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1000XM4 첫인상
오늘 이동하는 경로에 셰에라자드가 있어서 WF-1000XM4 청음해봤습니다.
안타깝게도 청음하겠다고 대기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짧게 10분만 청음하고 남기는 첫인상이라 자세한 평가보다는 그냥 인상과 감상 위주입니다.
1. 밸런스가 차분합니다.
첫 인상은 차분하게 가라앉아있는 밸런스입니다. WH-1000XM4 헤드폰도 저음 중심 밸런스이지만 고역도 또렷하게 잘 들리는 느낌인데 WF-1000XM4는 저역은 옹골차고 고역은 슴슴하게 느껴집니다.
2. 저음이 옹골찹니다
저음도 사뭇 느낌이 다른데 버즈프로같은 공진에 의한, 빵빵한 풍선같은 저음이 아니라 정말 딥한 지점부터 끌어올려서 나오는, 심지가 단단한 저음입니다. 킥이나 베이스같은 소리가 그 음 자체만 들리는게 아니라 앞뒤로 나타나는 사운드의 윤곽이나 소멸이 잘 들립니다. 그런 시간적인 디테일이 좋다보니 마치 제가 듣는 음악이 다른 기기로 들을 때보다 느려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3. 고역이 슴슴한데 깊습니다.
쨍하거나 화사함과는 거리가 먼 고음이지만 그 티테일이 거의 흐려지지 않고 하나하나 다 살아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마치 잘 우려낸 멸치국물같이 눈 감고 음미하면 끝도없이 깊이가 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일전에 봤던 평가인 '유선도 이런 소리는 못 낸다'의 의미가 조금 이해가 됐습니다. (물론 비교를 위해 IE300을 이어서 들어봤는데 당연히 유선 소리가 더 해상도가 좋지만요 ㅋㅋ) 고역이 내 귀를 쏘아주진 않지만 내가 집중해서 고역에게 다가가면 유닛이 숨겨왔던 자신의 수줍은 해상도를 모두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4. 밸런스는 문제가 되진 않는데, 제 귀가 문제가 됩니다.
소니 헤드폰 전용 어플로 EQ를 조정할 수 있어서, 미리 청음하러 가시기 전에 어플을 깔아가시고 밸런스가 마음에 안 든다면 만져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저같은 경우 WH-1000XM4는 BASS를 -3정도로 빼서 들으면 만족할만한 밸런스였습니다.
근데 WF-1000XM4는 좀 인상이 달랐습니다. EQ를 건드리니까 오히려 깊은 맛이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까 그 멸치국물에 내가 미원을 뿌려먹는 느낌이었어요. 저음이 살짝 벅차다고 느꼈던 처음의 밸런스를 제 귀가 더 원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 귀에 제품을 맞추는게 아니라 제품에 제 귀를 맞춰주고 싶었어요. 이런 기분이 든다는건 그만큼 WF-1000XM4의 음질이 매력적으로 뽑혔다는 거겠죠. 일단 저는 착용감의 문제로(착용감이 나쁜건 아닌데, 제 귀엔 버즈프로가 너무 편해서) 당장 구매하진 않겠지만, '적극적으로 추천할만한 제품' ~ '올해 상반기 코드리스 탑' 정도의 레벨은 되는 것 같습니다.
댓글 20
댓글 쓰기혹시 골진동 어떠신가요? 해외거주자분들 리뷰보면 골진동이 조금 느껴지신다는데 걸으실 때 울림이 느껴지시나요?
리뷰나 청음기 보고 뽐뿌 잘 안 받는 편인데 이 글을 보니 마음이 흔들리네요.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재생음에 대한 묘사가 시그널님 청음기에 다 들어 있어요. ㄷㄷㄷ
표현들이 매우 맛깔나네요 품절이라 못질럿는데 바로 질러야겟습니다...
혹시 장시간 착용 시 착용감은 어떠하나요??? 귀에 부담이된다거나 통증이 오거나 하지는 않은가요?
제가 지금 3년째 코드리스 뽐뿌 참아가며 1세대 제품 사용중인데.. 이번에는 못 참겠더라구요 ㅠㅠ
사실 XM4 말고도 드비알레 제미니랑 B&W PI7 도 관심이 생겨서 3개 중에 선택해서 구매할 것 같거든요
제가 지금 3년째 코드리스 뽐뿌 참아가며 1세대 제품 사용중인데.. 이번에는 못 참겠더라구요 ㅠㅠ
사실 XM4 말고도 드비알레 제미니랑 B&W PI7 도 관심이 생겨서 3개 중에 선택해서 구매할 것 같거든요
후기들 보면 볼수록 궁금해지네요 -0-
전 내일 받을거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