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디렘 프로 마스터 왔습니다. ㅎㅎㅎ
하도 말이 많아서 중국산 저가 이어폰 정도를 상상하고 샀습니다.
열자마자 스크래치 퍽 있고 글자 삐뚤하고 꺼내다 하우징 뜯어지는 불량이면 어쩌지?
저음 괴물이라 보컬 묻히고 고음 찍찍 쏘는 소니 EX70 같으면 어쩌지?
가격이 가격인 만큼 So So한 박스.
비싼 느낌도 아니고 싸구려 느낌도 아니고 그저 무난한 느낌의 박스.
이 가격대에 실크 포장을 기대하면 안 되겠죠.
HD650도 이런 식이었어요.
제 성격상으로는 솔직히 좀 과대포장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쬐매난 이어폰 포장에 폼을 덩어리채로 넣어두다니...
ㅎㅎㅎ...
애교털.
메쉬 댐퍼 가장자리에 메쉬 한 가닥이 삐죽 튀어나와 있더군요.
반품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해서 손톱으로 툭 뜯어냈습니다.
불량 진공청소기로서 산전수전을 겪은 저야 이젠 뭐 ㅎㅎㅎ 하고 넘어가지만
일반적인 경우로 보면 소비자들 특성상 보통 사람들보다 예민할 수 밖에 없으므로
조금 신경쓰는게 좋겠습니다.
...하지만 제 갤럭시 S20에 들어있던 AKG 번들이어폰도 저랬다는 건 안 비밀~
디자인이 너무 평범해서 아쉽지만, 현물은 사진에 비하면 한결 고급스럽습니다.
사출 상태나 조립 상태는 매우 양호합니다.
하이그로시 마감이라 스크래치나 본드 잔여물이 있을 경우 눈에 띄기 쉬울 듯 합니다.
외관 검사시 조명 조도와 각도, 제품을 돌려보는 각도 등 검사 방법 표준화가 중요할 듯 합니다.
그리고 귀에 닿는 부분과 측면간의 각도가 직각에 가깝고 비율상 드로잉 깊이도 있어서
성형간 사출이 금형에 꽉 끼는 경우도 있을테고 이 경우 탈형시 자칫 크랙이 생길 수도 있어보입니다.
구성품들...
규격화된 전용 박스가 아닌 똥종이 포장은 친환경 추세에도 맞고 원가 상승 억제 차원에서
아주 잘 생각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폰 케이스는 정말 고급스럽게 잘 만든 것 같습니다.
10만원짜리 고급 케이스 샀더니 이어폰이 번들로 들어있더라 느낌까지는 아니어도, 만듬새 좋아요.
기본 팁이 있었던 건가요? 잘 몰라서 죄다 주문했는데, 물어볼 걸.
ER-4S도 있긴 하지만 비싼 이어폰, 아니 인이어 신품은 처음 사보는 초보입니다.
(서랍 속 CM7Ti : "뭐 임마?")
저 반투명 비닐은 잘 안 뜯어지길래 그냥 힘으로 쫙 하고 잡아뜯어버렸습니다.
조립 완료.
제 관점에선 오체분시 되어있는 이어폰을 조립하는게 귀찮았습니다.
다른 것보다, 저거 이어가이드라는 플라스틱 처음 꼽다가 던질 뻔함.
가격대비 패키지는 그냥 So So~
본체 외관 마감이나 만듬새도 이 정도면 가격 대비 나쁘지 않고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어폰 케이스는 안 샀다가 나중에 봤으면 후회했을 듯 합니다.
제가, 하우 투 리슨은 귀찮아서 냅다 집어던지고 트레이닝도 없이 걍 감으로 무식하게 듣는
가청대역 떨어진 40대 막귀 아재임을 감안해주시고~ ㅎㅎㅎ
소리는...
바로 m900에 냅다 꽂고 들어보는 중입니다.
잠깐 들어본 걸로 뭐가 어떻다 할 수는 없으니 좀 오래 들어봐야겠습니다만,
첫 느낌만으로 보면 극과 극이예요.
아주 엉터리에 가까울 정도로 답답한 가운데 기본기는 잘 잡혀있는 상반된 느낌이 공존했습니다.
까자마자 들어보니 소니 CD2000 헤드폰 신품 상태처럼 공간감이 매우 협소하고 매우 먹먹합니다.
옛날에 겪어본 새 DD 이어폰 특유의 물 먹은 느낌을 오랜만에 느껴보네요.
저역 과다라서 먹먹한 그런게 아니라 새 스피커 꺼내자마자 틀었을 때의 그 느낌입니다.
이 상태가 쭉 유지된다면 좋은 평가는 힘들겠지만, 제 느낌엔 풀릴거 같습니다.
그 때 되어서야 소리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가능할 듯 합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이신렬 박사님께서 인정하실런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한 시간 정도 들으면서 말도 안 되게 먹먹한 정도는 쉽게 벗어났고
그 이상은 제 막귀로 느낄만큼의 변화는 없는 상태입니다.
