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귀 시리즈 - 어제 청음샵 후기.
한동안 방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일찍 일어난 김에 오전에 다녀오자고 해서
10시 쯤에 바로 나와서 압구정 가게에 도착하였습니다.
낮에 가면 꽤나 붐비는데 평일 개점시간 막 지난 이 시간대에는 역시 한산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이어폰 2개 독점하고 청음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것들도 궁금한 게 꽤 있었지만 역시 이 둘이 제일 궁금하였습니다.
IE900도 같이 들고 온 건 순정 이어팁 외의 매칭에서 소리가 어떻게 바뀔지 테스트해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전까지는 순정 이어팁에서 결론을 내려 했었는데,
저번 몹쓸 귀 시리즈에서 순정 이어팁으로는 거의 답이 없다는 걸 알았으니 과감하게 방향을 틀었습니다.
(최근 다른 이어팁에서 소리가 괜찮았다는 후기도 있었고)
그래서 가지고 있는 이어팁들 중 최근 많이 사용하는 팁으로 굴려봤습니다.
밑에서부터 순정 M 사이즈와 이번에 착용 테스트를 한 크리스탈 M 사이즈, UC M 사이즈 이어팁입니다.
(사진에서는 약간 과장되게 높이 차이를 만들었는데 그래도 높이 순서 자체는 저렇게 됩니다.)
크리스탈이나 UC 이어팁 모두 순정 이어팁보다는 높이가 높은 편이라 안쪽 밀폐는 확실히 잘 되었습니다.
일단 이것만으로도 굳이 순정 이어팁을 쓸 이유는 없겠더군요.
먼저 IE600을 가지고 팁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취향에 따른 결과는 아래와 같이 나왔습니다.
크리스탈 M > UC M >= 순정 M (안쪽) > 순정 M (바깥쪽)
순정 M 바깥쪽은 어디 밀폐가 덜 된 건지 저역이 확 빠지는 게 좀 심하더군요.. orz
순정 M 안쪽은 팁 자체 밀폐는 덜 됐는데 거의 밀착된 상태까지 들어가니 좀 낫긴 하더군요.
(미묘하게 IE900보다 밀어넣기 더 좋았습니다.)
왼쪽이 팁 안쪽에 꽂았을 때, 오른쪽이 팁 바깥쪽에 꽂았을 때입니다.
다만 순정 M 이어팁의 경우 너무 달라붙어서 그런지 저역 울림이 좀 심해지는 경향이 있더군요..;;
다음으로 UC 이어팁을 테스트해 봤는데 저역 울림은 덜해진 대신 고역 자극이 꽤 강해졌습니다.
아무래도 높이가 순정에 비해서도 꽤 높은 편이기도 하고 구경도 좁은 편이라
순정 이어팁에 비해서 착용 상태가 꽤나 차이가 나서 그런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도 착용 자체는 이쪽이 고정이 잘 되는 상태여서 그 부분은 마음에 들더군요.
마지막으로 크리스탈 M 사이즈로 테스트했습니다.
착용하고 나서 사진을 찍어보니 얘가 딱 순정 이어팁 모드 둘 사이의 높이로 장착되더군요.
소리도 살짝 저역 울림이 있으면서 고역 쪽도 자극이 잘 억제된 중간 상태여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어팁 필터가 없어서 소리 차이가 날까 싶었는데 고역 쪽은 크게 차이가 안 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오히려 순정 이어팁이 밀폐력이 별로여서 더 자극이 심했으면 모를까..)
크리스탈 M 이어팁이 IE600과 잘 맞는 것 같으니 IE900에도 장착해서 들어봤습니다.
이쪽도 순정 이어팁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착용도 안정적이고 소리도 듣기 편하였습니다.
다만 IE900을 듣기 전에 IE600을 들은 탓에 고역 쪽에서 자극이 되는 부분이 더 강조되는 건 느껴지더군요.
어차피 막귀여서 청음기는 안 써도 될 것 같지만,
간략하게 적으면 IE600이 IE900 보다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IE600이 살짝 저역 울림이 있는 편이긴 한데, 이건 이것대로 금관악기 소리에서 꽤 좋게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고역의 찰랑거림은 잘 살리면서도 기묘할 정도로 자극이 될 부분은 억제를 해 둔 게 좋았습니다.
특히 보컬 치찰음은 정말 묘할 정도로 피해 가는 게 용하더군요.
밸런스도 좋아서 여러 장르에서 굴려도 모나지 않게 잘 소화해 주고,
재미있는 소리와 분석적인 소리의 중간 지점을 잘 맞춰서 듣기 편하였습니다.
현재 가격 인상으로 IE900과 IE600 사이가 100만원이 벌어졌는데,
굳이 그 벌어진 가격을 생각 안 하더라도 제 기준에서는 취향상 IE600을 고를 듯합니다.
(일단 고역 자극이 강한 걸 기피하는 성향이 크다 보니..)
성능 자체는 IE900이 더 좋은 건 맞는데 그 성능이 귀가 즐거운 쪽이 아니다 보니 손이 안 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단 100만원을 더 주고 사야 하나 싶기도 하고..>
다만 IE600을 (성능 이외에도) 종결기로 보기에는 살짝 애매한 부분도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착용이 아주 편한 이어폰은 아니어서 장시간 착용에는 좀 불리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착용 상태에서 짐작되듯이 앞쪽 부분이 지긋이 누르기 때문에 오래 착용하면 살짝 아픕니다.)
이외에도 저역 울림이 좀 덜했으면 한다거나 하는 내용들이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몹쓸 귀의 영향도 분명히 있긴 하겠지만.. orz>
그래도 상당히 매력적인 이어폰임에는 분명해서 여유가 생기면 하나 구매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종착점이 없다는 소리인데.. 모나크 Mk2라도 청음 안 하고 질러야 하려나..>
댓글 5
댓글 쓰기깊이 차이가 안 나고 밀폐도만 과도하게 올라가서 답답해질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그래도 궁금하긴 하니 다음에 사이즈별 테스트라도 해 봐야겠습니다.
저렇게 삽입되면 도저히..ㅜㅜ
그래서 커스텀 쉘 형태에 가까운 IEM인 편이 그나마 비슷하게 착용되는 편입니다.
인터넷 평들 나오는걸보니 IE900보단 600이 좋다는 분이 많네요.
그나저나 기다렸던 청음기 잘 보고 갑니다. :)
다음 청음이 한번 더 있으실 것 같아서 그것도 두근반 세근반~
그래도 거의 정확하게 들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