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r-z1000 후기

 안녕하세요 구아구아 입니다.  
 쓰겠다는 디테일한 후기는 안쓰고 그새 또 새헤드폰을 듣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MDR-Z1000 입니다.
   
 
 소니의 음향기기들은 항상 저에게 극과극이었습니다.  
 
 MDR-1R이 저의 첫 헤드폰이었고, 이 제품 특유의 중저역은 제 음감에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IER M9은 정보량과 음역대, 가깝고 깨끗한 중고역이 인상적이었지만 그 찌를듯한 고역이 너무 힘들었고  
 wf xm3와 wh xm3 같은 컨슈머 제품들에도 "그 고음"이 있어서 결국 오랫동안 갖고 있지를 못했으며. 
 MDR-M1ST 는 M9의 장점은 살리고, 헤드폰 다운 필드를 더하며, 찌를 듯한 고역을 없앤 저에게 완벽한 헤드폰이었습니다.   
  
 그외에도 C-38b 라는 마이크도 사용하는등 딱히 소니라는 브랜드에 애착이 있던건 아니지만 어찌어찌 발을 걸쳐본것들이 좀 있었네요.
 
  
 이번에는 그 말로만 듣던 MDR-z1000 을 들어봤습니다. (친구가 중고로 구했다해서 처들가서 제가 먼저들음)
 아무래도 1R의 선배격인 작품이라고 들었고, 같은 모니터링 라인업인 M1st를 너무 잘듣고 있기 때문에 기대할만한 요소가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외관적인 부분에대해서 먼저 말씀드리자면 굉장히 튼튼한 느낌이 듭니다
 M1st는 굉장히 가볍고 장난감 같은 플라스틱 소재이고 착용해서 머리를 흔들거나 하면 다소 끼익 끼익 거리는, 어디선가 마찰이 되고있는 소리 같은게 좀 들리는데요. 
 이 제품은 플라스틱이더라도 굉장히 밀도있고 단단한 플라스틱을 쓰고 있어 무게감은 있지만 헤드폰 자체에서 생기는 잡소리는 거의 없는 편입니다. 
   
  이 제품 또한 덕트가 있지만 덕트구멍에 나일론 같은 막이 씌워져있고, 측압도 꽤 있는 편이라 M1st나 타고 스튜디오처럼 소리가 세는 편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M1st는 밀폐형과 세미 오픈형 사이의 차음력을 갖고 있지 않나...)  
  
 그리고 이게 이어패드가 굉장히 특이하더라구요 
산봉우리 같이 바깥측면은 얕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높아지는 기이한 형태인데... 이런 형태가 되면은 밀폐가 더 잘되나 싶기도 하고.... 잘은 모르겠네요. 
  대충보면 온이어 같은 모양새 지만 깊이가 꽤 있어 귀가 잘들어갑니다. 다만 사이즈는 좁아서 아주 약간 큰 귀를 갖고 있는 저는 귓볼이 눌려 살짝 불편합니다 측압도 한 부분하구요.
 
  이어패드도 그렇게 푹신한 이어패드는 아니네요 약간 단단하고 밀도감이 느껴지는 패드입니다.
 이거... 이어패드가 너무 특이해서 해지면 교체품 찾을때 굉장히 애먹을것 같습니다 ㅎㅎ 
  
 케이블 역시 두껍고 튼튼한 느낌이 있습니다.  
 특히 단자를 튼튼하게 만들었는지 굉장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스크류 방식의 입력단을 가졌는데 M1st의 이어케이블도 스크류 방식이라 둘이 호환될지 굉장히 궁금하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소리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앞서서 찌르는 고역대를 싫어한다고 했던 부분에서 z1000를 아는 분들은 짐작하셨겠지만 이 제품도 좀 강한 고역을 갖고 있었습니다. 물론 m9이나 그외 고음이 강한 다른 헤드폰들에 비하면 좀 덜한 느낌은 있습니다만 이 헤드폰이 워낙 평탄한 소리를 들려주다 보니까 고역이 약간 더 강조되게 들리는 감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소리의 깨끗한 느낌은 좋으나 정보량이 너무 많아 되려 듣기에 혼란스러운 노래들 마저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헤드폰에서는 처음, 이어폰에서는 웨스톤 w60,80 이후에 처음입니다. (물론 제가 들어본 것들 중에서만) 
 
 그외에도 정위감이 상당히 좋은 헤드폰입니다. 저 고역 덕분인지 들리는 악기들 하나하나의 위치가 굉장히 정확하게 들립니다. 특히 위/아래 앞/뒤 같은 정위는 모호하거나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은 좀 더 잘들리네요.  
 
