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하지만 일단 만족하는 어제의 택배.

(이번 글 서론이 꽤 긴 편이라 본론부터 보실 분은 중간까지 확 내리시면 됩니다)
  
 
https://bit.ly/3d5RkaD 
사실 이것도 반쯤은 충동구매였는데 어쩌다 보니 낙찰이 되어서 구매하게 됐습니다..;; 
원래 A8 자체는 구매할 계획이 있긴 했는데 단종된 물건이라 괜찮은 매물 구하기는 또 쉽지 않더군요. 
(A8 보유 중인데 왜 다시 구매하려 했는지는 이전 글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orz) 
그러다 부산 번개 이후로 일본 옥션/중고판매 사이트에 이베이까지 뒤져 보면서 찾게 됐습니다. 
 
원래 일본 중고판매 사이트에 박스 풀세트 판매가 있어서 그쪽을 먼저 물었었는데 
판매자 측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들면서 대응이 꽤 늦어지자 
대행업체 쪽에서 1주일 뒤에 칼같이 취소처리시키고 그냥 품절로 돌려버리더군요..;; 
(여담으로 그 매물은 원래 사이트에서 한참 더 올라와 있다가 최근에 판매가 완료됐습니다..) 
한참 이쪽에 물리던 통에 국내 A8 매물도 괜찮은 걸 하나 놓쳐버리기도 하고 
이래저래 구하는 데에 애를 꽤나 먹는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취소처리 후 몇 주 뒤에 이베이를 뒤지던 중 맨 위 링크의 물건이 눈에 띄더군요. 
요즘 세상에 저런 매물이 있나 의심도 되고 상태도 사진으로 파악하기 애매하긴 했지만 
입찰 내역도 없으니 그냥 찔러나 보자 해서 최저가로 올려봤습니다. 
(영국 국내 한정 물품이라 경매대행 업체를 통해서 해야 하는 게 좀 번거로웠습니다.. orz) 
그런데 찔러놓고 보니 A8 가품도 꽤나 많다는 걸 생각도 안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가 입찰 한 번 더하면 그냥 내버려둬야겠다 생각하고 상태를 지켜봤는데 
꼭 이럴 때에는 아무도 입찰을 안 해서 결국 7월 25일 새벽에 낙찰처리됐습니다.. 
결국 저 사진대로의 물건이 올까부터 저건 가품일까 아닐까의 잡생각을 가득 안은 채로 
택배 오기를 기다렸다가 어제 도착해서 실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 본론입니다) 
  

  
  
일단 겉 상자는 이렇게 왔는데 뒷면에 뭔가 하나 붙어서 왔습니다..;; 
아무래도 보관은 좀 대충 한 모양새인 것 같습니다. 
  

 
  
앞쪽 뚜껑 열고 안을 보니 꽤나 무식하게(..) 집어넣은 상태로 보입니다. 
어차피 원본에서도 사진 찍는다고 미개봉은 아닌 물건이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봤습니다. 
  

 
  
설명서와 워런티 관련 종이인데 대충 내용을 보면 그래도 멀쩡하게 적힌 것 같았습니다. 
보관을 좀 오래 한 건지 약간 빛바랜 게 눈에 보이긴 하더군요. 
  

   
  
본체 제외 구성품은 대충 이런 상태입니다. 
이게 항공기에서 판매하는 물건은 아니었던지 항공기 어댑터가 아니라 연장선이 들어가 있더군요. 
가죽 케이스는 판매자 사진처럼 포장이 된 상태로 왔고, 사진은 포장 뜯고 나서 찍었습니다.  
(포장된 걸 찍는다는 게 깜빡하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orz)
일단 케이스가 가죽도 두툼하고 만듦새가 꽤 좋아보여서 이 부분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이 케이스 실물로 본 건 A8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이번이 처음인데 
원래 보유하던 A8은 친척이 BeoSound 2라는 고대(..) MP3 플레이어의 번들로 있던 물건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친척이 더 이용하지 않는 상태여서 그냥 물어왔던 상태로 계속 사용했었습니다. 
(이게 벌써 15년 전 이야기라니 세월이 참 무섭군요.. orz) 
그러다 보니 이 케이스를 볼 생각도 못 했는데 이렇게 실제로 볼 날이 오게 됐습니다..;; 
다만 실용성에서는 약간 애매한 구석도 있긴 하더군요. 
(어차피 밖으로 가지고 다닐 물건은 아니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어폰 본체인데, 위 사진에서도 그렇지만 판매자가 케이블 포장을 괴랄하게 해서 
이어폰 본체만 비닐에 들어가 있는 상태더군요..;; 
그래도 꺼내서 보니 상태는 멀쩡한 물건이었습니다. 
A8 매물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 철망인데 판매 사진에는 안 나와서 내심 신경쓰였지만 
도착하고 나서 확인해 보니 다행히 멀쩡한 물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덕트는 막혀 있었습니다..;; 
(이걸 왜 청소할 때 뚫어버려서 새로 구매하는 사태까지 만들었는지 원.. orz) 
  

