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G N5005 좋네요.
정보에 어두워 대란에는 편승 못하고 우연히 옥이네에 중고 매물로 미개봉 신품이 올라왔더군요. 가격은 30만원 중반. 궁금증을 못이기고 덜컥 구매했네요.
퇴근하니 배송이 와 있어 바로 뜯어 들어봤습니다.
2.5 balanced cable이 기본으로 들어있길래 이걸 장착하고 ES100과 연결하였습니다. 필터는 기본 reference로 그냥 두었습니다.
헌데 기본 팁은 뭔가 불편합니다. 왼쪽에 비해 오른쪽이 살짝 사운드가 비는?느낌과 정착용이 안된 것 처럼 헐거워 밀려나오는 느낌이 있더군요. 제가 오른쪽 귓구멍이 살짝 더 크다는 걸 실감했네요.
그래도 그 상태로 몇 곡 더 들어보니 왼쪽에서 들리는 저역이 때로 벙벙거리고 과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 저는 팁 사이즈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스핀팁 small로 바꾸니 착용감도 편하고 다소 과하게 느껴지던 저역도 개선됩니다.
바디와 팁의 각도에 대해 말이 있던데 보통 사람의 외이도는 입구에서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살짝 전방을 향하며 완만한 S자를 그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디와 팁이 직각을 이룬다는 젠하이저의 IE900 보다 5005의 바디와 팁의 구조가 해부학적으로는 더 부합하는 구조일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 각도 보다는 다소 긴 바디와 팁의 모양, 맞지않는 이어팁의 착용이 불편함을 일으키지 않나 싶네요.
저는 지금 두어시간째 듣고 있는데 착용감은 아직 불만이 없습니다. 다행히 저는 젠하이저 케이블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드라이버 성능이 딸리면 제가 CD 리핑한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 을 들을 때 찌그러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5005는 문제 없이 재생해 주는군요.
제가 알고 있던 중고음 위주의 다소 선이 얇은 느낌의 심심한 AKG 기기의 소리가 아니네요. 저역이 상당합니다. 소리를 좀 새게 만들어 저역을 줄여야 겠다 싶어 스몰 팁으로 선택했는데 이게 착용감부터 소리까지 딱 좋네요.
음악 듣는 재미를 주는 아주 좋은 이어폰입니다. 오래오래 자주자주 쓸 것 같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얼마 전의 대란 같은 일이 없어 정가로 구매해야 하고, 청음샵에서 지금 이 세팅으로 5005를 들었다면 분명 매력을 느꼈겠지만, 정가 백만원 가까이를 지불하고 이 기기를 구입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십만원 대로 구입해 지금 제가 쓰는 베이어다이나믹의 소울버디나 오르바나 에어가 주는 즐거움에 비해 이 기기가 그 이상의 즐거움을 주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라떼는 말이야 같은 말일 수도 있지만, 요즘 헤드폰이나 이어폰의 플랙쉽 기기 가격이 100, 200만원은 쉽게 넘어가는 상황들을 볼 때 뭔가 지나친 거품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몇 백만원이 넘은 유명 브랜드의 플랙쉽 기기라고 마법 같은 극적인 천상의 소리를 내주는 것은 아닌데 말입니다. 사운드는 이어폰, 헤드폰 혼자 만드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지금 내 기기 보다 몇배에서 몇십배의 가격을 지불해서라도 해상도, 저중고역의 밸런스, 사운드의 질감 등등 에서의 차이를 느껴보고 싶다는 욕구를 저도 느낍니다만, 실제 그 차이는 아주 작고, 더구나 제 청각은 소리 자극을 받다보면 얼마 안가 지쳐 그 차이를 뭉개고 앉아 있을테니까요.
'그래도 얘는 그 정도 고가를 주고 구입하지는 않았으니까..'하고 저의 허세같은 욕구에 면죄부를 줘 봅니다.
아직 안 달리셨으면 다음 대란에는 꼭 성공하시길...
그럴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기기인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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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기여기 오시는 오디오필릭한 취미를 가지신 분들께 말씀 드리고 싶은 건 꼭 몇 백만원의 고가의 기기만 제대로 된 소리를 들려주고 즐거움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과, 결국 내가 즐거워야 하는데, 오디오 기기라도 소리로만 즐거움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입니다. 예를 들어 헤드밴드가 벌어지고, 얼마 쓰지도 않았는데 잡소리가 나고, 갑자기 한쪽 유닛이 사망하는 스트레스를 주는 백만원 넘는 포칼 헤드폰 보다, 지금은 20만원 대에 구할 수 있는 검증된 과거의 레퍼런스 헤드폰이 음향적으로도 꿀리지 않고 기능적으로도 만족감을 주는 더 큰 즐거움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죠.
