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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벗은 거지는 얻어도 못 먹고, 뒤벼자는 것만이 쉬는 건 아니다... +@

alpine-snow alpine-snow
922 8 11

전자는 제 어머니의 말씀이고 후자는 제 뻘소리 입니다. 
  
복직 후 중소기업 생산관리의 위엄을 제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바빠요. 몸 보다도 머리가 엄청나게. 
때로는 뇌를 오버클럭 시켜보고 싶을 정도로요. 
 
그러던 와중에, 슬슬 또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는 걸 느꼈습니다. 
회사 - 잠 - 회사 - 잠 패턴. 주말이면 하루 종일 잠을 자도 늘 피곤합니다.
있는대로 다 쥐어짜내듯 고민하며 일하다 보니 번아웃이 왔던 거죠. 
일 말곤 활동 없이 잠만 자니 세월이 더 빨리 흘러가는 것 같고, 
그러다 보면 뭘 하며 살았는지에 대한 기억도 없습니다.
과거 어린 시절에서 갑자기 점프해 온 느낌이 더 심해지는 건 덤이고요. 
냉동인간과 어설프게 비슷한 상태가 계속 유지되는 것 같달까요.
 
고로, 워라밸은 소중합니다. 
첫째로 나를 위해서, 둘째로 최적의 컨디션으로 능률있게 일하기 위해서. 
잠만 쳐자도 늘 피곤했던 건, 몸만 쉬었을 뿐이라서였습니다. 
정신, 정서적으로도 쉬어가며 내 삶이 있어야 다시 힘 내서 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 나다닐 때는 깔끔하게 차려입고 차도 똥차는 빨리 탈출하고. 
 
혹시나 아직도 일 하고 계신 분들 계시면 어여들 마무리하고 퇴근하세요. 
혹여 무리한 근로를 강요하는 상사가 있다면 니가 가라 영안실 이러면 됩니다. 
지들이 책임져줄 것도 아니면서 뭔 소릴 하고 있어...

저는 회사 형님의 일침에 앗차... 하고, 조금 일찍 퇴근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아... 안 질렀다, DAC.
 
사치는 좋지 않지만, 하나씩 갖추고 싶은 건 갖추고 사는게 미덕이라 봅니다. 
 

특히 옆지기들은 반드시 좋은 사람으로 하나씩들 끼고 사세요.
막말로 각자 돈 벌면 둘이 집만 합쳐도 그게 그냥 부부지 뭡니까. 뭘 더 바라요. 
가성비 좋네요. 사람 하나 더 들이고 집은 더 넓게 살 수 있으니. 
결혼이란게 원래 이런거 아니었음???
비싼 강남 성냥갑 집, 차, 돈이 더 중요한 사람은 그것들만 갖추고 살라 하고요. 
멋진 인생을 위해서는 좋은 사람이 곁에 있는게 중요합니다. 
인생의 대역폭이 달라지고 해상력도 좋아지며 에너지도 넘치게 된다고 봅니다. 
유토피아 되는 거죠. 물론 조강지처 배신하면 베릴륨 가루가 응징합니다.
뭐 잘못 만나면야 A/S도 안 되는 번들이어폰 신세가 되지만, 안 그러면 되는 거고. 
펜데믹 시기라 어려움이 많지만, 그래도 혼자가 싫으면 밖에 나다녀야 합니다. 
안 다니면 발견이 안 되는데 뭐 어쩌라고요. 
이 세상에 이런 놈이 있는지 없는지, 산 놈인지 죽은 놈인지 알 길이 없는데. 
 

 


요새 참 여러 모로 힘든 시기입니다만...
좋은 인연 있으신 분들은 혹여 내 여건이 열악하다 하여 인연을 밀어내지는 마세요. 
평생 가슴 후벼파며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천벌이죠 뭐.
상대방이 나보다 더 좋은 여건의 사람과 만나면 됐지... 그것도 아닙니다. 차선이지. 
그 때만큼은 나한테 진심이었던 거고 그걸 부순 놈은 나 자신일 뿐이더군요.
내 마음이 부서진 것보다, 진심이었던 상대의 마음을 내가 부쉈다는 걸 깨닫게 되면 
그 괴로움은 이루 말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내가 까였으면 자책하지 말고 욕해도 됩니다. ㅋㅋㅋ 그렇게 풀면 되고요.
부모님 마음도 많이 아픕니다. 이 풍진 세상 저 놈 혼자 남겨놓고 우찌 가누... 하고요. 
나이 사십 되니 자식이 없어도 그게 참 와닿습니다.
 
뻘소리가 길었네요. 


P. S. 사실, 최근 펜데믹이다 보니 DAC 대신 차량용 노래방 기기 구매에 눈이 돌아간...(퍽퍽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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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박지훈님 포함 8명이 추천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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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전 작년부터 이상한 프로젝트 맡으면서 개고생중이라 내용들이 너무 공감이ㅠ
22:28
22.02.1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memorizm

개고생 해서 뭘 얻을 수 있는지를 잘 봐야 합니다.
너무 과실만 바라면 소탐대실이 되고, 그걸 너무 경계하면 어리석게 되더군요. 
저는 뭐 여지가 없었지만서도.

22:31
22.02.15.
alpine-snow
부서 이동 신청했습니다ㅋㅋㅋ
뒤늦게야 깨달았는데 궂은일 묵묵히 일해주니 호구로 보고 있었던거 같아요;
22:43
22.02.1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memorizm

요즘은 묵묵히 해주면 안 됩니다.
사실, 아무 일 안 하던 품질관리 부서로 입사하면서 워낙 무시당한게 억울해서
제가 날뛰며 FM에 가깝게 일하면서 실제로도 가장 빡쎈 부서라는 걸 입증해냈었죠.
남들은 입으로만 하는 일을 저는 백과사전을 써내다시피 했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문서 기록이더군요.

22:50
22.02.15.
alpine-snow
멋지시네요, 전 잡부 부서라 전문 기술 배울수 있는 부서로 옮깁니다. 새로운 곳으로 옮기기엔 조금 늦은 나이이긴 한데,아무것도 안하면 달라지지 않으니
22:58
22.02.1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memorizm
잡부든 주무든 필요하지 않은 부서는 결국 없더군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내정치라고 봅니다. 정말 중요해요.
23:05
22.02.15.
profile image 2등
음... 기승전 노래방 기기인거죠?!(도주)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20,30,40 찍었을때 보이는 풍경들이 참 많이
바뀌덥니다.
50 고지가 보이니 제일 강조하고 싶은게
"건강" 입니다.

몰랐는데 진짜 돌아오질 않네요.
워라벨도 건강도 꼭 돌아올 수 있을 때
챙기시길 바랍니다.

요즘 바쁘신 것 같던데
적절히 화이팅 하시구요!
22:59
22.02.15.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Gprofile
형님이시네요!!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제가 이러면 좀 곤란하지만, 사실 저도 벌써부터 느껴지고 있네요.
좀 무리하면 이젠 체력이 안 돌아오더군요. ㅠ.ㅠ

이젠 무조건 제 컨디션부터 챙기려 하고 있습니다.
Gprofile님도 늘 건강하셔요!!
23:07
22.02.15.
profile image 3등
인생 선배님들의 고견들을 보고 있으니 삶에대한 세계관이 확장되는것 같아 감사하네요
00:31
22.02.16.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liamail
첫 직장을 잘 잡아 좋은 상사를 만나는게 중요하더군요.
내가 상사가 되면 장기적으로 볼 때 예스맨이 되면 안 되고요.
00:12
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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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kj 16.09.21.16:56 72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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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탱 16.09.28.11:17 440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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