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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IE900이 훌륭한 이유, HD650의 강점, 그 절정의 HE90.

alpine-snow alpine-snow
2596 6 19

사람이든 동물이든 좋은 고기 맛을 보면 그걸 계속 찾습니다. 
본능인 거겠죠. 
 
개인적으로,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젠하이저 하면 Hater에 가깝습니다. 
젠하이저가 중립적이라 한다면, 더군다나 HD600이 중립적이라 한다면 
공감이 잘 되지 않는 청감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막귀라서 그럴지도요. 
  
이 막귀 입장에서 느낀 IE900의 빛나는 가치는 소재의 고급감이 아니었습니다. 
기본 베이스만 어느 정도 갖춘 상태에서 극한의 튜닝으로 고급감을 살린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HD600 옆그레이드 모델로 발매된 HD650에서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립성 측면에서 명백히 확실한 강점이 있다하는 HD600을 마다하고 
8년 전 새 헤드폰을 사며 선뜻 HD650을 선택했었던 건 그러한 이유였습니다. 
그 연장선상에 HE/HEV90 구형 오르페우스를 청취했었던 경험이 맞닿아 있습니다. 
  
구형 오르페우스는 매우 매력적인 사운드였지만, 
그게 중립적이라거나 사실적이어서라고 하기에는 너무 애매했었습니다. 
그저 그냥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는게 전부입니다. 그런데 너무 듣기 좋았어요. 
 
이쯤 되면 오디오의 본질이 어디냐에 대한 의문이 들게 되긴 할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극도로 중립적이고 투명하며 사실적인 오디오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젠하이저 같은 튜닝 방식도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HD8** 계열의 가격을 생각하면 납득이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건 제 취향이고...
하여간 투입된 소재의 가격에 비하면 그래도 합리적인 가격에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오테나 소니 계열에 비하면 유연함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사운드입니다만, 
간만에 HD650을 주구장창 듣고 있는 요즘입니다.
 
베이어와 함께 항상 어깨나 목에 힘이 빡 들어간 듯 작위적인 느낌이라는 점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물량 투입이되 강성을 확보하려는 설계의 양립이 이루어내는 사운드는
그 나름대로의 특유 매력과 하드웨어적 신뢰성을 갖추고 있어 결코 가볍게 볼 것이 아닙니다.
 
IE900이 갖는 강점은 이러한 고도의 튜닝 과정에 따른 결과물의 완성도에 있다고 봅니다. 
오르페우스가 절대 왕좌의 주인은 아니지만, 고급스러운 사운드의 대표주자로 본다면 
들어본 이어폰들 중 IE900이 그 느낌을 가장 많이 갖고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주의적으로 본다면 이러한 튜닝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훌륭한 방법론의 제시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신품 구매한 HD650을 아직도 잘 쓰고 있습니다. 
투입된 소재의 느낌으로 치면, 솔직히 얇은 필름과 부들거리는 플라스틱 느낌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소재로 이 정도 퀄리티를 내는 설계는 어떻게 달성했는가를 생각할 필요도 있습니다. 
착용에 전혀 부담없을 정도의 초경량으로 이런 사운드를 내고 있는 걸 잊으면 안 되지요. 
 
IE900의 경우 더군다나 매우 정밀하게 가공된 아름다운 알루미늄 하우징을 갖고 있습니다. 
제조 비용에 비하면 높은 가격이겠으나, 그게 아니꼽다면 직접 CNC 사다가 만들면 됩니다.
여유가 있다면 하나 갖고 싶은 물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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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idletalk님 포함 6명이 추천

댓글 19

댓글 쓰기
profile image 1등
hater... 가 아니신데요.
저처럼 말도 안되는 이유들로 젠하이져는 빠져있어 정도는 되셔야..
ㅋㅋㅋ
02:41
22.09.2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iHSYi
사실 젠하이저 음색은 좀 고루한 느낌도 있어서 제 취향엔 영 좀 그래요. ㅋ
그래도 꾸준히 갖고 있는 건 다양함을 나름 즐길 수 있게 되면서였을 뿐이라서요.
정말 싫어한다고 하는게 CCA C16인데, 이것도 가끔은 재밌게 들려서...(어?)
20:55
22.09.28.
profile image 2등

