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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느닷없는 옛날 게임 해보기

alpine-snow alpine-snow
1540 4 6

안녕하세욥. 
alpine-snow 입니다. 
 
모더나 1차 접종 2일차에 눈알 살짝 잡아당기는 듯한 두통에 시달리다가 
오늘 좀 회복되면서 갑자기 생각나서, 옛날 게임을 꺼내들었습니다. 
...주마등 속에서 뭘 본 건지. ㅋㅋㅋ 

하여간, 스타크래프트가 나오기 얼마 전쯤 한참 즐기던 게임입니다. 
니드 포 스피드 2 & 2 SE. 

더 나은 그래픽과 게임성으로 무장한 후속작들이 있었음에도 이게 유난히 추억에 남는 이유는, 
좀 더 어린 시절에 동생과 둘이 붙어서 가장 오랫동안 함께 즐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PC 한 대로 둘이 동시에 플레이가 가능했거든요. 화면과 키보드를 나눠서. 
(쭉 아래의 화면이 위 아래로 나뉜 스크린샷 참조)
이후의 시리즈들도 물론 추억이 있지만, 주로 각자 혼자서만 했었습니다. 
덩치가 커진 몸으로 둘이 붙어서 하기에도 불편해졌고, 
동생이 스타크래프트 등 전략시뮬레이션으로 전환 & 저는 고교 진학 관계로...
  

NFSIISE_Box.jpg


어릴 때부터 레이싱 게임 외에는 관심도 없었던지라. ㅠ.ㅠ

윈도우98도 안 나왔던 윈도우95 시절이었고, 인터넷은 비싼 전화요금 때문에 쓸 수 없었고
PC방??? 그런 개념조차도 없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3D 게임을 하면 죄다 로우폴리곤 깍두기 모양에 텍스쳐도 네모네모 깍두기,
아래처럼 온통 깍두기 그래픽에 그라데이션도 계단식으로 표현했던 시절이었어요.
그나마 아래처럼만 나와도 당시로서는 꽤 훌륭했고 돌릴 수 있는 PC도 고사양에 속했었습니다. 
 

NFSIISE_Soft.jpg


기존에 즐기던 니드 포 스피드 '2'도 소프트웨어 렌더링만 지원하다 보니 위의 사진처럼 
아무런 특수효과도 없는 깍두기 그래픽이었습니다.
그런데, 게임 잡지를 사다보다가 그만... '3D 가속기'라는 것을 처음 접하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코스와 차 쬐끔 더 넣어서 3D 가속이 되게 만든게 '2 SE'였습니다. 

소위 3D 가속기라는 걸 쓰면, 위와 같은 그래픽이던게 아래 이미지처럼 바뀌는 거죠 뭐. 
당시로서는 센세이션이었습니다. ㅋㅋㅋ 
CPU의 성능이 워낙 딸리던 시대이다 보니, 
그래픽카드에 하드웨어적으로 3D 그래픽과 특수효과를 빠르게 구현하는 기능을 넣었던 거였습니다.
그게 지금에 이르러서는 CPU의 연산 속도를 아득히 넘어서는 GPU라는 개념으로 정착되었지만요.
 
직접 플레이 하다가 캡쳐했습니다. 

NFSIISE_3Dfx.jpg 
<비도 오고 안개도 끼고 허접하지만 먼지도 날리고 ㅋ>


NFSIISE_3Dfx_2p_spilt_screen.jpg

<화면 분할로 2인 동시 플레이가 되어서, 싸울 필요도 없이 동생과 함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었던 추억이...>
 
이 게임을 포함하여 비슷한 시기의 게임들에만 해당되는 특징이 있다면, 
그 흔한 3D 가속기들 중에서도 유독 '3Dfx'라는 회사의 '부두(Voodoo)'라는 물건이 있어야 했습니다.

3dfx_voodoo.jpg

2D 기능 없는 3D 가속 전용 애드온 그래픽카드였는데,
2D 화면은 기본 그래픽카드에서 출력하여 부두를 거쳐 모니터로 전송,
3D만 부두에서 바로 모니터로 전송되는 꽤 너덜거리는 물건이었습니다. 
아날로그 모니터 시절에 멀쩡한 2D 화면을 이걸 거쳐 출력하다 보니 
2D 화질이 나빠지는 건 기본.
 
그런데도 당시 전용 게임이나 전용 모드라는 특권이 있었던 건, 
요즘은 기본이 된 다이렉트 3D가 이 때는 굉장히 허접했었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타사 3D 그래픽카드들은 하드웨어와 드라이버 모두 완성도가 충공깽이었기에 
당시에 한해서는 게임 회사들이 3D 가속모드에 이 녀석의 전용 API만 집어넣었던 거였죠. 
아, 물론 요즘은 발전된 PC 성능과 해외 유저들의 덕질에 힘입어 서드파티 드라이버만 깔면 
부두 하드웨어가 없어도 에뮬레이션으로 간단히 모사 가능!!

당시 IMF 여파로 다들 죽어나던 시절이었는데,
매끈한 그래픽을 보고 꽂혀서, 철없이 어머니를 졸라서 저 부두란 걸 사고 말았었죠. ㅠ.ㅠ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일이었습니다.
 
