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러니까 칩셋 좀 적으라고.. (수월우 Click 해체기).

(간만에 해체기이므로 주의 사항.. 비전문가의 해체 목적 분해기라 절대로 따라하시면 안 됩니다!)
제목은 해체기로 적었지만 이번 글은 개봉기/감상평 모두 포함됩니다. 
(원래는 해체만 하려고 했었는데 좀 변경됐습니다) 
    
  

 
수월우가 최근에 저렴한 꼬다리 Click을 내놓았는데 매번 칩셋 잘 적던 애들이 
갑자기 Click에 와서는 제대로 적지 않아서 대체 뭘 집어넣었나 궁금해졌습니다. 
(사실 가격대가 있어서 뭘 집어넣었을지 후보는 대충 나오긴 합니다..) 
19.99달러로 환율이 미쳐날뛰어서 좀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감당 못 할 가격은 아니어서 
바로 2개를 Shenzhenaudio에서 주문했었고 어제 도착했습니다. 
  
패키지는 확실히 저렴한 물건이라 평범한 편입니다. 
다만 수월우 깡통 패키지가 저렴한 것 치고는 보기에 나쁘진 않은 편입니다. 
(포장을 대충 한 탓에 직구했더니 찌그러져서 왔다는 게 흠이지만..) 
QC 합격증은 패키지 후면에 스티커로 붙어 있습니다. 
깡통 후면에는 32/384의 사양 설명과 사용된 케이블 정보가 적혀 있습니다.
  

 
  
플라스틱 상자를 열면 설명서와 깡통 패키지가 나옵니다. 
(맨 위 사진에 제품명 적혀 있는 게 바로 저 설명서입니다..;;) 
확실히 저렴한 패키지라 매우 허전한 구성이긴 합니다. 
  

 
깡통 뚜껑을 열면 지퍼백에 꼬다리 본체만 덜렁 들어 있습니다. 
그래도 금속 부분은 비닐로 한 겹 덧씌워져 있어서 약간 신경 쓴 티가 보이긴 합니다..;; 
케이블은 24AWG 6N 동선 코어에 4N 은도금 동선을 쉴드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적당히 유연하고 꼬임이나 단자 쪽 처리도 나쁘지 않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막 가지고 다니기에 괜찮을 정도는 되겠더군요. 
  

 
  
설명서에 칩셋 정보를 적어뒀나 궁금해져서 뒤적여 봤는데 역시 별다른 정보는 없습니다..;; 
(하나 있긴 한데 마이크랑 리모트 케이블도 지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출력 정보도 제대로 안 적어뒀는데 저렴한 물건이라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기도 합니다.. 
(나중에 청음기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대충 1Vrms 급으로 체감됐습니다) 
일단 칩셋 정보가 없는 관계로 하나는 바로 해체가 확정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해체기가 작년 말이었으니 거의 1년 만의 해체 작업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방 내려오고 나서는 한 번도 해체를 안 했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해체를 위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댈까 보니 역시 USB 본체 쪽과 케이블 사이가 제일 적당해 보였습니다. 
경계선대로 칼을 집어넣어서 잘라내니 그대로 뚝 끊어지더군요..;; 
  

 
 
잘린 단면을 보면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여기서부터 내부 구조가 꽤 많이 드러나는데, 케이블은 안쪽까지 몰드 내부로 이어져 있고 
그 케이블 쪽을 금속 구조물로 끝에서 잡아주는 형태로 내구성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안쪽은 통으로 몰드가 꽉 들어찬 구조로 되어 있더군요. 
보통은 단계별로 몰드가 되어 있는데 이렇게 통으로 몰드를 만들어 놓은 건 좀 특이해 보였습니다. 
 
저 잘라낸 면으로 칼을 집어 넣어서 어떻게 좀 빼낼 수 있을까 시도하다가 잘 안 되어서 
그냥 다른 방법으로 해체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어차피 통으로 되어 있는 거 반대쪽도 날려버리고 그냥 쑥 빼내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들더군요. 
다행히 단자 쪽에 잡고 있던 몰드도 칼로 슥슥 그어서 잘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칼로 분해가 되니 내구성이 약한 건가 싶기도 하지만 보통 이럴 상황은 없을 거라 괜찮을 듯합니다..;; 
저 부분을 떼어내고 위아래가 모두 걸리는 부분이 없어지니 빼내기도 가능해서 
USB 단자를 바닥에 가게 세우고 무식하게 힘으로 밀어내었습니다. 
 

  
  
위쪽으로 본드 처리가 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그쪽을 먼저 칼로 후벼둔 게 도움이 된 건지 
빼내는 건 매우 간단하게 처리가 됐습니다. 
단면에서도 짐작됐지만 정말로 몰드 하나를 통째로 다 채웠더군요..;; 
여러 겹이 아니라서 차폐가 어떨까 싶기도 한데 두께가 꽤 되다 보니 큰 문제는 없을 듯하기도 합니다. 
이제 몰드 안쪽을 보기 위해서 옆쪽으로 칼을 집어넣고 그대로 개봉해서 속을 꺼냈습니다. 
도중에 윗부분이 잘 안 빠져나와서 힘으로 뺐더니 케이블 납땝 일부가 떨어졌습니다.. orz 
  

 
    