먼저, 여러가지 의미로 Alpine-snow님은
Hater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은 듭니다. :)

전 애널리스트에 가까우시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다 하더라도 호불호와 추구하는 방향성은 누구나 있으니까
당연히 비평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항상 남기시는 글에 진취적이고 지적인 부분이 잘 녹아있어서, 
매번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제 스타일로 녹여볼지 ㅎㅎ)

잘 읽고 갑니다. :)

사족 : IE900은 제가 이전에 적은 글에 일반인들은 2만원도 안되는
제품으로 인식했던 케이스도 있습지요.
통알루미늄으로 가공한 외관이 비싸보이지는 않는 모양이더라구요.--a

10:19
22.09.28.
profile image
Gprofile

애초에 이어폰 고가라는걸 모르는 이유 때문에 그렇다 생각이 듭니다.
무선 이어폰 = 비싼 이어폰 이라는 인식이 일반인들에게 있는 수준이니.
거기다 음감 취미가 아닌 분들 눈에는 유선=구시대 유물 인식도 있다보니.
유선 이어폰이 2만 3만원씩이나 하겠어 근대 비싼거라니 그정도 하겠지 ㅎㅎ 요런 느낌이 아니였을까 싶네요.

11:33
22.09.28.
profile image
불량
아, 제 경우는 그런 부분보다는
AKG가 더 비싸다고 생각하는 인식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젠하이저? 그게 뭐임? AKG? 아 삼성~ 비싼거~ 이런 느낌으로요.
11:35
22.09.28.
profile image
Gprofile

그쵸 일반인들은 삼성 소니 애플이 짱입니다 ㅎㅎ...

11:35
22.09.2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불량
저도 그랬었지요.
소니 E868을 처음 봤을 때 그게 4만원이라는 사실을 알고선 기함을 했었어요.
6.5만원짜리 E888이나 당시 11만원 하던 A8 같은 건 벤츠나 마이바흐 굴리는
부잣집에서나 사서 쓰는 물건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평범한 학생들이 그걸 쓰고 다니는 걸 보고 헐~ 했었지요.
처음으로 새 E888을 살 땐 정말 손발이 떨렸었습니다. 내가 미쳤지 하고요.
21:04
22.09.2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Gprofile

너무 과찬이십니다. ㅠ.ㅜ 애널리스트도 아니구요...

일정 이상 급의 메이저 브랜드 이헤폰들을 들어보면 그래도 그 사운드 튜닝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이헤폰 동호인 분들을 다시 뵈며 그간 들어본 물건들 중 
의외로 지독하게 싫은 건 없더군요.
그러다 보니 그 중 가장 선호도가 떨어지는게 젠하이저가 되었습니다만...
아무 것도 없는데 뭐라도 하나 들여야 하고, 그게 제 취향과 동떨어진 HD800이라 하면
그래도 결국 살 것 같습니다.

21:00
22.09.28.
profile image 3등

이 글을 보고 제가 얼마나 막귀인지 다시 체감하게 됐습니다.. orz

21:09
22.09.2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연월마호

 
전혀 납득이 안 되는 말씀을...;;

21:16
22.09.28.
profile image
alpine-snow
동의 합니다.
마호님은 골드이어입니다.
21:47
22.09.28.

젠하이저 플래그쉽에 늘 후한 평을 내리시는것을 보면 사실은 젠하이저 찐 팬이신것 같아요ㅎㅎ 칼같이 성능 제한을 해둔 젠하이저 하급기를 혐오하실뿐인..

22:16
22.09.28.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nalsse

어찌보면 정곡을 찌르신 것 같습니다!! ㅋ 탁월한 통찰력...!!