시간이 좀 필요할 듯.
이어팁은 제일 큰 걸 쓰니 귓구멍을 딱 제대로 막는 느낌이네요.
드라이버의 품질감은 기본적으로 매우 훌륭합니다.
자질구레하게 나풀거리는 잡소리 없이 아주 단단하게 잘 잡힌 소리입니다. 뒷배경도 잘 나오고요.
해상력도 이 정도면 좋은 편이고, 드라이버 자체의 파워도 적당히 있고 응집력이 좋은 사운드입니다.
물 탄 듯 하늘거리지 않고 딱 잡힌 느낌은 오테 W100의 드라이버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어요.
이 점은 매우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오스트리안 X65와는 좀 대척점에 있는 느낌입니다.
대역밸런스는 막귀인 제 입장에서는 거시적으로는 나쁘지 않게 들립니다.
저역이 꽤 부스팅 되고 고역을 살짝 올린 웜틸트에 가까운 V자형 밸런스.
협소한 이어폰 공간감 기준으로 보면 저역 과다라고 느껴질 소지가 있지만,
현장음이나 스피커 룸 사운드와 비교하면 과다라고 하기에는 솔직히 좀 그렇고요.
다만 이 저역을 작은 이어폰으로 귓구멍에 쑤셔넣어야 하니 거기서 괴리가 생기는 듯 합니다.
이어폰으로서는 과다와 적당함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인 것 같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제 느낌으로는 저역 과다? 모자라요, 모자라... 한참 더 나와야 해요.
하지만 이어폰에서 그 정도로 저역을 뽑아냈다간 못 들을 물건이 되겠지요.
중역의 품질을 최우선순위로 두는 제 입장에서,
중역대가 확 트여 쭉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아닌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그러나 저역에 가려질만큼 부실하지 않고, 오히려 아주 잘 잡혀있습니다. 모자람 없어요.
투명감도 뭐 K501처럼 아주 헐벗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고요.
2.5KHz 대역이 조금 도드라지는 느낌은 있지만, 저는 딱히 거슬리지는 않고요...
저역은 FR 그래프에서 익히 보셨겠지만 그래프에 비하면 체감 극저역이 조금 적은 느낌이고,
그보다는 중역과 좀 더 가까운 쪽의 저역이 조금 더 도드라지는 느낌이라
FR 그래프를 보고 살짝 기대했던 묵직하게 쭉쭉 뻗는 느낌은 아니네요.
JBL 대형 스피커 느낌을 살짝 기대했었는데, 이건 솔직히 좀 아쉽습니다.
하지만 극저역 롤오프 되는 HD650이나 W100 같은 헤드폰들보단 분명 더 잘 나와줍니다.
제법 박력도 있고요.
고역은 딱히 쏘는 느낌은 없고 치찰음도 잘 억제되어 있습니다.
에어리할 정도의 광대역이라는 느낌은 아니지만, 가격대를 생각하면 매우 좋다고 봅니다.
아무리 대역이 넓어도 나풀나풀 날리거나 부서지면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나는데,
얘는 야무지게 딱 잡혀있고 다른 대역과의 조화도 좋네요.
전체적으로 전 대역이 야무지게 잘 마무리 되었고, 크게 흠 잡을데 없는 사운드라 봐요.
대중적으로는 이게 더 잘 먹힐 것 같다는 점이 모니터링용 치고는 조금 이례적이다 싶긴 합니다.
FR상 스피커 룸 모사를 목표로 했다면 잘한 것 같아요. 이 정도는 나와야죠.
ER-4S를 무척 선호하여 메인 레퍼런스로 쓰고 있지만, 제 취향엔 저역이 너무 적어 아쉬웠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공간감이나 스케일이 한없이 작은 이어폰이라는 물건으로
좁디 좁은 외이도를 통해 스피커 룸의 저음들을 모아 쑤셔넣게 되면 당연히 북적거리게 되지요.
DF 플랫 기반으로 중고역대의 고충실도 토널밸런스를 구현한 이어폰에 익숙하다면
이런 셋팅은 저음 괴물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고요.
저는 이게 맞다 틀리다를 떠나, 또 하나의 제안 정도로 보고 있고 설득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딱히 논란이 될 만큼 문제가 되는 부분은 찾지 못했습니다.
스튜디오 스피커로 듣는 소리를 추구했다는 홍보 문구와 잘 부합되고,
이 가격에 이 정도면 아주 잘 만들었어요.
댓글 35
댓글 쓰기FR이 제 취향에서 조금 빗겨난 대신, 성능이나 품질감으로 그걸 만회한 듯?
아무튼 감사합니다. ㅋㅋㅋ + 카스타드 아까비
중역대가 도톰한 걸 선호하는 건 중역대가 부실한게 싫어서인데
얘는 V형이어도 기반이 탄탄하게 잘 잡혀있어서 맘에 듭니다.