하지만 어느정도 가격대를 넘기 시작하면 이것은 명품 소비와 같은
"비싸고 희귀하니까 사는" 그런 종류의 소비에 가까운데
금전적인 이익이 걸린 업자들의 마케팅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놓은 논리에 충실한 일부 리스너들의 견해에 의해
비싼건 무조건 더 좋고 뛰어나구나! 하는 잘못된 인식이 심어지고
그저 음악을 왜곡 없이 괜찮은 사운드로 즐기고자 하는 초심자들에게도 영향이 가 과소비를 하게 만드는 풍토가 괜찮은가 싶어요.. 제가 그렇게 당했었던 음린이중 하나구요
헤드파이가 매니악한 취미라 인구도 적은데
취미 관련해서 가장 유명하고 접근하기 쉬운 매체들에선 사서 듣는 사람이 거의 없어 검증되지도 않은 300만원 이상의 초고가 제품을 화물신앙처럼 떠받들고 있고 가장 유명한 모 유튜브도 본의는 아니겠지만 그런 풍토의 중심에 있구요..
외국의 커뮤니티에선 가격대 별로 최선의 선택이 어떤것이 있는지 가이드라인이 있던데 우리나라엔 그런게 아예 없죠
그냥 신제품 나와서 여기저기서 홍보하고 대란 반짝 일어나고 시간이 지나서는 언급도 없는..이런 상황의 반복이니 업자들의 손아귀에 놀아나는게 아닐까 생각도 들더군요..
이젠 기술이 하도 발전해서 핸드폰 번들 이어폰으로도 음악을 즐겁게 듣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는 세상이 됐는데 어째 옛날보다 사람들이 원음에 가까운 소릴 듣는다고 돈을 훨씬 많이 쓸까 의문이 들기두 하고요 참 이상한 세상입니다~~
스마트폰이랑 비교하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동감하는데, 제조사 입장에서 생각하면 사실 공평한 비교가 아닙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특히 규모의 경제가 크게 관여하는 부분이거든요. 1개당 가격이 아니라, 한종류의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 초기투자가 큰 제품이라 많이 팔리는 만큼 저렴해지는 겁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이어폰 헤드폰은 매니아 시장층이고, 구매자가 적기 때문에, 개발비랑 인건비등에서 본전 뽑을려면 비싸지는겁니다.
특히 플래그쉽 이어폰은, 모르긴 몰라도 스마트폰만큼 많이 팔리면 10분지 1토막가량 싸질수 있을걸요?
플래그쉽 이어폰이 비싼건 BA 단가가 비싸서 비싼게 큰 영향을 주는데 BA 단가가 비싼건 자동화하기에는 시장 사이즈가 작아서 수제작으로 만들기 떄문이고, 자재값이래봤자 그 쪼만한 이어폰에 많이 들어가는게 없어서, 판매량만 잘나오면 개발비 본전도 손쉽게 뽑고, 블루투스 칩셋 같은 반도체도 저렴하게 받을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많이 사가지 않으니 비싸지는거죠. 원래 매니아층을 겨냥한 시장은 이런 경향이 있는건 다른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어폰은 양반입니다. 솔직히 명품 시계들은 오토매틱이 주류인데, 오토매틱은 쿼츠보다 기능성면에선 "열등"합니다.
하지만 최고의 부품을 풍부하게 쓴다고 꼭 좋은 소리, 내게 맞는 소리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기도 하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2차 대전에서 독일의 티거 전차가 성능으로 연합군의 전차를 압살하며 명품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지나친 과스펙을 추구하느라 놓친 생산성과 유지보수의 어려움 때문에 기대에 못미친 면이 있었던 반면 , 티거에 무수히 깨져나갔음에도 목적에 부합하는 최소 최적의 합리적 기능만을 지닌 소련의 T34도 명품으로 충분히 인정 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티거 전차 같은 최고 스펙의 고가 이헤폰을 무조건 배격하려는 얘기가 아니라, 거꾸로 티거같은 고스펙 고가의 이헤폰만을 강조하며, 급나누기 어쩌구 하며 고가 제품에 대한 환상만을 조장하려는 분위기에 대한 반론인 겁니다.
