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들었던 헤드폰.

원래는 오늘 공기 괜찮아지면 나가 볼까 했는데 내일 오후나 되어야 좀 풀리는 것 같습니다.. orz 
(갑자기 미세먼지가 이리 기승을 부릴 줄이야..) 
그래서 며칠 전에 청음샵에서 들어놓고 안 적었던 헤드폰 하나 적어보려고 합니다. 
  

 
  
영디비에서는 워낙에 유명한 노이만 NDH-20 입니다. 
(너무 정면에서 찍었나..) 
어디서 청음하는지는 이전에 봐서 위치만 다시 찾아본 후에 합정역으로 가 봤습니다. 
가게에 들어가니 확실히 헤드폰이 메인이 아니고 청음이 주가 아닌 매장이라 
좁은 공간에 엄청나게 많은 기기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평소에 음악을 듣기만 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생소한 기기들이 가득하더군요. 
(기어라운지도 약간 비슷한 느낌은 있었지만 공간의 크기가 달라서 체감 차이가 좀 큽니다.) 
헤드폰은 벽면 쪽 옷걸이에 걸려 있었는데 이건 나중에 다 듣고 나서나 보게 됐고, 
복잡한 공간에 기가 질려서 그냥 직원 분께 바로 NDH-20 청음을 요청해서 헤드폰을 받았습니다. 
  
헤드폰을 받으면서 청음할 수 있는 자리도 안내해 주시고 어떤 기기로 청음 가능한지도 알려 주셨습니다.  
청음 기기부터 개인적으로는 생소한 타입이었는데, 맥 미니에 스크린으로 화면을 띄우고, 
거기에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연결한 상태에서 청음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그 오디오 인터페이스였는데 나중에 검색해 보니 정가가 200만원에 육박하는 물건이었습니다..;; 
(하긴 Apogee 물건이니 저렴할 리가..) 
오디오 인터페이스로는 거의 청음을 안 해 봐서 이게 얼마나 좋은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NDH-20을 청음하기에는 부족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일단 인터페이스도 좀 적응해 보고 몇 년만에 사용하는 맥도 더듬더듬하면서 
애플뮤직으로 청음을 진행하였습니다. 
  
밀폐형이고 재질 때문에 무겁게 느껴지는데도 착용해 보니 
불편한 부분도 없고 무거운 느낌도 덜하였습니다. 
특히 패드 표면이 부드럽고 청음용이라 좀 눌려서 그런지 밀폐형에서 오는 압박감이 상당히 덜했습니다. 
청음해 본 밀폐형이 적은 편이라 명확히 비교는 못하겠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편하게 사용할 만했습니다. 
  
(굳이 설명을 안 해도 되겠지만 막귀입니다.)  
확실히 악기의 표현력 측면에서는 NDH-20이 Hi-X65 보다 더 인상 깊었습니다. 
현의 표현력이나 드럼을 두들길 때의 판의 울림의 떨림 등이 좀 더 명확하게 부각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피아노의 경우에도 건반과 건반 사이가 구분이 되고 
처음 칠 때와 그 후의 울림이 구분이 되니 재미있더군요. 
밀폐형 안쪽 공간에서 울리는 느낌도 답답하게 만들지 않고 기분 좋게 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음색이 밝은 편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어둡다는 느낌보다는 
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정도였습니다. 
다만 보컬은 확실히 Hi-X65에 비해서도 더 건조한 느낌이 강해지더군요. 
노래에서 보컬을 중점적으로 듣는 편이라면 꽤나 상성에 안 맞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HEMP에 L패드를 사용한 게 이거랑 비슷하게 들려서 그렇게 나쁘게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의 맛이 있어서..) 
공간은 좌우나 앞뒤로 봤을 때에는 꽤 넓은 편인데 상하로는 평균적인 헤드폰의 느낌이었습니다. 
Hi-X65가 좀 더 구형에 가까운 이미지였다면 NDH-20은 럭비공을 위아래로 누른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이런 부분 외에 NDH-20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 작은 소리에서도 듣기 편한 부분이었습니다. 
(다른 분 글에서도 있는 내용이지만..) 
보통 볼륨을 낮추면 저음이나 고음 쪽 어느 한 부분이나 양쪽 모두 덜 들리는 느낌이 드는 편인데 
NDH-20은 상하로 그래프를 평행이동하는 것마냥 볼륨을 낮춰도 밸런스를 그대로 가져가는 편이었습니다. 
이게 어느 볼륨에서까지 비슷할까 궁금해져서 이리저리 볼륨을 돌려보기도 하고, 
아주 극단적으로 LG G6에 연결하고 볼륨을 낮춰 보면서 테스트를 진행했었는데 
(임피던스 때문에) 전문가 모드의 Hi-Fi DAC 상태의 볼륨 1에서도 밸런스가 흐트러짐 없이 전달되었습니다. 
이 정도로 줄여놓고 들어도 디테일을 대부분 가져 온 상태로 들을 수 있다는 게 꽤나 놀라웠습니다. 
(물론 볼륨을 충분히 높인 상태에 비하면 약간 덜 나오는 건 있는 편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낮은 볼륨에서 좋은 소리를 듣기에는 가장 괜찮은 선택지라고 생각됐습니다. 
  
워낙에 특출난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분명한 물건이라 확실히 올라운드로 굴리기에는 다소 애매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Hi-X65와 NDH-20 중 뭘 메인으로 고를 건가 하면 Hi-X65가 좀 더 괜찮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서브로 놓고 악기들 중심으로 음악을 즐긴다든지 할 때에는 충분히 좋은 선택지였습니다.
(결론은 둘 다 있는 게 가장 좋다는 것이지만 돈이 꽤 드니..) 
여러 모로 재미있는 헤드폰을 경험해 봐서 꽤 만족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