이미 이렇게 나왔으니 이제는 이런 스피커룸 환경을 목표로 작업하는 용도라고 반복적으로 어필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어쨌든 구현하려 한다면 이 제품처럼 가능은 하지만 제품 특성과 목적을 잘 알고 접근할 필요가 있겠네요. 저는 좋은 시도라고 봅니다.
스피커가 필요한데 여건이 안되는 상황에선 대안적으로 선택할 순 있을거같아요
이어폰에선 이어폰 소리가 나는게 잘 어울리는거 같긴 한데,
그래서 이어폰의 부실한 저음에 아쉬울 때가 많은 건 또 아이러니예요. ㅎㅎㅎ
이렇게 생각하니 제가 만족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디렘 프로 마스터도 제겐 저음 부족이예요.
더 붕붕거려야 한다는게 아니라,
스케일 자체를 키워서 북적거림을 줄이면서 저역 볼륨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
엌ㅋㅋㅋㅋ
엌ㅋㅋㅋㅋ
(디렘 프로2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이어팁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나 싶어서
이어팁 테스트는 좀 해보아야겠네요.
수령 축하 드립니다. :)
이어팁은 초회판에만 250명 한정으로 증정됩니다.
이어팁은 기본 이어팁 대짜로 꽉 끼게 꼈어요.
아니 근데 이리저리 찾아보니 가볍게 끼는게 정착용이라카네요? 뭥미?
그럼 저역 부족일거 같은데...
저는 대형 플로어 스피커를 좋아해서... ㅎㅎㅎ
노이만은 한 번도 안 들어봐서 잘 모르겠어요. ㅠ.ㅠ
FR로는 더 괜찮은 애들도 많아서 그건 패스...
그보다는 드라이버 깡성능이 아주 맘에 들어요.
가성비 올킬인 갤럭시 AKG 번들과 LG 번들 둘과 비교해봤는데,
THD 비교로는 별 의미도 없겠지만 그 둘보다 소리가 되게 야무지게 잡혀있네요.
그렇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피아노 소리가 가볍고 땡땡거리는 질감으로 느낄수도 있는지라 그부분이 좀 더 부드럽게 빠진 하만타겟이나 수월우 vdsf 같은 밸런스를 가지는 카토나 엘번들 e4000등을 좋아할수도 있다 봅니다. 아니면 그부분이 빠지고 좀 더 v자로간 ie600같은 밸런스도 볼륨을 낮게 듣는다면 좋은 선택입니다.
이부분은 개인적으로 성능의 차이보다는 취향의 문제에 가깝다고 봅니다. 중고역대 이도 공진 주파수 대역의 양에 대해서는 회사마다 기준이 달라서 각자 자기가 원하는 양을 찾아가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나마 제겐 그 아쉬움이 상쇄되는게, 드라이버가 야무진 느낌의 소리라는 점입니다. 마그넷을 쎈 걸로 쓰되 진동판을 튼실하게 만들어 그 에너지를 잘 받아내게 한 것 같은 느낌이예요. FR이 같다 해도 청감상 느껴지는 사운드 밀도나 에너지의 차이는 무시못하겠더군요.
그리고 동일 볼륨에서 진동판의 저역감도를 전세대에 비해 높였다는게 체감됩니다. 아무래도 낮은 볼륨에서도 상대적으로 저역대가 잘들릴수 있도록
저역부분 볼륨이 낮은 음압에도 잘살아있다는 느낌이듭니다.
다만 컨슈머용과 프로용은 확실히 구분해서 라인업을 정리해두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일 제품을 프로용 마케팅으로 컨슈머 시장까지 공략하는 듯한 인상인데, 전략적으로 명백한 무리수로 보여요. 주 구매자들이 평범한 소비자가 아닌 이어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인 이상, 스피커로 듣는 저역을 다 들려줄 경우 거북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니까요. 물론 아예 스튜디오에 고정 물량 따놓고 주력으로 갈 거라면 문제될 일은 아닐테고요. 제품은 좋으니까요.
저야 뭐 이어폰을 26년 정도 써왔으니 짧게 쓴 건 아님에도 이런 사운드가 나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만, 저는 대형스피커 룸을 매우 선호한다는게 좀 다른 부분이겠지요.
컨슈머 시장의 경우, 이어폰이 주력이라 스피커는 모르겠고 이어폰 최적화!! 라는 측면에서는 셋팅 방향에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홀 개구 위치와 개구율 및 통기량 조정이 관건인데, 소캐라면 능히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저도 마스터 모양을 슬 살펴보고 있는데, 요건 자신이 없네유... ㅠ.ㅠ
저역이 꽤 부스팅 되고 고역을 살짝 올린 웜틸트에 가까운 V자형 밸런스.
저도 요런 사운드라고 느껴서 성향에 맞으시지 않을까했는데 다행이 맞으시는거같네요 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