내 귀에, 소리 정보를 처리하는 내 뇌에, 음악을 느끼며 만들어 가는 내 기억, 내 정서에, 내 생활 패턴에맞는 제품이 고가의 기기일 수도 중저가의 기기일 수도 있는 것이죠.
말씀처럼 고가의 스위스 예물시계는 잠 재워두고, 마이크로 브랜드의 10만원짜리 쿼츠시계가 디자인과 기능 모두 더 마음에 들어 더 좋은 저 같은 사람도 있으니까요.
실용적인 사람은 다들 알잖아요. 그냥 인터넷 디지털 시계가 가장 정확하다는 것을요. 그럼에도 그 장인이 만든 몇천만 몇천억의 비싼 손목시계를 사서 무언가 자신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계속 사치를 추구하는 것이에요. 물론 이건 잘못된 게 아니에요. 그만큼 그 "사치"에도 그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의 돈을 지불하는 것이니까요. 부자들이 돈을 지출할 수 있게 만드는 귀중품이자 투자자산이 되기도 하고요.
이와 같이, 사실상 고급 이어폰은 소리가 아닌 사치적인 부분이 더 크다고 봅니다.
전 오히려 원음에 가깝게 재생한다는 하이엔드급 이어폰 헤드폰의 소리가 비현실적으로 왜곡된 소리라고 생각해요
분칠된 소리죠 청자가 듣기 좋게 만든.. 화장 이쁘게 풀 메이크업한 여인이 화장기 없는 수수한 미인보다 주목은 더 받을지언정 진정 더 이쁘다고 할 순 없죠..
어느정도 공감하는데, 고가 이어폰을 전문가가 업무에서 아예 안 쓰는건 아닙니다. 녹음할때 메인으로는 잘 안 쓰지만 스피커 못 들고 나가는 작업이 있을때 서브기기로 사용한다거나, 혹은 아이돌이나 가수들이 스테이지에서 고가 이어폰 쓰는건 얼마든지 찾아볼수 있거든요.
그리고 시계는 비싸지면 쿼츠보다 기능성이 역행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어폰은 소리가 역행까진 안한다는게 크죠. 사실 소리는 취향 차이도 있는데다가, 소리만 기능성은 아니거든요. 고가이어폰 오면 착용감이나 케이블 탈착가능성 여부 등도 중요한지라...
맞습니다.. 근데 잊지 말아야하는게... 그건 다른것도 그래요.
비싼만큼 정비례해서 좋아지는 시장은 거의 없습니다.
싸구려랑 가성비 제품의 사이에서는 돈내는 만큼 이상의 효용을 기대할수 있지만 하이엔드/매니아층 제품으로 가면 갈수록, 내야하는 돈은 늘어나는데, 돌아오는 Return이 대폭으로 줄어드는건 거의 대부분의 시장에서 통용되는 특징입니다.
그나마 PC부품처럼 성능이 수치화가 가능한 제품을 보면, 동세대 제품기준으로 최상위권 제품에선 1단계 상위 제품 살려면 가격은 1.5배이상 뛰는데, 성능은 10~15% 올라갈까 말까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적게 차이 나는 경우 가격은 두배 뛰는데 성능 5% 차이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특히 음감이나 음식은 더 그런게... 사람 오감이라는건 진짜 취향 문제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죠.
푸아그라에 트러플. 캐비아와 그랑 크뤼 와인을 곁들인 100만원짜리 파인다이닝 식사 한끼가 만원짜리 가성비 치킨보다 100배 맛있다고 보장할수 있는 식당은 없어요.
명품 시계, 명품 핸드백, 스포츠카, 모든것들도 가격대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미친듯이 뛰지만, 그 오른 가격만큼 기능성과 품질이 향상되는 시장은 하나도 없을걸요.
사실, 무슨 말씀을 하는지는 알아요.
싸구려 샀다가, 처음 제대로 된 음향기기 샀을때 크게 감동을 느낀 뒤,
비슷한걸 기대했지만 그런 느낌이 없다는 말이시겠죠.
푸아그라에 트러플. 캐비아와 그랑 크뤼 와인을 곁들인 100만원짜리 파인다이닝을 평소에 치킨만 뜯던사람이 먹으면 그 첫 맛에 감동할수 있으니까요.
그 첫 감동은 잊을수가 없지만, 100만원짜리 파인다이닝도 자주 먹으면 익숙해지고 두번째, 세번째에는 감동이 옅어지고, 나중가면 없어질겁니다.
