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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취향이 점점 다양해지는 듯...

alpine-snow alpine-snow
950 8 14

본격적으로 헤드파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20대 때는 취향이 아주 뚜렷했었습니다. 
중저역대의 울림이 풍부하고 따스하면서 고역대가 활짝 열린 느낌을 좋아했었지요. 
중역대에 꿀 발린 델리케이트한 착색이 들어가서 화려하게 들리면 가장 좋아했었죠.
자연히 소니 CD 시리즈나 오테 오픈형들을 좋아했고 울트라손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착색이 없는 걸 넘어서 탈색된 듯한 느낌의 유럽 헤드폰들은 질색을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브랜드 불문, 대역밸런스 아주 이상한 놈만 아니면 다 마음에 들어요. 
한때 마른 장작 같은 소리라며 질색을 했던 K501이 호환패드와의 묘한 조합으로 
메인으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오래 들어도 피곤하지 않은, 멀리서 부담없이 들려오는 듯한 나지막하고 무난한 소리에
삐걱거림에도 의외로 튼튼한 내구성, 깃털같은 중량, 세탁하기 편한 이어패드 때문입니다. 
특히 헤드밴드가 20년 동안 삐쩍 말라비틀어진 가죽인 점은 대단한 장점을 지닙니다. 
머리 안 감아서 떡진 상태로 들어서 피지가 묻어도 듣고 나서 닦으면 그만입니다!! 
아니, 오히려 피지가 묻은 편이 더 낫습니다. 말라비틀어진게 좀 보드라워졌거든요.
 
K501로 듣는 음악이 때로는 너무 무덤덤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CD2000으로 쉬프트 합니다. 
 
좀 더 심도있게 듣고 싶다 하면 W100으로 가고, 
심도는 있으되 좀 편하게 듣고 싶으면 HD650으로 가버립니다. 
 
이따금 귀를 팍 찌르는 짜릿함이 그리울 때가 있는데, 
그럴 땐 DT990 Pro 생각이 나요. 다만 이건 좀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오래 전 같으면 HD650과 K501은 애초에 방출되고 없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소니, 오테는 기본에 얘네도 꼭 있어야 해요.
달달한 것만 있으면 질려서 못 먹고, 그렇다고 식빵이나 바게트만 먹고 살 순 없으니. 

값비싼 하이엔드급 하나로 퉁치는게 가장 속편할 일인데, 
제 성격엔 그랬다간 금방 기변병 도질 것 같고. 
현행대로 소니, 오테, AKG, 젠하이저(가능하다면 베이어 추가)로 멀티 트랙으로 가는 편이
기변 없이 오래토록 갈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드네요. 
지금은 질릴 새가 없습니다. 다들 너무너무 좋아요.
대신, 어느 것 하나만 있는 건 못 참겠어요. 
다 있어야 돼요. 이건 이거대로 문제려나요.
 
Hi-X65면 합리적인 가격의 레퍼런스로서 한 방에 끝낼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응원만 하는 건, 하이엔드급 한 대만 쓸 때의 이유와 동일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합리성 판단 기준에는 너무나도 완벽합니다만...
 
아무튼, 지금은 K501로 재즈 듣고 있습니다. 
출력임피던스 300옴대인 나드 C316BEE에 물려서 듣는 중인데, 장작 사운드도 참 좋습니다. 
AT-HA20 조합으로는 정말 심심하고 밋밋해서 이걸 이미지화 하자면 딱 영국음식이예요. 
심심해서 EQ를 만지면, 다 식은 피쉬 앤 칩스에 싸구려 식초 뿌려먹는 느낌. 으웩.
하여간, 오들오들 한기가 느껴지는데 따뜻한 건 먹으면 안 돼서 찬 물을 마시고 있는 중인데도
따뜻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K501에서 따스한 소리가 나다니.

왜 오들오들 한기가 느껴지고 찬 물을 먹고 있을까...?
 
오늘 사랑니 발치했거든요.
마취를 해서 아프지는 않았는데, 
이를 뽑을 때 쩌저적 하고 살 뜯어지는 소리가 나니 정말 소름돋더군요. ;ㅡ; 
쌈박질 하다가 얻어맞고 '강냉이 털릴' 때는 진짜 아프겠구나 싶었습니다.
 
여하간 마취 깨고 나서도 생각보다 아프지는 않지만 오싹오싹 한기가 들고 
입을 움직이면 발치한 곳 주위로 꽤나 욱신거립니다. 
 
다행인 건, 뽑고 나면 턱이 많이 붓고 욱신거린다던데 
저는 그 증상은 그다지 없어서 당장 풀사이즈 헤드폰을 쓰는데에 별 지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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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박지훈님 포함 8명이 추천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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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지극히 플랫한 제품은 하나만 남길 때는 빛을 발하는데, 여러 종류를 갖고 있다면 오히려 특색 있는 헤드폰에 자리를 물려주고 스피커를 찾게 되더라고요.  
  
