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들었던, 간만에 괜찮았던 이어폰.
(이번에도 귀찮아서 막귀로 듣고 대강 적은 메모를 올립니다..;;)
원래 난나 2.0 프로가 들어왔으면 그거라도 들을까 했는데
금요일에 압구정 갔을 때에는 아직 안 들어왔더군요.
<역시 앵키 쪽 물건들 청음하려면 부산을 가야 하나 싶기도 하고..>
대신 런칭한 지 얼마 안 된 얘를 들어보게 됐습니다.
Vision Ears의 신작 플래그십 이어폰인 Phönix 입니다.
(원어 발음은 푀닉스에 가깝던데 그냥 영어랑 의미가 같으니 피닉스로 불러도 될 듯합니다.
압구정 가게에서는 포닉스로 올렸지만..)
VE에서 한때 플래그십으로 만들었던 13BA 이어폰 엘코닉을 이어받은 느낌의 물건으로
13BA 구성에 유닛을 다른 소재로 사용해서 좀 더 가볍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엘코닉을 본 적이 없어서 이게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orz)
가격은 플래그십 답게 543만원이라는 미친 가격을 보여 줍니다..
어차피 막귀이니 자세한 청음 소감은 넘어가겠지만
간만에 한 이어폰 가지고 장시간 여러 곡을 들어 본 물건으로 소리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격이 안드로메다급이라 절대 구매는 못 하겠지만)
밸런스도 상당히 괜찮게 잡혀 있었고 성능이나 표현력도 저 가격답게 초고성능이었습니다.
VE 홈페이지에서는 엘코닉 2번 세팅의 저역이 피닉스와 호환된다고 하던데
저역이 살짝 강조된 느낌의 균형 잡힌 밸런스를 들려줬습니다.
VE 이어폰들 중에서 완전히 마음에 드는 게 없다시피 했었는데
현재 유일하게 얘만 VE 이어폰 중에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머지 내용은 굳이 길게 안 적어도 될 것 같아서 중간중간 체크한 점만 짧게 적어보겠습니다.
1. 이어팁 제대로 안 맞추면 소리가 괴악합니다.
안 그런 IEM이 없겠지만서도 얜 특히 심한 편이었습니다.
기본팁으로는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스핀핏 계열이 사용되었는데 이게 제 귀에는 잘 안 맞더군요.. orz
사이즈도 M이라 그런지 밀폐력이 살짝 애매한 부분이 있었고
스핀핏의 형상이 제 이도와는 꽤 안 맞는 건지 소리가 날라가는 게 꽤나 심했습니다..
사이즈를 바꾸면 좀 나았을까 싶었는데 카운터 가기는 귀찮아서(..)
솔리스에 붙여뒀던 수월우 스프링 이어팁으로 청음하니 괜찮은 소리가 나더군요.
만약 청음시 조금이라도 부자연스러운 소리가 난다면 바로 이어팁 요청해서 교체해 보시는 걸 권합니다.
2. 볼륨이 정말 큽니다..
케이블에서 알 수 있듯이 2.5mm 밸런스가 기본 케이블인데, 그걸 감안해도 볼륨이 엄청납니다.
동일하게 2.5mm로 사용하고 있는 솔리스를 큐델릭스에 물렸을 때의 큐델릭스 볼륨이 -30dB 정도로 듣는데
이 소리가 대충 70dB 정도로 체감되는 정도라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정도의 볼륨입니다.
그래서 그냥 이 정도 나올 거라 예상하고 피닉스를 물렸다가 상상 이상으로 큰 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거의 청음할 때에 기본으로 사용하는 음량(85dB 근처)보다 더 큰 소리가 그대로 귀에 꽂히더군요..
하도 놀라서 볼륨을 확 줄였는데 큐델릭스 -39dB에서도 솔리스보다는 좀 더 큰 음량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평소에 이어폰으로 크게 들으시는 분들은 그 상태 그대로 꽂으면 귀 나갈 수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3. 고음압에서는 고역이 꽤 세게 나옵니다.
이건 메모에도 적혀 있는 부분인데 개인적으로는 고음압에서는 살짝 거슬렸습니다.
일단 고역 자체가 꽤 세게 밀고 들어오는 것도 그런데
높은 볼륨에서 보컬이나 피아노의 피치가 원래 듣던 것보다 약간 올라가는 인상이 더 신경쓰이더군요.
다만 이때 들었던 음량이 꽤 크긴 했어서 평소 듣는 음량으로 내리니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체감상으로 80dB 정도 음량이면 크게 인상이 바뀌는 부분 없이 편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격만 아니었으면 리스트에 넣어도 될 법했겠지만
가격이 한참 높은 물건이라 그냥 한 번 들어 본 것으로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소소하게 단점들이 있기도 했었고)
VE와는 소리 성향이 하도 상성이 안 좋아서 이번에도 안 좋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VE에서 괜찮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물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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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착용하기에는 확실히 불편한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
(물론 기본팁보다 좀 짧은 팁으로 들어서 깊이가 더 들어간 탓도 있긴 하지만)
삼각형 꼭지점 부분이 시간이 지나면서 귀를 누르는 느낌이더군요.
그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orz
(아무래도 그렇게 울릴 정도로 볼륨을 안 올려서 그런 거겠지만)
(얘네도 가격이 죄다 비싼 것들 뿐이니)
지금 사는 곳에서 압구정은 가까운 편이라 시간 날 때 가서 들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