10만원짜리만 하더라도 음질 하나도 신경 안쓴 싸구려 제품과는 너무 큰 차이가 있어서 저도 첫 음향기기에는 꽤나 깊은 인상을 받은적이 있는데, 거기에 익숙해지고 난 뒤에는 100만원짜리를 들어도 그 때의 감동이 없다는 말이라고 들립니다.
저도 그런적이 있어서 이해가 가요.
근데 사실 저는 그게 정상이라고 봐요. 10만원짜리라도 그 싸구려와의 간극이 워낙 큰데다가, 100만원짜리의 가격이 올라간만큼 리턴이 적어지는것에 더해서... 100만원짜리를 20만원대에 싸게 사면 아무래도 플라시보가 20만원으로 작동해버려서 플라시보 효과도 줄어들거든요. 안타깝지만 저도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껴본적이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많은 분들이 마케팅으로 인해 희생양이 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고가 몇억짜리 시계는 그 소수점 몇자리 아래의 오차까지 정밀하게 맞춰진 시계여서 비싼 거라고 해요. 당연히 시계 덕후들(?)이라면 그거에 더 환장하는 겁니다. 무려 그정도의 정밀도라니! 하며 감탄하면서요.
비싼 이어폰도 비쌀수록 '당연히' 성능이 좋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게 과해지면 호숫가에 물양동이 한바가지 부어넣은 차이가 된다는 거에요. 호수에 부은 물 한바가지로 분명히 물의 양이 늘었습니다. 더 많은 물을 가진 호수가 되었네요. 그러나 이건 실용적으로는 어떠한 의미도 없습니다. 호수입장에서는 십의 마이너스 몇백승 차이라도 날 수는 있을런지 모르는 일이죠.
애초에 글 처음부터 "일정금액 이상의"라는 단어를, 중간에는 "실용적인 사람은 디지털 시계가 가장 정확하다는 것을 안다"라는 관용적 표현을 사용한 것이 이 이유에요. 그야말로 저가 시장과 고급 시장의 차이는, 라면 끓일 때 물 한 컵 더 넣는거랑 호숫가에 물양동이 한바가지 넣은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스테이지에서 "활동성"이 필요해서 가수들이 사용하는 IEM을 제외하면 "전문가들이 업무에서 쓰는 이어폰"은 사실상 마케팅의 의미가 더 강하다는 것입니다. 가수들이 쓰는 걸 이야기하시면 아예 우리가 음감을 하면서 즐기고 감상하는 에어팟 프로나 N5005같은 이어폰들이랑은 거리가 있는 것을 이미 다들 아실 거에요. 제가 처음 이야기한 이분들이 이어폰을 음악을 만들 때 쓰지 않는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어요. 지금 이어폰 시장의 발전으로 대단한 성능향상을 이루어냈지만, 그 한계 또한 명확하다는 것은 음감 오래하신 분이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마케팅은 거의 핑크솔트 치약급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사실상 전체성분의 0.003%들어간 핑크솔트로 마케팅하는 것이거든요.
물론 음감 시장 발전을 위해 더 공격적인 마케팅도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음감을 진심으로 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런 부분에 현혹되지 마시고 본질만 쏙 가져가시는 분들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어떤 기기를 사시던지 여러분들이 좋게 들으신다면 그게 맞는 거에요. 애초에 청력도 다르고 귀 구조도 달라서 어디까지가 호수로 느껴질지, 그냥 라면 한그릇만한 용기인지도 사람마다 다르기에 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예시로 저는 그냥 고딩때는 그냥 비츠이어폰이나 소니엑스트라베이스 이어폰만 해도 와 좋다 생각했었고, 지금은 ifi 디아블로에 HD600이나 820S 물려서 들었을 때가 마지막 체감 가능한 감동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고딩인 저를 다시 불러서 비교해서 들어보라고 하면 왜인지 그게 그거라고 할 것 같아요. 아니면 오히려 틀림없이 분리도 높고 피로한 지금의 음감을 더 싫어할 거에요. 사실 지금 20대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음질 기기로 들으면 상당히 피로합니다. 해상도가 높은 만큼 좌우 불균형한 소리가 느껴지고, 특히 믹싱할 때 선명도를 위해 좌우에 어떻게 분배해두었는지도 들립니다. 저해상도 음원이나 저가 기기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어요., 피아노 페달 눌리고 떨어지는 소리와 사람 숨소리 까지 다 들리니 그냥 파이널 E1000정도로 감상하는 게 덜 피로할 때가 있어요. 그냥 고음 너무 쎈 것도 너무 아재같고 그런 것ㄷ...
