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꼬다리 DAC 해체기와 반전.
(늘 그렇지만 복구가 불가능한 해체이고 위험하므로 절대로 따라하시면 안 됩니다!)
일단 반전인 부분부터 적겠습니다.
LG C타입 윙 번들 이어폰과 LG 꼬다리 DAC의 칩셋은 다릅니다!
LG C타입 이어폰의 칩셋은 데이터가 거의 없는 CX31988로 추정됩니다.
그럼 본론인 해체기로 들어가겠습니다.
목요일 오후에 주문을 해서 그런지 입고 처리 후에도 하루 더 걸려서 오늘 도착했습니다.
이어폰은 하나만 주문해서 그런지 봉투로 왔었는데 이번엔 LG전자 박스로 배송됐습니다.
박스 안에 LG 꼬다리 상자가 지퍼백 안에 밀봉되어서 배송되더군요.
박스는 이어폰과 비슷하게 심플한 모양 하나와 모델명/제조사 등의 간략한 정보가 붙어있습니다.
이어폰은 BUJEON(부전전자) 제조였지만 꼬다리는 CRESYN(크레신) 제조입니다.
<사실 여기에서 눈치를 챘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꼬다리는 심플하게 생겼습니다.
케이블이 상당히 짧은 편이고 일반 피복 케이블이라 내구성은 솔직히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접히거나 하면 금방 손상날 재질이니..)
움직임이 적은 실내에서 사용하기에 좀 더 괜찮아 보이겠더군요.
USB 단자 쪽도 고무 느낌의 플라스틱이었던 C타입 이어폰과 다르게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줄톱은 (게을러서) 구해놓지 않아서 오늘도 커터칼 하나로 어떻게 자를까 고민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케이블 위쪽의 홈으로 자르는 게 나을까 싶어서 시도했는데 잘 안 되더군요.
그래서 그냥 단자쪽에 칼집을 하나 내고 그쪽으로 틈을 내서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갈랐습니다.
가르고 난 직후의 모습으로, 이 부분만 보면 C타입 이어폰의 단자 부분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단자 쪽에 플라스틱으로 한 번 더 잡아줘서 꽤나 견고하게 붙여놓았더군요.
일단 이 부분은 이전과 비슷하니 들어올리기 쉬운 위쪽부터 들어 올리고
하단의 플라스틱은 칼로 도려내서 알루미늄 판을 뜯었습니다.
알루미늄 판을 뜯어내니 안쪽에 다시 약간 단단한 플라스틱이 또 있더군요.
C타입 이어폰과는 다르게 전체적으로 사용된 재질이 단단한 편이었습니다.
칩셋이 있는 쪽이 어디인지 모르고 잘못하면 손상될 수도 있으니 옆면을 갈라서 뜯어냈습니다.
뜯어내고 보니 뒷면이 먼저 보여서 그대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뒷면은 딱히 다른 부분도 없고 칩셋도 없이 몰드와 납땜 부분만 보이는 정도였습니다.
.. 이 뒤에 엄청난 게 있을 줄은 이때까지도 생각 못했습니다..
.. 뒤집어보니 떡하니 이런 게 하나 달렸더군요......
여태껏 꽤 여러 꼬다리들을 뜯어봤지만 여기에 떡하니 방열판 비슷한 게 붙어 있는 건 처음 봤습니다..;;
이걸 보고는 솔직히 좀 막막해지더군요.
(만약 저 방열판 비슷한 게 아예 칩셋 쪽에 붙어있는 거라면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그래도 일단은 뜯어봐야 하니 테두리 쪽부터 커터칼을 비집어 넣어서 살살 뜯어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예 커터칼 넣기도 어려울 정도로 붙어 있어서 못 뜯나 싶었는데
몇십 분 정도 계속 시도하니 그래도 간격이 벌어져서 해체는 가능했습니다.
다행히 알루미늄은 덩어리는 아니고 판 형태로 테두리만 붙어 있었고,
안쪽에는 다시 플라스틱 재질에 가운데 구멍을 뚫어놓은 판이 존재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마지막에서 전체 칩셋을 딱 잡아주는 역할로 보였습니다.
알루미늄 판을 떼어낼 때에 계속 비집은 탓인지 얜 좀 수월하게 떼어낼 수 있었습니다.
판을 떼어내니 드디어 칩셋이 나타났습니다.
(고작 1.4만원 짜리 꼬다리에 대체 몇 중으로 붙여 놓은 건지..)
플라스틱 판에 구멍이 난 부분이 정확히 칩셋 쪽인 것을 보니 아무래도 발열을 빼내기 위해 만든 듯합니다.
(구멍을 안 내면 알루미늄 판 쪽으로 열이 전달이 안 될 테니..)
그런데 뜯어내고 나니 예상과는 좀 다른 칩셋의 생김새여서 바로 C타입 이어폰 부품과 비교해 봤습니다.
둘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니 역시나 칩셋 크기도 다르고 적혀 있는 내용도 좀 달랐습니다.
