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해도 어쩔 수 없음, 제게 AKG는...
...alpine-snow임둥.
제게 AKG는...
이게 마지막임둥...
K-501.
K601로 가면서 소리에 희뿌연 장막이 낀 느낌 발생.
K701은 어쨌든 저역 키우고 고역 뾰족히 세웠지만 그래봤자 장막은 안 걷힘.
(퍽!! 퍽!!)
K-501을 갖고는 있지만, K-501의 소리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리지널 90년대 중딩 나이롱 체육복 이어패드가 단종되어 그 소리를 못 냅니다.
K601에 K-501 패드 끼운다고 그 소리가 나지는 않아요.
그런데 K-501에 K601 패드 끼우면 이게 또 장막이 껴요.
K601 이후 모델들의 한국통신 공중전화기 수화기의 것처럼 생긴 다이어프램에 비하면
K-501의 다이어프램은 주름 모양도 참 독특합니다.
공중전화기 다이어프램보단 그래도 멋있다고 위안을.
K-501에 오리지널 패드 조합이면 기억하시는 분들이 영디비에도 계실지 모르겠는데...
정말로 완전히 헐벗은 느낌의, 투명감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과장된 소리가 나왔었지요.
K601/K701/K702/K712의 Uncensored 버전이라고 보시면 되겠슴둥.
피아노, 현악 같은 경우 바로 코 앞에서 듣는 듯한 착각이...
보컬은 무향실에서 바로 앞에서 듣는 듯한 착각이...
도저히 구할 수 없어서, 이 녀석 패드를 직접 만들어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흑색 PP판 0.8T, 일반 오픈셀 연질 PU폼 26kg/㎥, 90년대 중학생용 나이롱 체육복 원단 약간.
→ 요즘 기준으로는 디스커버리 등산복 원단도 괜찮을 듯 합니다. 저건 30여년 전 얘기고...
...그런데, 패드 가장자리 가공을 하려면 재봉으로는 어렵습니다. 바늘 다 박살남.
초음파 핸드 융착기가 필요한데, 이런데에 쓸만한 건 일단 40만원 이상 들어갈 듯 합니다.
만일 금형으로 깔끔하게 찍어내려면,
초음파 융착 지그 한 벌 + 저압 프레스 + 초음파 융착기 앰프 필요...
이러면 한 1,000만원 잡아야 할 듯...?
...안 해!! 안 해!! ;ㅡ;
AKG 나빴어... ;ㅡ;
감히 예상하건대...
오리지널 상태의 K-501이 있다면, 이런거 들으면 밤잠 못 잔다에 5백원 겁니다.
맑고 투명함의 극치라, 음료에 비유한다면 그냥 생수 그 자체라고 해야 할지요.
모범적인 소리라기엔 여러 모로 애매합니다만, 개성이 강합니다.
과거의 AKG 사운드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재밌는 폰입니다.
갖고는 있는데, 제 소리로 못 들으니 참 애매합니다.
개인적으로 이걸로 클래식 기타 독주곡을 들을 때가 가장 훌륭하다고 느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
워낙 투명감이 강조되니, 묘하게 현장감이 좋았고 악기 질감 표현도 매우 리얼하다고 느꼈었죠.
최근 들어 AKG 사운드가 하만 카돈의 캐주얼한 음향기기와 비슷해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물론 현재의 사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저는 AKG 하면 딱 K501이나 K240, K271 이런게 딱 떠오른달지요.
댓글 9
댓글 쓰기저도 패드 수명 줄어들까봐 듣지도 못 하고 있음..........
희망을 품어도 좋을지..
정품 패드보다 조금 엉성해 보이는 듯 하여, 이거면 되려나!!
내용적과 통기성이 비슷하면 얼추 비슷하게는 나와주겠지 하고요.
패드 받아서 들어보고 좋으면 유레카!! 하고 글 올릴게요. ㅋ
입문 초반에 처음으로 제대로 시스템 갖춰서 만족하며 들었던 헤드폰이 바로 K501입니다. 마란츠 CD6000 & 크릭 OBH-11SE 조합이었지요. 기타 독주곡을 주특기로 찝어주신걸 보니, 오리지널 패드 아니더라도 충분히 원래 매력을 만끽하고 계신거 같네요. 오리지널 소리에 대한 그리움에는 솔직히 추억보정이 있을지도 모르니 냉정하게 생각해보시길 ㅎㅎ
ps. 이거야말로 저의 추억보정인지도 모르겠지만, 의외로 트랜지언트 특성도 뛰어났던걸로 기억합니다. 에리히 쿤젤이 지휘한 텔락반 1812년 서곡 디지털 녹음 버전을 들어보면 공기를 찢는 대포 소리가 아주 그럴듯합니다.
https://music.apple.com/de/album/1812-overture-op-49-digitally-recorded-cannons-fifth/171082200?i=171082240
오리지널 패드일 때 가장 맘에 들었던 주특기를 집어낸 거고, 지금 즐기고 있지는 못합니다. ㅠ.ㅠ 일단 K702 호환 패드를 발주넣었으니 도착하면 끼워서 들어봐야죠. 이 문디같은게 제대로 소리가 날런지!!
오리지널 소리에 추억보정이 분명 있겠지만, 소리가 좋아서라기보단 그 개성에 대한 그리움이예요. 이렇게 뻑뻑 딱딱한 소리가 있나!! 하면서도 과장된 투명감이 너무나 재미났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타악기 소리의 타격감이 좀 남다른 측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CD6000 + OBH-11SE 조합으로는 저도 들어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매우 고딕스런 느낌이었던 기억이예요.
트랜지언트 특성에 대한 말씀에도 공감합니다. 묘하게 좋게 체감되었던 기억이예요. 특히, 말씀하신 텔락 쿤젤 1812 서곡(합창단 말고 기악 버전!!) 대포 소리가 이거 하나만 빢!!! 하고 제대로 나는 것 같은 느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