아무튼, N5005 정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어떤 음감 기기를 사시던지 나름 가성비 하나는 끝내주게 잘들 챙기시는 분들이실테니 걱정은 안 되네요ㅎㅎㅎ 다들 좋은 음감 하시길 바래요!!!
어.. 음.. 일단.. 손목시계는 디지털을 빼더라도, 크게 쿼츠(싼거)랑 오토매틱(비싼거) 2종류로 나뉩니다. 수백만원 넘어가는 시계는 대부분 오토매틱입니다. 수억원하는것은 당연히 오토매틱입니다. 그리고 오토매틱보다 쿼츠가 훨씬 정확합니다. 수억원짜리 오토매틱도, 수십만원짜리 잘나온 쿼츠한테 개발립니다.
시계 브랜드중 제일 하이엔드 브랜드인 파텍필립(수억원짜리) 1년 오차는 10분 남짓인데, 100만원짜리하는 쿼츠 시계는 잘나오는건 1년 오차가 5초가량입니다.
물론, "오토매틱 중에서" 수억원짜리 시계가 오차가 적은건 맞습니다. 근데 왜 쿼츠말고 오토매틱 왜쓰냐고 물으면 폼나고 과시하기 위함, 및 중고판매를 제외한 어떠한 실용적인 잇점이 없습니다.
성능 이야기도 미묘하게 맞지 않은게... 성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조차 정의가 힘듭니다. 시계만 보더라도 지금 시간의 정확도라는 좁은 의미에서 성능만을 논하셨지만, 사실 시계 성능은 시간의 정확도만 있지는 않습니다. 배터리 수명/파워리저브 수명, 방수 성능과 내구성 여러 기능등 다양하죠. 시계도 이런 마당에... 이어폰은 더 심합니다. 왜냐면 사람 귀로 듣는 청각이거든요.
어느정도 객관화가 가능하긴 하지만, 사람의 감각은 아무래도 호불호가 섞여서 취향이 섞일수밖에 없어요. 청각 대신에 미각으로 바꿔서 생각해보시면 빠릅니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오감인데... 식당마다 가성비 차이가 있는건 사실이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단순 정량화는 매우 힘든 영역이죠.
다만 캐비어나 트러플 같이 고가, 진미로 인정받는 먹을것들의 특징이 있긴 합니다. 그건 그냥 맛있다는게 아니라 꽤 "유니크"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찾는 사람들이 많던, 워낙 공급이 어려워서 잘 안나오던, 유니크하지만 나름의 매력을 지닌 음식은 대체제가 없어서 가격이 상승합니다. 사실 많은 고가의 먹을것들이 그렇습니다.
대표적으로 치즈 같은경우엔 특히 더해요. 고가 치즈로 갈수록 발효기간이 길어지는데,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발효치즈 먹으라고 하면 꼬릿한 냄새 때문에 못먹는 사람이 태반이 나올걸요? 발효되면 냄새가 생기는데, 한국인이 익숙한건 무발효 생치즈인 모짜렐라나, 천연 치즈를 섞어서 양 불린 가공치즈인 체다치즈 정도거든요. 하지만 가격은 시간도 들고 발효하느냐 수분이 날라가 양도 줄어든 발효치즈가 더 비싸죠.
특히 이중에서 제일 비싼건 작은 농장에서 소량생산하는 제품들이 유달리 생산 단가가 비싸죠. 하지만 그렇다고 작은 농장에서 만든다고 더 맛있어지진 않아요. 이것만 봐도 비싸진다고 보편적으로 맛있어지는게 아니란건 알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소량 생산 제품이 시장에서 살아남을려면 매력이 있어야하죠. 그 매력은... 그냥 맛있는게 아니라 나름의 유니크한 맛이 있냐는 부분입니다. 유니크해야 대체제가 없거든요. 좋아해주는 사람이 소수더라도, 너무 좋아해서 대체제가 없는 맛을 줄수 있는데 구하기 어렵다면 얼마든지 비싸게 팔릴여지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고가 제품은 유니크함이 있으면 그럭저럭 돈값을 한다고 봅니다. n5005의 경우엔... 기본기는 괜찮은데다, 무엇보다 극저음이 진짜 유니크해서 저는 플래그쉽 답게 돈받아먹어도 되는 제품이라고 봅니다.