(CONEXANT나 Synaptics 없이 arm만 적혀 있는 건 동일했지만)
이전 C타입 이어폰 칩셋 사진과 나란히 놓고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좌측이 C타입 이어폰의 칩셋이고 우측이 꼬다리의 칩셋입니다.
꼬다리 쪽 칩셋이 993으로 제대로 찍혀 있는 반면에 C타입 이어폰 쪽은 988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 외에는 제조와 관련된 내용일 듯하고 마지막 줄은 생산한 연과 주로 (일단은) 추정될 것 같습니다.
C타입 이어폰 쪽을 뜯고 988을 봤을 때에는 그냥 다른 의미의 숫자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CX21988인가 잠깐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그 가능성은 바로 지웠었습니다.
1. CX21988은 정사각형 형태의 칩셋 모양이고,
2. CX21988은 제원 스펙이 24/96이 최고로 알고 있는데 C타입 이어폰은 32/384까지 지원됩니다.
이런 이유로 당시에는 추정만으로 CX31993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뜯어보고 다른 걸 확인하니 좀 어이없었습니다..;;
일단 칩셋의 네이밍 구조는 동일하게 되어 있으니 그렇다면 C타입 이어폰이 CX31988이라는 소리인데
하필 CX31988은 정보 자체가 아주 적어서 이게 오타인가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아예 CX31988과 관련된 정보가 없는 것은 아니고 제원 스펙 자체는 CX31993과도 유사하니
일단은 CX31988로 추정하는 게 일리있어 보입니다.
이렇게 해서 LG C타입 이어폰과 꼬다리 모두 해체가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같겠거니 하고 넘어갔었는데 해체하고 다른 부분을 직접 보니
속이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C타입 이어폰의 '정확한' 칩셋을 모르게 됐다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궁금한 부분들을 하나씩 확인해 볼 수 있었으니 (돈은 날라갔지만)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봅니다.
일단은 더 해체해 보고 싶은 물건은 딱히 보이지 않으니 좀 쉬면서 음감이나 해야겠습니다.
(그 전에 다음에 해체할 때를 대비해서 줄톱부터 사 둬야..)
+ 원래는 해체하기 전에 케르베로스 청음을 하러 갈까 헀는데 오늘 공기가 사상 최악이더군요.. orz
마스크 써도 호흡기 이외에는 엉망진창이 될 게 분명해서 오늘은 해체만 진행했습니다.
내일이나 월요일에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 같으니 그때 청음하러 가 봐야겠습니다.
댓글 22
댓글 쓰기꽤 여러 개 뜯다 보니 적응이 되기도 하고 알아가는 게 재미있어서
계속 시도해 보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고생하셨습니다.
선라이즈님 말씀으론 c타입 usb단자에 적힌 숫자별로 조금씩 소리가 다르다는데
어쩌면 DAC 칩셋이 조금씩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어폰 시리얼 넘버 별로 칩셋이 다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런 칩셋들은 공장 단위로 수주하는 물량이 있을 건데
그걸 여러 칩셋을 돌려가며 사용하는 건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칩셋이 다르게 되면 PCB 기판도 바뀌어야 하니..)
와...
고생하셨어요
(다음에는 정말 줄톱이라도 사 둬야..)
프로 헤체러의 솜씨! 저정도 차폐가 되어야 lte 노이즈까지 잘 잡히나봅니다ㄷㄷ
잘 보고갑니다!
차폐 구조로는 이번 게 가장 치밀하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CX31988이라는 전례없는 결론이 나왔군요 ㄷㄷ
만듦새도 좋아보이고 괜히 끌립니다.
(여러 의심되는 정보는 있었지만 설마 했는데..)
뜯기만 하고 안 들어봐서 나머지 하나 꺼내서 들어봤는데
노이즈는 거의 안 들리는데 출력이 1Vrms 보다도 낮은 게 좀 아쉽습니다.
(디렘 DAC보다 스마트폰 동일 볼륨 대비 소리가 꽤 작습니다.)
현재 택배 박스에 포장되어 있어서 확인을 못했습니다.
(귀 건강을 고려해서 박스에 포장만 하고 다음 주 후반에 발송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볼드처리된 제품이라 궁금했던 E931SP, PK2도 같이 부탁드려도 될까요? 요즘 오픈형 이어폰이 궁금하더라고요
(비교용으로 E0931도 첨부하겠습니다.)
혹시 디렘DAC와 성능비교시 어떤가요?
심심풀이용?으로 하나 구매하고싶은데 뭐라고 검색해야 구매가 가능할까요?
여기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디렘 DAC와 비교시 팝 노이즈 쪽은 좀 더 괜찮은 듯한데 출력은 꽤 낮은 편으로 보입니다.
32비트 or 192kHz 이상 음원을 듣거나 하는 게 아니면
삼성 꼬다리여도 크게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음색은 굳이 따지면 삼성 쪽이 저역이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 좀 더 있고
LG는 그 부분은 좀 줄어들고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입니다.)
그냥 둘다살까싶 ㅋㅋ
고생 많으셨습니다.
연월마호님 같은 분이 계셔서 수수께끼들이 풀리는 군요. ㅎㅎㅎ
그나저나 진짜 어제부터 미세먼지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