산으로 감)
글을 보는 내내 속으로 "제발 TRN! TRN!!!!" 하면서 BA15가 나오길 바랐다가 안 나와서 실망했는데 막판에 깜짝 언급되자 다시 좋아했다가 바로 혹평을 하시는 걸 보고 다시 허탈해져 버렸네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청음할 때에 제일 우선시하는 게 음질이나 표현력보다
목소리랑 악기 음상 맺히는 게 얼마나 정확한지부터인데
여기에서 이미 탈락했습니다.
그게 틀어져 버리니 그 이상 듣기 싫어지더군요..;;
드라이버 성능이 정말 괜찮아서 밸런스만 잘 맞춰주면
정말 좋은 제품 나올 것 같습니다.
저는 KXXS 얼마 전에 들었는데 뉴 아리아처럼 굉장히 쏘더군요;;
(특히 5kHz)
KXXS는 오래 듣긴 좀 힘든데 스타필드는 오래 들어도 괜찮겠더군요.
KF99라시길래 순간 방독면 쓰고 매장에 들어가신 줄 알았습니다.
소프트 에어건이라도 하나 들고 들어가셨더라면 ㄷㄷㄷ
이런 상상을 하고 있었는데, 검색해보니 일반 마스크였네요;;
다만 시리즈 최상위답게 잘 막아서 꽤나 답답합니다.. orz
청음기 잘 봤습니다 ㅎㅎ BA15 누가 측정한 그래프 봤었는데 상당히 특이한 그래프가 나오더라구요. 역시 여러 개 때려박는다고 좋은 소리가 나는 건 아닌 게 확실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