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케이블이 의미없는 경우
어찌보면 DAC+앰프 일체형 기기의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쓰는 조합은 이러합니다.
1. 개점휴업 중인 ESI Juli@ - 연결된 기기 없음. 귀찮아서 탈거 안 함.
2. Grace Design m900 - 1) 헤드폰 아웃
ㄴ 2) RCA Out - 실텍(!) ST-18iQ 실버골드 합금선 자작선 - 이 앰프 저 앰프...
여기서, 어찌해도 2-1번을 능가하는 조합이 없습니다.
실텍 ST-18iQ의 경우, 플라시보의 가능성 때문에 구입 전 블라인드 테스트를 수없이 한 끝에
아무리 그래도 막선보다는 확연히 확 트였다는 체감 때문에 WBT-0144 정품 단자와 함께 구매하여
직접 실텍 무연은납으로 납땜하여 쓰고 있는 케이블입니다. 높은 투명감과 빠른 스피드가 강점.
그러나, 그 뒤에 나드 C316BEE를 꼽든 오로라 미니 인티를 꼽든 뭘 꼽든 결과는 마찬가지네요.
써본 인터케이블들 중 가장 빠른 축이던 실텍 실버골드 선을 써도 앰프가 별로이면 무의미하고,
어찌해도 신호 경로가 길어지면 좋을게 없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DAC앰프+헤드폰 조합의 강점은 디지털 소스-디지털 액티브 스피커와 조금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신호 손실과 레이턴시의 최소화라는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것 같달까요.
물론, 그 앞에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투명감과 정보량의 격차네요.
대단한 헤드폰에서의 일도 아니고, 소니 CD2000 정도만 되어도 좀 그래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막선은 좀 그러니 좋은 인터케이블을 추천하고프긴 합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좀 극단적인 가격대의 상급 모델이 아니면 애매하고, 상급 모델은 너무 비쌉니다.
그리고 그 케이블이 진가를 발휘한다 싶을 정도의 소스-앰프 조합은 더더욱 비쌉니다.
차라리 그 케이블보다 낮은 비용으로 상급 DAC앰프를 사용하는 편이 확실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은 경우라면, 기본적인 DAC앰프와 이헤폰 조합으로 좋은 소리를 찾아본 다음에
분리형 기기와 고급 인터케이블의 매칭을 생각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어떤 측면에서는 드리프트 같아요.
기기의 성능이 썩 좋지 않던 시절 - 타이어의 성능이 그다지 좋지 않던 시절,
인터케이블의 개선으로 대응했으나 - 드리프트로 어떻게든 빠른 턴을 했으나, (기교로 보완)
DAC앰프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듯 - 요즘 타이어는 그립 주행이 최고인 듯 (근본 문제의 해결)
어떻게든 기기간 연결이 필요했던 시절의 잔재가 고급 케이블인 듯 싶습니다.
무선이든 유선이든 디지털 연결이 더욱 활성화된 요즘은 별 의미가 없지요.
댓글 10
댓글 쓰기소스가 좋다면, 굳이 더 달아줄 필요는 없다는 뜻이겠군요. :)
그러고보니 분리할수록 좋다는건 거의 상식처럼 들었는데
그 분리된 기기간에 연결이라는 변수가 있어서 무조건 그런가 싶긴하네요
뭐 인간의 청각으론 단자와 케이블에서 나오는 그런 미세한 왜곡은 아마 못 듣겠지만..
그냥 크고 무겁고 물량 팍팍 넣으면 장땡이 아닐런지
분리를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전원부의 간섭 효과를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설계회사 별로 그 효과는 천차만별이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런 편이더라고요
없는게 최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