 
  
위쪽이 원래 사용하던 A8, 아래쪽이 어제 도착한 A8 입니다. 
일단 여기저기 확인해 봤을 때에는 외관상 디테일에서의 차이는 없어보였습니다. 
실제 파트를 움직여 봐도 같은 느낌으로 마찰되는 상태여서 일단은 멀쩡한 물건으로 보이더군요. 
하나 다른 게 케이블 피복이 원래 보유하던 건 유광인데 새로 구한 건 무광인 점이었는데 
이건 트파 때에도 경험했던 거라 그냥 후기 모델의 특징으로 보입니다. 
(실제 특정 시기 이후부터 환경 문제 때문인지 전선 피복들이 확 바뀐 시기가 있긴 했습니다) 
 
일단 외관 상태로만 봤을 때에는 그냥 사용해도 괜찮겠다 싶어서 한 번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가품이든 아니든 반품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외관은 멀쩡해도 소리가 안 나거나 괴랄하게 나면 그냥 장식용으로 둘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소리도 덕트 뚫기 전 잘 듣고 있던 A8 소리가 나와주더군요. 
(여담으로 덕트 뚫린 A8은 엄청나게 저음이 울리는 괴물이 됩니다..)
참고로 여전히 제 몹쓸 귀에는 착용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아서 아래처럼 됩니다. 
  

 
  
(지금 보니 지문이 아주 선명하게 찍혀 있군요.. OTL) 
보통은 안경을 착용하면 제대로 밀착 안 된다고 하여 안경 빼고 착용하거나 한다는데 
제 귀에는 일단 각도 자체가 수직으로 꽂히는 각도가 아니어서 안경 끼고도 변화는 없었습니다. 
(행거 걸리는 위치가 안경다리에 밀리는 것보다도 바깥 위치에 걸립니다)
그리고 이전 SIVGA M200과 마찬가지로 저 위쪽 줄기(..)에 살짝 걸려서 뜨는 상태가 되니 
도넛솜을 끼고도 저음역이 다 차오르는 느낌은 안 들더군요. 
이와 대비되는 게 행거형으로는 오르바나 에어인데 걔는 살짝 작은 사이즈에 위치도 적당해서 
저 귀에 딱 맞게 잘 들어가서 저음역이 잘 나와줍니다. 
(다만 오르바나 에어는 너무 잘 맞는 통에 그 저음역이 좀 과하게 밀고 들어옵니다.. orz) 
이래저래 귀 때문에 이어폰 제대로 듣기가 꽤나 안 좋은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귀 성형이 되는 것도 아니니 그냥 이렇게 듣고 있습니다..;; 
 
일단 막귀 기준으로 들었을 때에는 원래 듣던 A8 소리에서 현악기 소리가 좀 더 잘 들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원래 물건이 친척이 사용했던 기간까지 포함하면 근 20년은 된 물건이라 
당연히 상태가 안 좋았던 것도 있고 해서 정확히 비교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각 음역대의 느낌으로 봤을 때에는 동일하였고 얘가 더 싱싱(?)해서 해상도가 좀 더 나아보였습니다. 
적어도 완전히 대충 만든 가품은 아니라는 게 일단 안심은 되더군요. 
소리의 디테일도 충분히 좋아서 연주곡에서의 악기의 느낌이 잘 살아나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설령 가품이라 하더라도 딱히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수준이겠더군요. 
(어디서 검증이라도 받아야 하려나 싶지만 진품이 덕트 뚫린 상태라 비교도 어려울 테고..;;) 
  
 
구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고 구하고 나서도 이래저래 근심이 많은 A8이었지만 
다행히 실물 상태를 보고 소리를 들으니 그래도 조금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일말의 의심이 남아 있긴 하지만 확인할 도리는 없으니) 
A8 케이스가 손에 들어온 것도 만족스럽고 소리도 좋은 편이니 이 정도면 잘 풀린 거라고 생각해야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보유 기기 중 나사빠진 부분들은 꽤나 복구가 완료됐으니 
이제는 아직도 못 구한 AH-D1001(1000) 정도 구하면서 열심히 돈 모아야겠습니다. 
(일본 쪽에 매물이 있긴 한데 하필 미개봉이 실버라 영 안 끌려서 아직 보류중입니다.. orz) 

위시리스트 쪽 정리도 해야 하는데 청음이 여의치 않은 게 많아서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일단 현재 순위로는 이어폰은 MACH 70, 헤드폰은 NDH 30이 1순위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