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 전 청음기 - IE900.
결론부터: 계획수정(U12t -> IE900)
12일부터 본격적으로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될 예정이라 방콕 전에 둘러보러 다녀왔습니다.
최근에 궁금했던 이어폰들이 좀 나오다 보니 안 듣고 지나가기는 호기심을 못 참겠더군요.. orz
최대한 인파를 피하기 위해 일찍 출발해서 압구정 가게에 10시 10분쯤에 도착했습니다.
좀 빨리 오긴 했는지 사람도 없고 매장도 한창 정리중이더군요..;;
그래서 가장 먼저 듣고자 했던 IE900부터 바로 청음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전부 다 적을까 했는데 IE900만 써도 꽤나 길어져서 뺐습니다..)
(이하는 늘 그렇듯이 음향적인 내용은 기대하시면 안 되는 감상기입니다..)
[테스트 환경: 갤럭시 노트 10+/큐델릭스 USB-DAC 볼륨 -18dB/음원 리플레이게인 89dB]
(맨날 앉는 소파에서 찍었더니 바지 위 말고는 찍기가 애매했습니다.. orz)
실물을 보니 렌더링보다 확실히 고급진 느낌의 알루미늄 하우징이었습니다.
단 케이블은 좀 애매한 느낌이라 휴대하면서 사용하기에는 약간 불편할 것 같기도 했습니다.
(파라 아라미드가 내구성은 좋은데 유연성은 별로다 보니..)
(첫번째는 팁을 최대한 밀착시켰을 때이고 두번째는 팁을 앞쪽에 걸리듯이 해서 장착했을 때입니다.)
기본 중팁 사이즈가 좀 작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어폰 구조 덕인지 잘 밀폐되더군요.
착용하면 이렇게 되는데 처음에 들었을 때에는 역시나 고역 쪽 자극이 꽤나 세더군요.. orz
그래서 다른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팁 장착을 밖에 걸리게 해서 장착할 수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바로 시도해 봤습니다.
이렇게 뽑아서 장착해도 귀 안쪽이 팁과 잘 맞는지 밀폐가 잘 되더군요.
측정치를 봤을 때에는 고역 쪽이 더 올라가게 나오던데
실제 착용했을 때에는 깊이가 달라져서 그런지 이쪽이 되려 자극이 적었습니다..;;
IE900 청음할 때에는 이 팁 장착법을 둘 다 테스트해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소리는 제 기준에서는 저역이 묵직하게 들어오는 느낌이었는데 그 외에는 밸런스가 잘 잡혀 있었습니다.
저역이 묵직하다고 해도 다른 대역을 뒤덮는 게 아니라서 전체적으로는 깔끔한 인상입니다.
중역도 측정치상으로는 빠져 있는데 들어보면 적당한 위치에서 잘 나와 주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고역은 위에서도 적었지만 딱 붙였을 때에는 심벌 소리가 귀에 심하게 꽂혔는데
걸리듯이 장착했을 때에는 자극기 많이 줄어들어서 듣기 좋은 정도로 나와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IE900에서 놀란 건 밸런스보다 악기 표현력 쪽이었습니다.
일단 U12t에서 IE900으로 방향을 틀게 만든 계기가 피아노 소리인데,
역시 BA보다는 DD가 피아노 소리의 자연스러움에서는 더 낫더군요.
피아노를 쳤을 때의 때리는 음과 잔향까지 정말 잘 표현되었습니다.
드럼에서도 스네어를 때리고 난 다음의 판의 떨리는 느낌까지 들려 주는 데에서 말을 잃었습니다.
7mm 1DD로 뭘 어떻게 해야 이걸 담아낼 수 있는지 신기하더군요..;;
복잡한 곡을 재생해도 뭉치는 부분 없이 깔끔하게 나와 주고
단순한 곡에서는 악기 하나하나의 디테일을 느끼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이 정도면 확실히 젠하이저 플래그십 이어폰으로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가격도 플래그십인 데다가 물량이 적어서 탈이지만..)
IE900을 듣고 나니 확실히 취향이 1DD 쪽인 걸 새삼스럽게 확인했습니다..;;
실제 악기의 소리를 자연스럽게 들려주는 건 역시 1DD의 장기일 듯합니다.
그리고 그 1DD에서 IE900은 정말 수준급의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가게에 사람이 없다고 청음을 내리 2시간 가까이 굴린 건 U12t 이후로 오랜만이었습니다.
아직은 재고 없는 건 둘째치고 자금 여력이 부족해서 청음으로 만족해야겠지만
위시리스트의 변경을 가져다 줄 정도로 IE900은 정말 매력적인 이어폰이었습니다.
(279만원에서 179만원으로 바뀌었으니 그나마 현실성 있으려나..)
+ IE900을 듣고 새삼스럽게 Crinacle의 1DD 박해(?)를 새삼스럽게 체감했습니다..;;
댓글 12
댓글 쓰기더 확실하게 이 녀석의 진가를 알아보기 좋다고 봅니다.
유닛이 작아서 쑥 들어가긴 한데 그래도 ER4만큼은 안 들어갑니다 :)
(다른 사람들 기준이라면 비슷하긴 하겠군요..)
열심히 모으거나 자리 안정되면 할부로 긁거나 할 계획입니다.
(빨리 자리가 잡혀야 하는데..)
그냥 넣다 보면 저렇게 들어갑니다..(옆동네 유튜브의 귀 크신 분과 막상막하일 것 같기도..)
케이블이 소니 ier m9거랑 비슷해보이는데 실제로도 그런가요?
(M9을 못 본 지가 꽤 되서 기억이 좀 애매합니다..)
예전 pfe 시리즈마냥 용수철까지는 안 가고 적당히 유연한데
터치 노이즈는 고정을 해도 좀 타고 올라오더군요.
저번에도 적었지만 ie900은 이어폰의 탈을 쓴 무언가라는 인상이었습니다.
DAC 성향 매칭이 좀 중요하지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습니다.
둘 다 저렴한 물건 치고는 괜찮았습니다.
표현 능력을 보니 다른 이어폰들과 확실히 이질적인 위치이긴 합니다..;;
흐... 그래도 200만원 가까이 하는 물건이니 그 정도는 되어야... ㅋ;;
올해 추진한 종착점 찾기에서 많이 확인했습니다.. orz
(IE900은 좀 많이 특이한 축이긴 하지만..)
와 이게 er4마냥 쑥 들어가버리네요ㄷㄷ
ie900이 진짜 좋긴 한가봅니다. 다들 호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