24년 가까이 지나서 다시 돌리려니, 지금 쓰는 윈도우10 64비트에서는 호환 문제로 안 돌아가더군요.
포기할까 하던 참에, 양덕 분들... 저와 같은 추억이 있으셨던 걸까요? 
어지간한 게임들은 패치들이 다 만들어져 있더군요.
패치 파일을 설치하고 나니, 너무 오래간만에 먼 추억 속의 게임을 다시 해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 유저가, 좀 더 뒤에 나왔었던 '부두5'로 플레이한 영상>

지금이야 아무 그래픽카드로나 실사 영화 같은 3D 게임들을 장난처럼 펑펑 돌려댄지 오래되었고
당시 빤짝 잘 나갔었던 3Dfx도 망해서 엔비디아에 인수된 것도 이젠 선캄브리아대의 일이죠.
요즘 잘 나가는 빵빵한 게임들이 지천에 널렸는데, 설레지도 않고 조금 하다 보면 쉽게 질리고...
그런데 좀처럼 쉽게 즐기기 어려웠던 그 때 즐기던 그 시절의 게임들이 어째 좀 설레니, 신기합니다.
 
영디비에, 이 시절 게임과 PC에 얽힌 기억이 있으신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ㅠ.ㅠa;; 
공감 안 갈 옛날 얘기만 늘어놓았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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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mra jemra님 포함 4명이 추천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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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고전 니드포하면 포르쉐 언리쉬드가 생각납니다. 
가끔은 브레이크를 밟아야 빨리 갈 수 있다는걸 처음으로 알려줬던 게임 ㅎㅎㅎ

04:20
21.09.29.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idletalk

그것도 최근 다시 해보고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지향'인데 난이도는 '하드코어 시뮬레이션'보다 어렵더군요.
실차 운전도 안 해봤던 그 시절에, 어떻게 타임 기록 갈아치웠는지 신기할 노릇입니다. 
지금이야 실차 감각을 살짝 대입해보니 그 때보단 쉽게 되긴 합니다만;;
 

04:27
21.09.29.
profile image
alpine-snow

예전 레이싱 게임은 슈퍼카로 바닷가도 달리고 산길도 달리고 미래도시도 달리는게 세계여행하는 느낌도 나고 참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진지한 시뮬레이션이 대세가 된 요즘에는 다 똑같아 보이는 서킷만 뺑뺑이 돌게 되어서 재미가 없더군요.

아쉽지만 한편으로 이해도 되는게, 그래픽이 사실적으로 발전하면서 되면서 어쩔수 없이 실존 차량이 등장하는 게임은 배경도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니드포2SE의 배경을 초고사양으로 다시 만들어도 어색할 수밖에 없거든요. 본문에 부두5 영상만봐도 세상에 시골길이 아우토반보다 넓다는게ㅎㅎㅎ

결론: 랠리가 답이다!

게임 영상은 아니지만... 지난번에 올린 영상 재탕링크 올립니다.
https://www.0db.co.kr/FREE/2030918 
  
p.s. 하나 더~
  

04:40
21.09.29.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idletalk

어우야...;;
링크 글 보니 그룹B를 아실 정도면 모터스포츠에 조예가 깊으신 것 같습니다!!

딱 저 시기의 레이싱 게임들은 세계 명소나 가상 공간의 '비현실적인 풍경'이 '흐릿한 그림'처럼 구현되어서, 더구나 감수성 예민할 사춘기 꼬맹이의 상상력을 묘하게 자극하는 면이 있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어딜 가나 거기서 거기인 서킷이 배경인 경우가 많지 않으니 더더욱 그랬지요. 여행 컨셉 잡고 갖고 놀기에 딱 좋았고, 함께 즐기는 맛도 있었어요. 이제 그 짓 하라면 절대로 못 하지만... ㅋ;;;

요즘 레이싱 게임들은 '현실적인 풍경'이 '사진같은 그래픽'으로 구현되니 굉장히 리얼하지만, 이젠 한참 성인이 된데다 뭔가 동화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는 면이 없어진게 상대적으로 아쉽긴 해요. 거의 서킷 레이스나 정신없는 추격전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느긋하게 풍경 감상할 여유도 없이 서킷 주행 매니아나 스피드광만을 위한 무대가 된 것 같아요.

아마 설레임이 없어진 이유로 나이와 게임 속 풍경의 차이가 모두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각박한 일상을 너무 리얼하게 옮겨놓는 게임들보다는, 조금은 '힐링'이 될 수 있는 풍경이 다시 돌아왔으면 싶은 마음에 더더욱 저 시절의 레이싱 게임들을 자꾸 찾고 싶어지는 것 같습니다

랠리 쪽을 좋아하시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힐링이 되는 풍경에 좁은 도로의 짜릿한 스피드감, 미끄러지는 차를 아슬아슬하게 컨트롤 하는 짜릿함!! ㅋ

16:02
21.09.29.
profile image 2등

니드포2면 96,7년쯤일텐데 그때 한창 일본 모 게임회사 다니던 시절이네요.ㅎ
레이싱 장르는 좋아하진 않지만  
 추억의 깍두기 그래픽을 보니  
 그 당시 저런 그래픽은 정말 신세경이였는데 하는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11:20
21.09.29.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Gprofile

와, 저 시절에 이미 회사를 다니셨다면 대 선배님이시네요!!
저 때는 저 위의 깍두기 그래픽도 총천연색의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툼레이더2도 깍두기 그래픽으로 한참 즐겼었는데, 그건 지금 봐도 대단해요.

소프트웨어 렌더링에서 하드웨어 렌더링으로 바뀌어가던 과도기에는
새로운 게임과 하드웨어가 나올 때마다 충격이었습니다.

불철주야로 고생하시던 개발자 분들의 노고 덕분에 꿈같은 가상 공간에서
마음껏 뛰어놀던 어린 시절 추억을 간직할 수 있었어요.
그 시절의 꼬맹이 1인으로서 늦게나마 감사드립니다!! :ㅡ;

16:11
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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