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청음 감상기 feat. 몹쓸 귀.
연월마호
<요즘 개인사가 바쁜 영향도 있어서 그런지 작성하던 중에 잠들어서 이제서야 완성했습니다.. orz>
개략적인 후기는 먼저 적었으니 이번엔 청음했던 제품들 감상을 간략하게 적어보겠습니다.
(매번 간략하게 적는다는 게 길어지는 문제가 있지만..)
(늘 그렇지만 사인파 식별도 못하는 막귀인지라 감상은 가볍게 보시면 됩니다.)
1. Thieaudio Monarch Mk1 (크리스탈 이어팁 M)
예전에 O800/Clairvoyance/Monarch 3개를 놓고 뭘 구매할까 고민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안 들어본 상태로 Monarch를 구매 안 한 게 다행이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성능은 여러 리뷰에서 나온 대로 표현력과 해상도에서 상당히 뛰어나다고 느꼈었는데
밸런스가 제 취향에는 살짝 거리가 있는 걸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드럼 킥에서 저역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게 아니고 북에서 나오는 울림이 꽤 체감되었습니다.
제 기준 이어폰이 Solis라서 더 그렇게 느껴진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양이 좀 많다고 느꼈습니다.
이렇게 되니 밸런스 쪽에서는 더 괜찮아 보이던 Clairvoyance나 Monarch Mk2는 어떨지 기대되기도 합니다.
2. L&P W2-131
가격 비싼 것만 빼면 확실히 최상급 꼬다리 DAC 소리라는 게 확 느껴졌습니다.
청감상 최대한 맞춰놓고 비교해 봤을 때 CDA-M1에 비해서도 고역 쪽 해상도가 더 뚜렷하고
전체적인 성향도 깔끔한 소리여서 상당히 마음에 드는 물건이었습니다.
다만 원체 가격이 비싸다 보니 일단 좀 더 저렴하게 나올 예정인 MOONRIVER 2 쪽도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3. YU9 Audio U-554
(이것저것 듣다 보니 U-556은 결국 못 들었습니다..;;)
일단 Etymotic ER 시리즈에 비하면 집어넣기도 편하고 착용감도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대충 이런 식으로 안쪽까지 잘 들어가는 편입니다.
일단 들어봤을 때 U-554는 음악보다는 음성 ASMR 돌리는 데에 더 괜찮을 듯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목소리가 꽤 가깝게 맺히고 다른 영역 대비해서 또렷한 느낌이라 이쪽 장르에 꽤 잘 맞겠더군요.
(시간이 없어서 ASMR 음원을 직접 돌려보지는 않았지만..)
U-556이 전반적으로 평가가 좋던데 다음에 기회 되면 들어보든가 해야겠습니다.
4. DROP x JVC HA-FDX1 (튜닝판, UC 이어팁 M)
원래 꽂혀 있던 이어팁은 스파이럴닷 계열이었는데 사이즈가 작아 밀폐가 안 되는 관계로
적당한 이어팁을 찾다가 UC 이어팁으로 들어봤습니다.
다만 언더이어로는 몹쓸 귀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서 오버이어로 돌려서 착용했습니다.
.. 원래 오버이어를 상정하지 않은 물건인 게 바로 티가 나는 모습입니다.. orz
전체적으로 밸런스 좋고 성능 괜찮은 1DD 이어폰이었습니다.
팁 영향도 있어서 그런지 U자형에 가까운 느낌의 밸런스였고 답답한 부분 없이 매끄럽게 들려 줍니다.
착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꽤 잘 굴려먹을 물건이었습니다.
5. AKG N5005 (크리스탈 이어팁 M)
리스트에 있었는지 제대로 못 봤는데 청음용 제품에 있어서 들어봤습니다.
실제로 보니 노즐 각도가 참 괴랄하긴 하더군요..;;
(그냥 직선으로 만들었어도 약간 불편했을 듯한데 그냥 아래로 꺾인 노즐이라니..)
이것 때문에 이어팁으로 해결이 될까 싶었는데 다행히 크리스탈 이어팁으로 착용과 밀폐가 해결됐습니다.
