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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대 시절의 마지막 흔적...

alpine-snow alpine-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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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꿈 많고 고민 많던 20대 중반부터 30살 직전까지 아웃도어용으로 쓰던 소스기기입니다. 
코원 PMP 중 하나인 A3. 터치스크린식이 아닌 것으로는 거의 마지막 모델인가 그럴 거예요.
 

COWON_A3.jpg

 
2008년쯤이었나, 제딴에는 아주 큰 맘 먹고 거금 42만원을 들여 당시 30/40/60/80GB 제품군 중 
최고 용량인 80GB 모델을 신품 구매했었지요. 플래쉬메모리 가격이 비싸던 때라 HDD 방식입니다. 
당시로서는 터치가 안 되는 것 빼곤 나쁘지 않았습니다. 
4인치 LCD 패널에 해상도는 800*480 이었나... 
스마트폰이 아직 없었던 2008년 당시 국내에서는 전혀 나쁘지 않았던 스펙이었지요.
화면 도트피치가 작은데다 터치패널 없는 글레어 패널이라 지금 봐도 화질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하여간, 몇 년 전에 전원이 켜지는 것만 확인하곤 다시 끄고 보관하고 있었는데... 
최근 다시 전원을 켜보려니 안 켜지는 겁니다. ㅠ.ㅠ... 히잉... ㅠ.ㅠ 
충전을 해보려니, 거의 전용 규격에 가까운 가느다란 핀의 어댑터도 없어져 있었습니다. 흐륵... 
 
불용품을 정리하던 중이었고, 구매한지 10년이 넘은 물건이라 이젠 그만 놓아주어야 하나 했는데...
한창 젊었던 시절의 마지막 흔적이라선지 쉽게 마음이 움직이질 않더군요. 
지금까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큰 돈 주고 신품으로 구매한 소스기기라서인가 봅니다. 
 
고장났으면 어떻게든 고쳐쓰자 싶어서 호환 어댑터를 구매했고, 몇 시간쯤 충전해서 켜보니...
 

COWON_A3_Booting.jpg 
...오오!!! ;∇; 이럴수가... 부팅이라도 되니 다행이다!! 싶었는데. 
 
 

COWON_A3_Browsing.jpg

 
오래묵은 하드디스크가 제대로 작동될까 우려되었는데, 파일 브라우징도 정상적으로 되고... 
 
 

COWON_A3_Playing.jpg

 
정상적으로 재생도 됩니다. 게다가 음질도 괜찮아요!! 
그리고 이 녀석도 마수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기기 특성상 전부 다 손대지는 못했지만, 전원부와 신호부의 땜납을 실텍 무연은납으로 갈아놨었지요.(...) 

옛 추억을 되찾음과 동시에... 
 

ATH-PRO5.jpg

 
PRO5가 다시 메인 자리로 올라왔습니다. 
5KHz의 딥 이후로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고 그대로 롤오프되는 대역밸런스 때문에 뒤로 밀려났었는데, 
이어패드 교체 후 5KHz의 딥은 어찌 못해도 그 이후의 롤오프가 많이 줄어들고 저역 양감도 많이 올라와서 
장시간 편하게 듣기 좋아진 덕분입니다. 
 

중년을 앞둔 싱글이다 보니 비교적 좀 더 일찍 과거 추억을 되돌아보기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혼기를 완전히 놓치고 나서는 제때 결혼을 못한게 못내 아쉽고 미래의 외로움이 걱정도 되곤 했었으나,
다행히 옛날을 추억할 수 있는 물건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둔게 현재를 살아가며 의외로 큰 위안이 됩니다. 
 
물론 과거를 추억하고 싶으면 언제든 하면 되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사실... 
남자는 결혼하면 청년 시절의 물건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것조차 어렵다는 하소연을 좀 많이 들어왔습니다.
취미용품부터 어릴 적 일기장까지 언젠가 찾아보면 어느샌가 처분되고 없거나 망가져 있더라는 얘기도... 
잘 정리해서 갖고 있어도 처분하라는 잔소리에 시달린다며. 
그래서 찾아보니 유명한 짤방들이 많더군요. 
아내 강요에, 혹은 남편 몰래 아내가 중고장터에 올린 물건들, 몰래 버린 물건들, 욕조 물 속의 플스... ㅋ;;

경제적, 시간적, 공간적 낭비가 심하거나 가정에 충실하지 않은 이유가 된다면야 몰라도, 
그런게 아닌 경우에도 그런 몰상식하고 무례한 일이 일어난다는게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더군요.
하여간 사람 인생이란 케바케라서 단정할 수 없는 일이지만, 요즘은 추세도 추세인지라.
싱글이라 이 물건들도 무사히 제 곁에 있을 수 있고 과거를 추억할 수 있다며 다행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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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mra jemra님 포함 6명이 추천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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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제가 코찔찔이이던 시절에는 코원 PMP 갖고 있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웠었는데 ㅎㅎ..