PS : 이어폰이 뮤지션들 가지고 나오는건... 핑크솔트급 마케팅이라고 말하기엔 애매합니다. 실제로 IEM 사업은 초창기에 주요 시장 타겟은 음감러들이 아니라 뮤지션들이었고... 뮤지션들 중에는 이어폰 험하게 써서 하나 사서 스테이지에서 볼륨 와장창 올린뒤 망가트려서 콘서트마다 이어폰 바꾼다는 말이 있을정도로 이 작은 시장에서는 큰손들이었습니다. 초기 커스텀 인이어 시장을 설립한 Ultimate Ears의 제리 하비옹도 뮤지션들 상대로 이어폰 만들어주던것을 시작으로 장사를 시작했거든요. 녹음용의 모니터링이 아닌, 스테이지 모니터 시장은 오늘날도 무시 못할 시장일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 확장해서 서브로 녹음 모니터 이야기가 나오는거지.., 음감러들을 등쳐먹을려고 구라치는 마케팅에 대롱대롱 낚인것과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몇백만원씩 하는 이어폰들을 들어보면 의외로 건질만한 물건들이 몇 안 되고, 그 물건들도 결국은 젠하이저나 AKG 이런 것들이니...
예나 지금이나 이헤폰은 특별한 기술이나 소재가 적용된게 아닌 한, 사실상 50만원대가 가격적 합리성으로는 마지노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헤드폰도 소니의 마구백이 제겐 최고 입니다. 정착용 하면 고, 중, 저역 어디 하나 크게 빠지지 않고 상당히 편안하고 균형잡힌 소리를 들려주고, 넓은 공간감에 무엇보다 가볍고 편한 착용감으로 몇 시간을 써도 불편하지 않으니까요.
사운드적으로 저평가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건 그 분의 취향이자 경험이라 생각하고, 제겐 원픽입니다.
이어폰도 십만원대 오픈형, 밀폐형 하나씩 제 원픽들이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들인 5005가 저음이 더 풍부한 느낌의 사운드를 들려주긴 하지만, 기존 제 이어폰들도 하나하나의 소리를 분리해 내고 그걸 조화롭고 균형있게 들려줍니다. 얘네들이 5005의 아래가 아닌 5005와 다른 질감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저는 그게 또 마음에 듭니다. 별로 아쉬운게 없어요.
그래서 5005의 정가대로 였다면 청음해봤으면 안샀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새로 오디오를 접하는 분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다소 제한적(편향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주로 유튜브와 블로그 같은 매체일텐데, 우리나라 유튜브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기기는 주로 최근의 고가 제품들이니까요.
자동차 저널을 보면 온통 수입차로 도배되어 있으니 우리나라 전국이 강남 3구 부자동네인 것 같고 오디오 저널을 보면 몇십만원짜리 헤드폰 '따위'는 맘 먹고 돈 모아서 몇 개쯤 살 수 있을 것만 같죠.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실로 어마어마한 지름질이라는 건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1~2만원짜리 이어폰도 큰 맘 먹고 지르던게 나중엔 4~5만원, 그게 10만원이 되고 끝끝내 20, 50, 80, 100, 200, 300... 가격이 올라갈 수록 물론 저항감은 생기지만, 어느 정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게 되면 큰일이니까요.
꼰대로 받아들여지겠지만, 저는 실용기로 도전해서 온갖 튜닝까지 해보며 이리저리 부딪혀도 안될 때 현질해서 신품이나 상급기로 업글하는게 가장 베스트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렇게 하니 업글한 기기의 가치가 더더욱 확실하게 와닿더군요. 실로 피땀어린 결정체다... 뭐 이런 느낌? ㅋㅋㅋㅋㅋ
아무쪼록 좋은 가격에 좋은 이어폰 겟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저는 ER-4S에서 이만하면 됐다며 주저앉았... ㅡ,.ㅡ;;
한 50만원만 넘어가도 이어폰은 취향차이인것 같네요 ㅋㅋ
m7은 처음 들어봤을 때에도 흡족하지 않았지만 5005를 들어보면서 제 취향을 좀 더 파악하고 나니까 더 별로더군요
'더구나 제 청각은 소리 자극을 받다보면 얼마 안가 지쳐 그 차이를 뭉개고 앉아 있을테니까요.' <- 공감합니다. 굳지님 덕분에 오랜만에 제플린 4집 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