(매번 느끼는 거지만 노트10+ 접사로 칩셋 찍는 게 난이도가 너무 높습니다.. orz)
칩셋은 예상했던 후보 중 하나인 RealTek(꽃게) ALC5686 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꼬다리를 휴대폰에 꽂았을 때 UAPP에서 띄우는 이름이 
'RealTek USB2.0 Audio'라 칩셋 제조사는 바로 알 수 있게 나오더군요..;; 
사실상 RealTek에서 32/384를 제대로 굴릴 만한 칩셋은 최상위 ALC5686 밖에 없으니 
이 시점에서 칩셋 정보는 거의 확정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직접 보는 게 역시 속이 편하긴 합니다..;;) 
 
이렇게 칩셋 확인했으니 끝낼까 했는데 뒷면을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보통 이 가격대 꼬다리는 뒷면이 썰렁한 편인데 얜 뭔가 큰 게 박혀있더군요. 
그래서 뒷면으로 돌려 봐서 뭔지 확인해 봤습니다. 
(뒷면은 특이하게도 얇게 몰드가 한 겹 추가로 덮여 있었습니다) 
  

 
(못생긴 손이 간만에 등장하였습니다..) 
뒷면에 덮여 있던 몰드(?)는 대충 사진 윗부분을 보시면 짐작이 가능합니다. 
그 몰드를 이리저리 치워내고 뒤에 저 크게 박힌 걸 보니 '24.000 MHZ'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처음에 저게 뭔지 몰라서 뒤져 보니 크리스탈 오실레이터로 나오더군요. 
(크리스탈과 오실레이터를 따로 구분하긴 하던데 자세한 건 모릅니다.. orz) 
그러니까 저걸 진동자로 해서 클럭 부품으로 사용한 듯한데, 
이 가격대의 일체형 꼬다리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게 튀어나와서 놀랐습니다.. 
(OPAMP 비슷한 건 종종 봤는데 클럭은 정말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이걸 보고 나니 '그럼 기존 리얼텍 칩셋과 소리도 다르려나..'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그래서 계획에 없던 청음까지 진행을 하게 됐습니다..;; 
   
 
(늘 그렇지만 제 귀는 막귀이니 대충 읽고 넘어가시면 됩니다..) 
[청음 환경: 수월우 STELLARiS, 휴대폰 볼륨 150/150 MAX, UAPP] 
 
가지고 있는 리얼텍 칩셋 꼬다리가 direm DAC와 Rhodium이 있어서 얘네들과 비교하였고, 
덤으로 삼성 꼬다리도 간만에 꺼내서 확인해 봤습니다. 
일단 출력을 비교해 보니 Click/direm DAC/Rhodium은 거의 동일한 출력으로 확인됐습니다. 
direm DAC가 1Vrms 인 건 스펙에 있으니 다른 2개도 동급이라고 봐도 될 듯합니다. 
(청음시 음량을 기준으로 UAPP를 조정했을 때 -12dB 정도였습니다) 
반면 삼성 꼬다리는 확실히 출력은 작은 편이어서 UAPP 기준 -9dB 넘어가야 비슷해지더군요. 
<사실 이 점이 삼성 꼬다리의 유일한 약점이기도 합니다> 
  
Click을 꽂고 들었을 때의 감상을 요약하면 리얼텍 칩셋답지 않은 깔끔한 소리였습니다. 
처음에는 잘못 들은 건가 싶어서 direm DAC, Rhodium으로 바꿔 끼우면서 들었는데 
이 둘에 비해 확실히 깔끔한 소리를 내어줍니다. 
나머지 두 리얼텍 칩셋 꼬다리의 경우 (특히 Rhodium) 배경이 어둡게 묻히는 느낌이 깔려 있는데 
Click은 그게 체감되지 않고 보컬과 악기 소리가 깨끗하게 재생이 잘 되었습니다. 
(Rhodium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음이 거친 느낌이 꽤 체감되는 편이고,
direm DAC는 음 처리의 거친 부분은 거의 없고 어두운 느낌도 감소된 경향이 있습니다) 
UAPP 메시지 안 보고 칩셋 정보를 모르는 상태였다면 
다른 칩셋 회사 제품의 소리라고 해도 속을 느낌이었습니다. 
배경 노이즈는 체감될 정도는 안 되지만 고가 DAC처럼 정숙한 배경까지는 안 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번에 물린 이어폰이 STELLARiS 였는데 얘와 꽤 잘 어울리는 건지
보컬과 악기 위치나 표현을 이 가격대에서는 상당히 또렷하게 들려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게 국내 정발이 되었으면 한 번 들어보시라고 권유해도 될 정도인데 정발도 안 되어 있고
환율이 1400 중반대로 달려가는 현 상태에서는 살짝 망설여지긴 합니다.. orz 
그래도 직구로 3만원에 구매한다고 해도 가성비 측면에서는 꽤 괜찮다고 보여서 
여기저기 막 굴릴 꼬다리로는 꽤 괜찮은 물건이라고 보입니다. 
(어차피 정발되면 수입사가 가격을 왕창 올릴 거라..) 
소리는 전혀 기대하지 않아서 해체만 하려다가 의외의 수확을 하게 된 것 같아서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수월우는 칩셋은 그렇다 치더라도 클럭은 홍보해도 됐을 텐데 안 적어뒀으니..> 
  
 
원래 해체기에는 해체했던 내용만 적는데, 이번엔 개봉기+해체기+청음기가 전부 결합되어서 
괜히 글 내용만 엄청나게 길어진 것 같습니다.. orz 
예상치 못했던 게 튀어나와서 이리저리 구르게 됐는데 그래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결국 올해에도 해체기 한 편은 적게 되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