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아서 나갔더니 사람 많아서 기겁한 외출기.
한 줄 요약: HEMP!!!
이번 주 내내 날씨가 안 좋다가 오늘 멀쩡해져서 궁금했던 것들 들어보려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다들 비슷한 생각인 건지 오늘 엄청나게 사람들이 많더군요..;;
심지어 매장 안에도 평소 다니던 시간대에 비해 한참 많았습니다.
(커플까지 꽤 있어서 솔로에게는 평소의 편한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orz)
그래도 청음 자체는 여유롭게 한 편이라 오늘도 손 가는 대로 듣고 왔습니다.
<이 글 작성자는 만년 막귀에 표현력 부족으로 이하 청음기에 대한 신뢰도는 책임 못 집니다..>
[갤럭시 노트 10+ 블루투스 볼륨 최대/큐델릭스 LDAC 볼륨 -24dB (가변)/음원 리플레이게인 89dB]
1. Grado HEMP
오늘 청음기의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입니다.
초반부터 마음에 확 들어버린 데다가 얘를 기준으로 다른 걸 들으니 성에 안 차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orz
볼륨도 생각보다 확보가 잘 되서 큐델릭스에서도 충분히 잘 울려주더군요.
밸런스 잘 잡혀 있고 자극적인 부분도 별로 없는데
그렇다고 HD600 마냥 간이 안 된 것도 아니고 음악을 신나게 듣기에 좋았습니다.
특히 드럼 사운드가 좌우를 훑고 지나갈 때의 맛이 정말 재미있더군요.
(ART OF LIFE 초반에 이걸 듣고 반쯤 홀렸습니다..;;)
헤드밴드를 끝까지 늘려야 딱 맞는 거랑 사이즈가 좀 작다 보니 귓바퀴가 눌리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심하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어서 한참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구매해서 들어도 충분히 좋을 것 같더군요.
<한번에 구매할 돈이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 그래도 270만원보다는 양호하니..>
2. DITA+Final 사죽관현(糸竹管弦)
정식 명칭은 일본어로 읽어서 SHICHIKU.KANGEN 인데 그냥 사죽관현으로 읽는 게 편합니다..;;
가격은 상당히 높은데 개인적으로는 장르를 심하게 타는 것 같았습니다.
일단 명칭에서 유추되는 관현악 중심의 곡에서는 이름값을 하는 편입니다.
관악기에서 나는 울림이나 현이 스치는 느낌은 확실히 표현력이 좋았습니다.
다만 편성에 중저음이 많아지면 살짝 묻어버리는 느낌이 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얘로 다른 장르를 들어보면 뭔가 이상하게 저역과 고역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들더군요.
물과 기름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고역이 저역 위에 살짝 떠서 다니는 감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역과 고역 모두 잔향이 좀 강한 편이라 심벌 소리가 겹치면 좀 괴롭더군요..;;
이런 영향 탓인지 효과음 중에 반짝이는 느낌을 주는 걸 얘로 들으면 엄청나게 반짝거리는 느낌이 납니다.
(박혜리님의 Nor-Way 초반부가 이걸 경험하기 딱 좋았습니다.)
이렇게 호불호는 갈려도 품질은 좋은 소리인데 문제는 케이블이었습니다.
품질은 좋아보이는데 유연성이 정말 꽝이라 꽤나 뻣뻣합니다..;;
실내에서 사용한다면 그래도 큰 불편은 없겠지만 밖에서 돌아다니면서 사용하기에는 불편할 듯하더군요.
(이 물건을 밖에서 사용할 분이 얼마나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3. Sennheiser IE800s
팁이 안 맞았던 관계로 이 녀석의 장기라고 하는 저음 표현력은 일부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귓구멍을 줄이는 방법이라도 찾아야 하나..)
그 탓에 살짝 자극적인 고역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서 오래 안 듣고 뺐습니다.
얘도 다음에는 이어팁 챙겨서 다시 들어봐야 할 듯합니다.
(다만 IE900이 언젠가는 나올 테니 안 듣고 버틸 가능성도..)
4. ATH-R70x
원래는 거치형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하필 그때 앰프 자리가 만석이어서 그냥 큐델릭스로 돌렸습니다.. orz
큐델릭스로는 구동이 거의 힘든 물건인데 볼륨 확 올려서 반 강제로 돌렸습니다..;;
(470옴짜리를 큐델릭스에 물릴 생각을 한 게 잘못이긴 합니다..)