+ 쾌유 기원합니다~

23:19
21.11.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SunRise
저는 그래도 다 있어야 해요. ㅋㅋㅋ
스피커도 세상에나 보스랑 JVC 풀레인지, 2웨이 북쉘프까지...
욕심도 많아라~;;
그나마 가성비 좋은 것들로 값싸게 구성해서 망정이지...

제 사랑니는 뿌리는 얕은데 정말 야무지게 붙었더군요.
잇몸 살이 뿌리에 한 겹 코팅되듯 붙은 채로 말 그대로 뜯겨나왔어요.
이번에도 다 아물고 나면 소주로 소독 좀 해야겠어요. ㅋㅋㅋ
23:36
21.11.05.
profile image 2등

아이고 사랑니를.....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23:20
21.11.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COCT
COCT님이 안 놀아주시는 heartbreaking을 먼저 겪고 나서 뽑으니 덜 아픈가봐요.
(앙?)
농담입니다!! ㅋㅋㅋ
모더나 2차에... 사랑니 발치에...
아프다 아파~ 💔
23:40
21.11.05.
profile image
alpine-snow

M에 눈을 떠버리시다니 ㄷㄷ 
아 갈라진거군요 하트가...   
  
그거 얀 속성이 진각성 할때 나타나는 이벤튼데...(잉?)

23:43
21.11.05.
profile image 3등
전 아직 평탄한게 좋습니다ㅋㅋ
23:45
21.11.0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윤석빈
저도 평탄한게 좋아요. ㅋ
예전에도 평탄하지 않은게 선을 넘어서면 답답하게 들리니까 싫어했었는데,
다만 착색이 잔뜩 들어간 것만 선호했던 것이 어느 순간 완전 플랫에
그야말로 무착색을 선호하다가 지금은 다 좋다는 식이 된 것 같습니다. ㅋㅋㅋ
일단, 완전 플랫은 아니라도 플랫에 가깝기만 해도 지금은 그저 땡큐입니다.
10:03
21.11.06.
profile image

한순간 얻어맞고 사랑니!! 털리는 상상을 해서 오금이 찌릿했습니다. 
붓기 잘 다스리시고 철분 잘 보충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빼야할 사랑니가 있긴 한데... 
사랑니 빼면 커스텀 이어폰 핏 새로 맞춰야 할거 같아서 더 하기 싫습니다ㅜㅜ 
  
기기를 많이 갖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했는데, 
NT6, 팟프로, T1.1, HE-500, 8040B 이렇게 5개나 되네요.  
(개방도 오름차순 정렬) 

근데 바꿔 듣는 재미는 하나도 없어서 좀 아쉽긴 해요. 
그라도 하나, 오테우드 하나 추가하면 딱 좋겠는데...

00:36
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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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idletalk
가끔 생각하지만, idletalk님은 두뇌 시뮬레이션이 굉장히 뛰어나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옥수수 털리는 상상은 굳이 같이 하지 않으셔도;;

사랑니 뽑고 주변 조직 형상이 달라지는 건 케바케인 것 같아요.
저는 아래쪽을 뽑아선지 아직까지는 별 영향이 없긴 한데...
뽑은 쪽 잇몸이 자라나서 윗사랑니가 때릴 때쯤 되면 그것도 뽑아야 해요. ;0;
그 땐 어떨런지 모르겠네요. ㅋ

이헤폰이든 스피커든, 같은 카테고리에서 개성이 다양한 여럿도 괜찮은 것 같아요.
저는 예전에는 낮은 가격에 높은 만족도와 공간 점유가 적은 것을 선호해왔기에
주로 헤드폰 쪽에서 다양화를 해왔었지요.
앞으로는 공간이 되는 한 스피커 쪽으로 밀 것 같습니다.
10:10
21.11.06.
profile image

원래부터 잡탕이어서 그런지 취향이 별로 변하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선호하는 경향은 좀 있긴 하지만서도) 
다들 업그레이드를 바라볼 때에 혼자서 옆길로 새고 다운그레이드도 열심히 하니 
그냥 별 생각이 없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orz

02:16
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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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연월마호
저는 취향이 변했다기보다도 그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소니, 오테 외골수이다가 지금 와서 K501까지 즐길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확 와닿고 확 좋아야만 좋아하는 건 아닌 듯 합니다.
곁에 두고두고 늘 편해서 좋은 것도 좋아하는 또 다른 모습인 것 같습니다. ㅋ
10:12
21.11.06.
profile image

여기도 병원에 강냉이 털리신(?) 분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만 기기를 여러 쓸 여유 안 되는 사람은 빈자의 하이엔드로 X65 아주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절대적인 퀄리티에 목마를 수밖에 없거든요. ㅋㅋㅋㅋㅋ 

10:45
21.11.0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주우우우
하나 밖에 못 쓴다면 정말 X65 말곤 답이 안 보입니다.
헤드폰 하나만으로 여기저기 꼽아쓸 수 있는 레퍼런스급이 없어요.;;
아무데나 꼽아도 기본기는 한다는 HD650만 해도 솔직히 스마트폰 직결로는
제가 느끼기엔 택도 없는 소리가 나거든요.
그런데 X65는 앰프가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아주 가볍게 구동되니 이건 신의 축복이죠.
11:07
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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