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코텍 RE-2 이어폰 간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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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쯤에 측정 그래프를 비교하면서 RE-2가 에티모틱 ER4XR과 비슷한 성향임을 확인했습니다.   
당시 댓글에서 적은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2주간 청음해보고 추가 정리해보겠습니다. 
  
 
기본적인 성향은 9kHz부근 강조 DF 플랫입니다.  
대부분 평범하게 착용하실 것이기 때문에 밝다고 물으신다면 밝습니다. 현장감도 세고요.
해당 피크는 깊게 착용할수록 고음역대가 덜 밝아지면서 약간 부푼 저음부가 체감되는데다 극저역이 빠져서 '이상적인' 이어폰에 비해 다소 말렛으로 타격하는 느낌입니다.  
 황동하우징 특유의 잔향이 있어서 srh940처럼 스네어가 턱턱 꽂히는 소리와 약간 다릅니다.

고음역대 웜틸트가 있어 에티모틱과 동일하지 않지만 3kHz가 과하게 밝지 않아 마음에 듭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웜틸트여도 9k 피크가 분명 있기 때문에 보통은 밝다고 느낍니다. 밝은 부분이 다릅니다. 
저 역시도 9k 부분은 범용성을 해친다는 면에서 아쉽게 느낍니다.  
청음샵에서 대충 착용하면 바로 내려놓을 수도 있으니 꼭 깊게 삽입해서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즉, 전체적인 토널밸런스가 DF플랫하니 마음에 드나 9k피크가 귀에 띄게(?) 있다 정도로 요약이 됩니다. 

9k피크, 다고 둥그스름한 저음역대 반응만 개선되었어도 가격이 수 배는 뛰었을텐데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전자는 삽입 깊이, 후자는 하우징 설계와 적당히 리니어한 저역을 위해 설계된 것일 테니.. 
  

그럼에도 10만원대 DF타겟 이어폰은 이 제품만한 것이 없어서 추천 리스트에 올립니다.

   
 
거의 유일한 단점인 9k 피크에 대해 적어봅니다.  
yama같은 일본 노래 들을 때 보컬에 하나 더 얹혀서 음상이 맺힙니다.
치찰음과 다릅니다. 치찰음은 수평적으로 맺히는데 re-2는 수직으로 맺힙니다. 

개인마다 착용 깊이가 달라서 피크가 더 올라갈 수 있으며, 그 경우 청감적으로 다소 부드러워집니다.
저보다 깊게 착용가능한 분이시면 굉장히 만족하실텐데 부럽네요.  
 
문제라면 하우징의 용적과 디자인 때문에 귀를 가린다는 점입니다.  
노즐각도를 틀었지만 기본적으로 유니버셜이 아닌 원통형 하우징이다보니 귀 형상에 따라 천차만별로 소리가 달라집니다. 깊게 꽂아도 이어폰이 지지할 부분이 이도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이어팁을 더 큰걸로 끼워야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귀에 밀어넣어야 합니다.  
저는 이도 크기가 RE-2가 원하는 이상적인 크기보다 약간 작아서 더 들어가지 않는 점이 아쉽네요.  
평소에 大팁을 쓰시는 분이라면 귀에 잘 맞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게 착용하신다면 챔버와 벤트를 이용한 튜닝 덕분에 얄포보다 라이브감(에코)이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황동 하우징의 단단한 잔향이 독특해서 마음에 듭니다. 
 

다만 그렇기에 얄포처럼 정밀하지는 않고 음악감상에 적합하게 들려줍니다. 
 

요컨데
-2mm라도 깊게 삽입해서
-9kHz피크를 올려버리면
소리가 좋습니다.
RE-2를 갖고 계신다면 착용 후 손으로 유닛을 눌러보세요. 제가 듣는 소리가 그 소리입니다.
  
  
 전제조건이 까다로우나 해당 조건만 충족된다면 대체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hum 레퍼런스, r120, r50은 부족한 얄포로 느꼈는데 이번 제품은 트레이드 오프가 확실합니다. 
 하우징, 케이블 등 빌드 퀄리티도 매우 좋고 소리도 정착용이 잘 된다면 좋습니다.  
 저의 경우 ER4도 문제 없이 착용되는 귀라, 정착용이 안 된다면 굉장히 부담스럽게 들리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RE-2는 정착용이 어느 이어폰보다도 중요한 이어폰입니다. 
그렇기에 어떠한 이어폰보다도 후기를 참고하기보다는 직접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귀에 안 맞으면 정말 안 맞는 밝디 밝은 소리가 날 것이고, 대신 잘 맞는다면 상상 이상의 만족을 선사할 것입니다. 저는 다행히 잘 맞아서 좋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더 깊게 착용했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DF타겟 선호도만큼이나 난이도가 있는 이어폰입니다. 
혹여나 S사이즈 팁을 주력으로 사용하신다면 이어폰에게 간택(?)을 못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DF플랫이라는 마이너한 분야를 타겟으로 잡는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