다른 브랜드들의 하급기들은 대체로 그 가격대 그 급의 틀 안에서 최선을 추구한 듯한 사운드라는 느낌이 있다면, 젠하이저는 레퍼런스 모델을 만들어놓고 거기서 하나씩 잘라내서 하급기를 만든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동가격대의 다른 제품들에 비해 어딘가 나사 빠진 느낌을 받았어요. 입문자 입장에서는 그마저도 가격이 싸지 않다는 점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마음에 안 들면 상급기를 사면 되기야 하지만, 첫 이미지가 안 좋게 될 수 있지요.

저의 젠하이저에 대한 이미지는 HD495의 팬심이 다 버려놨던 기억이예요. 소니 CD580이 더 나은 것 같다고 했다가 탈탈 털렸었지요. 그런데 취향이나 가격 차이 배제하고 들어봐도 분명 CD580이 훨씬 나았지요.

 
플래그쉽 모델의 우수함으로 보자면 젠하이저는 탑 플레이어가 맞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하급기에서 젠하이저의 시그너쳐를 긍정적으로 느끼기 어려운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찌보면 그런 부분은 같은 나라의 베이어가 더 잘 하는 것 같습니다. 10만원도채 안 되는 DT235는 가격을 감안할 때 꽤 훌륭합니다.
23:00
22.09.28.
profile image

스피커 음색이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은 소리(신호)가 들어갔다 나오면서 독특하게 변질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즉 스피커가 적극적으로 자기주장을 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hd600 소리를 금욕적이고 내향적이며 무기력한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hd600의 음색에 중립성의 권위를 기꺼이 부여하며 찬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어요
다시 말 하자면, hd600은 애쓰고 안달하며 열심히 막 최선을 다 하는 그런 짓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정중동이 있을 뿐
그래서 저는 hd600을 제 청감능력의 '영점조절용 원기'(prototype of my hearing)로 삼고 있습니다
hd650이랑 660이 거의 동등한 와꾸에서 개선된 성능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건 그저 더 좋은 헤드폰에 불과한지라....
걔네들을 쓸 바에야 클리어나 엘리트나 솔리테어나 하다못해 hd800s같이 더더더더더 본격적으로 좋은 헤드폰으로 직행하면 그만이라는 것이 제 감상입니다
알파인스노우님과 느끼는게 굉장히 다르네요 ㅎㅎ

03:43
22.09.29.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정우철
저는 일단 비싼 걸 안 좋아해요. ㅋㅋㅋ

HD600은 레퍼런스용으로 여러모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중고역대에 걸쳐있는 미묘한 젠하이저 베일 - 비장한 느낌의 음조와 텐션 때문에
중립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타이트하게 조인 느낌이랄지...
그걸 제외한 표현력 측면에서는 말씀하신대로 과장하거나 숨기려는게 없어서 좋더군요.

저는 거기서 저역이 조금만 더 나오면 좋겠다 싶어서 HD650으로 왔습니다.
그 동안 도통 맘에 안 들다가 m900을 들이고 나서야 제대로 좀 쓰고 있어요.
13:21
22.09.29.
profile image
저도 글을 보니 hater보다 하급기를 안좋아하시는거 같아요ㅋㅋ
08:30
22.09.29.
profile image
alpine-snow 작성자
윤석빈
다른 브랜드 하급기들은 다 좋아하는데 유독 젠하이저 하급기들은 마음에 안 들더라구요.
13:21
22.09.29.
profile image
alpine-snow
Hater보다 젠빠쪽에 가까운듯요ㅋㅋ
15:26
22.09.29.
profile image
젠까(!?!?!!)의 젠하이져 예찬(!!?!?)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좋은 생각 공유 감사합니다!!

사실 뭐 젠하이져의 보급기를 까기에는 헤드폰의 전반적인 시장가격의 상승으로 600이 그닥 안비싸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돈 좀 다 보태 이왕이면 600을 사는 ㅋㅋㅋ

600은 21세기에 막 어울리는 소린 아니라 생각 하는데요. 그냥 그 가격에 그 소리, 가벼움, 오랜 시간 판매되어 얻은 익숙함 정도가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젠하이져 라인업은 참 다양한 편인데 여전히 600대 이하는 안사는게 정신건강에 이롭단 느낌은 여전합니다^^;;
18:39
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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