예상대로 아래로 꺾인 노즐을 위로 치켜들어야 하니 저런 각도로 착용됩니다..;;
그래도 귀에 걸리는 부분이 생각보다는 잘 맞는 편이어서 크게 불편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소리에서 우려했던 고역 자극 문제는 (팁을 바꿔서 그런 건지) 거슬리지 않는 편이었고,
특히 저역 쪽에서의 표현력과 해상도가 정말 괜찮아서 이것만으로도 돈값은 하는 물건일 듯합니다.
나중에 자금 여유가 된다면 하나 추가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6. 젠하이저 MTW3
기본 이어팁 상태로 들었는데 다행히 유닛이 귀에 잘 들어가고 ANC가 있어서 새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통화 쪽 마이크가 귀에 안 들어가는 건 다행이더군요..;;
실내에서 듣기에는 저역이 좀 많은 느낌도 살짝 들었는데 밖에서 사용한다면 적절할 듯했습니다.
sound check를 사용해 보면 어떨까 싶기도 했었는데 이쪽은 테스트를 못 해봤습니다.. orz
해상도나 분리도 측면에서는 확실히 TWS에서 최상급으로 좋은 소리라고 봅니다.
(다만 그래도 가격이 비싼 물건이기는 해서..)
7. Ultimate Ears UE18+ Pro (2nd Gen) (Gen이 맞는지 기억이.. orz)
저역 양 자체가 많은 건 아닌데 고역 쪽이 요즘 이어폰들 대비 적은 편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역이 잘 들리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전체 대역이 매끄럽게 연결되는 느낌에서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만 제 가격을 주고 듣기에는 밸런스 쪽에서 불호인 부분이 있어서 좀 애매할 것 같기도 합니다.
8. SeeAudio KAGUYA
처음에 들었을 때에는 뭔가 소리가 좀 난잡한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케이블이 반대로 연결됐더군요..;;
다시 맞추고 들어봤을 때에 밸런스는 V자 스타일이라 취향에는 좀 안 맞았는데
음악의 요소를 잘 분리해 주고 전체 공간을 넓게 잡고 들려주는 부분에서는 꽤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케이블 바꾸고 들은 게 한 곡도 제대로 다 못 들어서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게 아쉬웠습니다.
(이걸 들은 게 모임 거의 끝나는 시간대였던 터라..)
9. Wavelet Design OPUS1S (저역 보강판)
OPUS1 오리지널은 가지고 있는데 1S는 들어보지도 못해서 이번 기회에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1S 소리는 아니고 저역을 올렸다고 하는데 이건 꽤 괜찮았다고 봅니다.
OPUS1 대비 고역 쪽이 꽤나 불분명하게 들려서 저역이라도 안 올리면 정말 갑갑할 것 같았습니다..;;
드라이버 바뀐 차이 치고는 좀 커서 여러 모로 충격이었습니다.
DBA가 여러 문제가 있다고는 해도 소리로는 괜찮아서 최대한 오래 OPUS1을 살려둬야겠습니다.
10. Audeze Sine + CYPHER Cable/USB-C adapter
일단 이어컵이 제 귀에는 아슬아슬하게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orz
온이어까지는 아니어도 편하게 착용되는 느낌은 아닌 게 좀 아쉬웠습니다.
다만 이 Sine이 순정 패드가 아니고 좀 두툼한 가죽 패드여서 그 영향도 있을 듯하긴 합니다.
CYPHER 케이블이 USB-C 어댑터로 잘 될까 싶었는데 다행히 어댑터가 괜찮아서 그런지 문제없었습니다.
소리는 극저역부터 고역까지 잘 나와주는데 제 귀에는 고역이 살짝 과한 느낌도 들더군요.
HD800S도 자극이 꽤 강한 편으로 느껴지다 보니 그냥 고역과 안 친한 성향인 건 맞는 듯합니다.. orz
오래 듣기에는 영 안 맞을 듯하지만 사이즈나 가격 대비해서는 상당히 좋은 소리였습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더 듣긴 했는데 인상에 남는 건 대충 이 정도일 것 같습니다.
이렇게 듣는 데에도 3시간이 모자랐으니 전부 다 들으려면 하루는 잡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곡 정도만 듣는 데에도 이 정도로 걸리니 제대로 들으려면 시간 계산이......)
그래도 궁금했던 물건들 중 꽤 많은 수를 접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아울러 매번 이어팁 갈아끼우고 착용샷 보면서 이 귀가 얼마나 괴랄한지도 새삼 체감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