소리 자체는 중립적이면서도 HD600에 비해 밝게 표현되는 게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다만 오래 듣기에는 HD600보다는 귓바퀴 누르는 게 좀 더 강해서 불편하더군요.
(과장 약간 보태면 90도쯤 선 귓바퀴라 헤드폰 선택의 최대 적입니다..)
무게 자체는 가벼운 편이라 일반적인 착용감은 이쪽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합니다.
다음에 사람 없을 때에 거치형에 물려서 다시 들어봐야겠습니다.
5. ATH-CM2000Ti(기본 이어솜 장착)
소리 품질은 이 시리즈 원류인 CM7Ti보다 괜찮았는데 밸런스만 따지면 그냥 CM7Ti 손을 들어줄 듯합니다.
뭔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드는 저역/고역 강조라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아니더군요.
현재 이 가격대에 있는 오픈형이 ES-P1이나 샤콘느일 텐데
얘네 둘보다는 메리트가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압구정 가게에서 들었고 오늘은 시간 여유도 좀 있어서 혜화역 가게도 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대학로 쪽은 당연하게도 사람이 정말 많더군요.. orz
확실히 주말에 날씨 좋은 게 영향이 큰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가게에는 사람이 좀 적은 편이라 시끄럽진 않았습니다.
6. Shure SE846(기본 블루 필터, 이어팁-웨스턴 스타팁 레드)
기본 팁으로 총알팁 S사이즈가 꽂혀 있는데 역시나 차음이 안 되서 팁을 바꿔봤습니다.
(장소 옮기는 도중에 집에 들러서 얘 들을 목적으로 팁을 좀 챙겨서 다시 나왔습니다.)
그리고 팁 바꾸면서 보니 어째서인지 케이블과 유닛 연결을 반대로 해 놓아서 그것도 고쳤습니다..;;
감도 높고 임피던스 낮아서 출력은 정말 잘 나오더군요.
소리는 저역이 좀 높은 감이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밸런스였습니다.
명성대로 품질 자체는 정말 좋긴 하더군요.
다만 저역의 울림이 좀 큰 편이라 개인적으로는 위시리스트에 넣기에는 부족한 물건이었습니다.
<뭔 귀가 쓸데없이 피곤한 대역이 많아서..>
7. TRN BA15
저번에 너무 대충 평가를 했던 것도 있고 잘못 들었나 싶기도 해서 다시 들어봤습니다.
그래도 저번에 들었던 느낌과 역시나 비슷하였습니다..;;
이 녀석의 경우 보컬이 없다면 그래도 못 들어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소 자극적인 V자 스타일이어도 악기 표현 자체는 아주 나쁜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보컬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정말 난리가 납니다..;;
보컬 음상이 이상한 데에서 나오는 이질감이 정말 안 좋게 들리더군요..
(제가 매번 테스트 곡으로 사용하는 곡 중 하나가 보컬이 약간 중앙에서 벗어난 곡인데
이 곡으로 테스트하게 되면 그 정도가 아니고 왼쪽 뒤편으로 쏠려버립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부분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좋게 볼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오늘은 HEMP 하나에 확 꽂혀버린 하루였습니다..;;
보통 청음할 때에는 막귀 나름대로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듣는 편인데
HEMP 들을 때에는 그냥 생각을 비우고 신나게 음악을 들었습니다.
어째 상시 판매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름 한정판이라고 하니 없어지기 전에 하나 구해야겠습니다.
(돈 모으기도 270만원보다는 현실성이 있는 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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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기SE846부터 집에 한 번 들렀다가 혜화역 가게로 이동하였습니다.
압구정 가게 먼저 가서 1시간 반 정도 있다가 집에 들러서 잠깐 쉬면서 팁 챙겨서
혜화역 가게 가서 1시간 정도 있다 왔습니다.
(셰에가 제 기준에서는 꽤나 가까워서 언제라도 가기 편하다 보니)
적고보니 다 비싼거만 적었네요ㅋㅋ
(Canary는 장기 출타라도 간 건지 보이지도 않고..)
생각보다 많지는 않으니 내일이라도 가 봐야겠습니다.
전 도저히 그런 음량으로 올릴 자신이 없더군요.. orz
<귀 아픈 건 정말 질색이라..>
그냥 평소에 듣는 음량에서 +6dB 정도 올리고 거기서 조금씩 변경해서 들었습니다.
다만 어차피 구매할 수 있는 물건도 아니고 일단 중요한 건 소리라서
그쪽 위주로만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