01:37
21.11.24.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Rush07

저는 사실 그 때나 지금이나 저런 비싼 걸 굳이 왜 사??? 이런 생각이 더 컸습니다. 
그 시절의 제 소스기기는 이거였는데, 중고로 샀었고 당시엔 가격도 훨씬 쌌거든요.
 

SL-S400_600.jpg 
PMP를 사고 나서도 한동안은 병용하고 있었던 CDP들입니다. 
왼쪽 물건은 상판만 파란 케이스로 갈아씌운 건데, 그렇게 한 이유가 또;; 
땜납을 일부 IC까지 포함하여 SMD 부품까지 거의 대부분을 실텍 무연은납으로...(...)

01:52
21.11.24.
alpine-snow

저는 분명 워크맨 세대는 아닌데

집에 소니 워크맨이 하나 있어서 뭣도 모르고 아주 어릴 적에 워크맨에 테이프로 노래를 처음 듣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네요 ㅋㅋ..

어디 창고에 쳐박혀있을 것 같은데...

01:54
21.11.24.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Rush07
소중하다면 박스에 잘 정리해서 유성매직으로 크게 써놓으세요.
"워크맨, 카세트 테이프"
"절대로 버리지 말 것"
물건 주인이 소중히 여기는 티를 내야 그 물건도 무사합니다. ㅋ

저는 어머니께서 제가 그것들을 소중히 여긴다는 걸 잘 이해해주셔서
아직까지는 소중한 기기들이 별안간 버림받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01:58
21.11.24.
profile image 2등

예전에는 참 멋져보였는데 지금봐도 생각보다 괜찮네요

02:10
21.11.24.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SunRise

오래 써본 입장에서, 코원이 기념할만한 역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산이 한 번 변한 뒤 또 변해가는 세월에도 그리 촌스러워 보이지 않네요.
사실 그만큼 심플한 디자인과 단단함에 이끌려 구매한 이유도 크지만요.
소리도 아주 최상급은 아니어도 저 당시 기기 치고는 아주 괜찮습니다.
저 때의 사운드 테이스트가 플레뉴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P.S. PMP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LINE-IN FLAC 녹음도 됩니다.

02:17
21.11.24.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문아리
엥? 왜 그러세요? 왜?! 무슨 일 있어요?!
17:24
21.11.24.
profile image
alpine-snow
글내용 을 읽어보니 슬프네요
18:23
21.11.24.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문아리

원래 누구든 살아가며 일정 시점 이후로는 얻는 것보다 잃는게 많아지잖아요.
점점 늙어가면서 홀로 남게 되고 그 끝은 혼자 먼 길 가는거죠 뭐. ^^
그저 마음 편하게 먹고 현실을 직시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ㅋ

19:21
21.11.24.
profile image

오... 해외살이중이여서 사진으로만 봤던 기기네요.  
요즘의 스마트폰보다 이런 약간 투박함이 묻어나는 기기가 정감이 갑니다. :) 
  
인터넷의 유부남의 사례는 아무래도 좀 극에 치달은 케이스도 많긴한데, 
남남이던 두사람이 원래 하나로 합칠 때, 상호 정리가 필요한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전 그게 싫어서 컨테이너 보관소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창고)과 지방(집)이라 거의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ㅎ

그리고 프사가 고혹적으로 바뀌셨군요. ㅎㅎㅎ

11:43
21.11.24.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Gprofile

컨테이너 보관소를 운영하시려면 꽤나 비용이 들어가겠어요...;;

혼인으로 합가하면 다 싸짊어지고 갈 생각은 안 하는게 맞고 정리가 필요합니다만,
부피가 크지 않은 소소한 귀중품들은 상호간 이해해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처분하고 나면 다시 장만할 수 없거나 그러기 어려운 물품들 말이죠.
다 털어내고 빈털터리로 가서 과거와의 연결고리가 너무 없어져 있으면 서글프죠.
근래는 인터넷에서나 보던 일부 극단적인 사례를 실화로도 흔하게 접해보고 나니
지나치면 물건이 문제가 아니라 상호간의 존중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어져서 
그런 모습들을 보면 참 안타깝더군요.
뭐든지 선을 넘는게 문제지, 그렇지 않다면 쿨해지는게 서로간에도 편할텐데...

사실 30대 동안 하고 싶던 헤드파이를 거의 접은 것도 그러한 연유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처분하게 될 물건을 들이는 것, 가진 걸 처분하는 것 모두 안 좋아하거든요. 
일정 나이가 지나고 싱글에 대한 확신도 생기면서 조금 더 늘어났네요.

프사는 모 님(?!)의 애니 프사 권유에... ㅋㅋㅋ
너무 밋밋해도 너무 튀어도 좀 그래서 중간선으로?!

17:43
21.11.24.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트리거왕
당시 지인의 추천에 이리저리 알아보다 구입하게 되었는데, 잘 샀어요.
3년 좀 넘도록 하드디스크 고장 없이 잘 썼습니다.
17:48
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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