제가 갖고 있는 AR-H1도 비슷하게 고역이 강하고 정보량이 많은 소리를 들려주지만 이 제품에 비교하면 훨씬 풍성하고 저역도 조금 더 강조되어 있어 즐기기에는 훨씬 더 좋은 소리입니다. 물론 고역이 더 강해서 더 피곤하지만...  반대로 z1000은 진짜 모니터링이라는 것은 이런것이라고 알려주는 느낌이에요 
  
 중역은 반반입니다. 중고역이 특히 강하지만 반대로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중저역은 조금 아쉬운 감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저역이 소리의 자연스러움과 풍성함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 이게 더 있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하지만 여타 다른 모니터링 헤드폰은 고역과 저음을 너무 과하게 강조해서 중저역이 아예 빠져있는듯한 느낌마저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제품은 그정도는 아닙니다. 진짜 딱 필요한 만큼만 놔뒀다는 느낌. 
  
 저역 같은 경우 조금 롤오프된 인상이 있긴 하지만 타고 스튜디오에 비해서는 더 밑까지 잘 나옵니다. 
 타고는 전형적인 4인치 모니터링 스피커 사운드 저역이라고 한다면(여담으로 체험단 이벤트로 아담 A4V 스피커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소리가 타고랑 정말 비슷했습니다) Z1000은(밸런스가 스피커 사운드라기엔 조금 머시깽하지만) 6인치 스피커의 저음 정도 까지는 나와주는 느낌입니다. 다이내믹도 쳐야할 부분에선 확실히 쳐주구요. 하지만 M1st의 저음에 비한다면 롤오프 때문에 조금은 아쉽네요.  
 
 
 
 다음은 보컬 레코딩 모니터링 용도로써의 평가입니다.   
 
 
 굉장히 좋습니다.
 예전에 저는 레코딩 모니터링 용도로서 브이모다의 m-100 master 라는 헤드폰이 가장 완벽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랬던 저의 기준점을 와장창 박살내어 버렸습니다.  
 덕트가 있다는 점, 그리고 오래듣기에는 고역이 좀 불편할 수 있고 측압이 강하다는 점 외에는 가장 좋습니다.  
 
 레코딩 모니터링 할때는 내가 내는 목소리가 신체를 통해서 전달되는 소리도 있기 때문에 헤드폰의 소리의 디테일이 조금 마스킹 되는 편인데요. 이 헤드폰은 워낙 해상도가 좋다보니 그러한 마스킹도 다 뚫어버리고 디테일이 잘들립니다. 
  
 제가 녹음에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마이크가 라우텐 오디오의 FC-387이라는 마이크 인데, 이 마이크가 갖고 있는 다이나믹 같은 까슬한 질감이 실시간 녹음할때도 명확히 잘 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굉장히 놀랐습니다.  
  
 이제까지는 중저역이 강해야 보컬 모니터링에 좋다고 몇번이고 생각했는데  (앞서 말했듯 중저역이 묻히지는 않는 사운드라고 하기는 했습니다만) 고역이 강한 z1000에서 만족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쓰다보니 제거인것처럼 말하게 됐는데 네 맞습니다. 
 제 친구가 생각보다 별로라고 저에게 넘겨줬습니다.   
 
 사실은 열줄도 못채울 리뷰였는데 그 사이에 소유권이 저에게 넘어와서 엄청 디테일하게 쓸수 있게 됐네요. 
 물론 예상치 못한 지출이 좀 생겼지만 2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넘겨받을 수 있어 기쁩니다 
    
 
정리하자면 개인적으로 헤드폰 하나만 골라야한다면 이미 갖고 있는 다른 헤드폰들 중에서 고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오래듣기 힘든 사운드와 착용감, 그리고 넓지 않은 공간감인데도 정보량이 많아 좀 복잡한 느낌마저 들구요. 
  
하지만 이 특유의 디테일과 평탄한 사운드 덕분에 서브 작업용으로서는 충분히 고려할말한 헤드폰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세하게 쓰면 쓸수록 약간 의도와는 반대되는 내용으로 가는 것 같네요.  글쓰는건 참 어렵습니다;; 
 
이번에도 더 진득하게 들어보고 다시 평가할 수 있게 된다면 또 글쓰러오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