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재료가 좋아야.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가 가장 우선됩니다. 
재료가 나쁘면 좋은 설계도 소용이 없지요. 
 

 
어머니와 김장을 담갔는데, 이거 뭐... 
 
집에서 배추를 절이려니 여의치 않아 절인 배추를 주문했습니다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배송간 시간 소요에 따른 과숙을 우려한 건지... 
제대로 절여지지 않아서 밭에 심으면 다시 쑥쑥 자랄 것 같을 정도로 단단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비가 잘 안 오고 여름엔 엄청 더웠습니다. 배추들이 잘 자라지 못해 많이 작네요.
 
배추가 작다 보니 1/4등분으로 자르지 않고 반으로 잘라서 왔더군요. 
게다가 덜 절여져서 배춧잎은 아주 빳빳하지... 
그래서, 잎이 사방팔방으로 빳빳하게 뻗쳐있어서 양념 바르는데 정말 고생했습니다. 
뭐 시간이 오래 걸린 건 아니지만, 양념을 쑤셔넣을 때 뿌리 쪽에 춉을 넣다시피 했고... 
그렇게 척척척 바르다 보니 작업 시간은 덜 걸렸는데... 
 

 
앞치마를 두르고도 바지고 실내화고 아주 작살을 내버렸지 뭐예요. ㅋㅋㅋ;;; 
 
하여간, 음식이건 물건이건 재료 준비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낀 하루였습니다. 
다음 번에는 배추를 직접 골라와서 직접 절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담근 김치는, 덜 절여진 배추 때문에 양념에 멸치액젓을 훨씬 많이 투입했습니다. 
이러면 문제가. 
담근 이후 배추가 절여지면서 초반부터 물이 많이 나와버립니다. -_-;; 
그러면 김치통 아랫쪽은 먼저 팍 절여져버리고 위쪽은 덜 절여지는 대신 빨리 익습니다. 
 
어차피 위쪽부터 먹으니 별 문제 없는거 아니냐... 
문제 있습니다.
위쪽은 싱겁고 금새 시큼해지는 반면, 아래는 잘 안 익는데 짠 맛이 되어버리는거죠. 
 
설계나 공정에서 꼼수 부린 건 방법을 바꾸면 해결되지만, 
재료가 나쁘면 회복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ㅡ,.ㅡ 
저 배추도 다시 절이려니 이미 불균일하게 절여진 터라 이미 손을 댈 수 없었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