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윤활 체험기

 
 제가 쓰는 키보드가 로지텍의 craft 라는 펜타그래프 키보드입니다. 
 기계식 키보드 갈축을 쓰다가, 실내에서는 이마저도 참 시끄럽구나 싶어서 바꿨어요. 
 근데 이게 겨울이 되고서부턴 잡음이 심해지더니, QC에 문제가 있는건지 잘 안눌리거나  
 메모리폼 마냥 눌러도 잘 안 나오는 경우가 생기면서 키감도 딱딱해지고.. 
 같은 펜타그래프인 맥북은 하우징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져도 이런 현상이 없는데 말이죠.
  
 그러다 얼마전에 아마존에서 키보드 윤활키트가 보이길래 남은 포인트로 사 봤습니다. 
 무작정 사고나서 찾아보니, '펜타그래프는 윤활이 거의 불가능' 이라는 정보가 많더군요. 
 돈버렸나 싶다가도, 고장나면 핑계삼아 새 키보드 사자는 생각으로 아묻따 따봤습니다. 
  
 스위치 빼는 요령과 방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무지성으로 따버리려다,  
 숫자키 1, 2번은 고장이 나버렸어요....... 
 스위치 아랫부분을 지지해주는 플라스틱이 뽀개져버린 것입니다, 
 위쪽만 고정되고 아랫쪽은 덜렁거리는 상황입니다.
 다행히도 일부러 들지 않는 이상은 겉보기나 사용 시에 아무 문제가 없어서 그냥 쓸 생각입니다. 
 풀배열이라 어차피 숫자는 키패드를 많이 쓰는 탓에 딱히 큰 영향이 없기도 해서요.  
 제가 이런것에 크게 예민한 성격이 아니라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ㅋㅋ
  
 그렇게 2대 뚜까맞고서야 겨우 요령을 깨닫고 나머지 키들을 싹다 따서
 전부 윤활작업을 마치고 자판을 쳐봤습니다...
  
 왜 커스텀 키보드 시장이 이렇게 커지고 있고 매니아들도 많은지 바로 깨달았습니다. 
 잡음은 사라지고 키감도 부드러워지고, 눌리는 느낌도 너무나 좋네요. 
 스태빌라이저까지 빠짐없이 다 윤활을 해뒀더니, 그냥 타건 하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네요. 
 원래도 조용한 펜타그래프인데 잡소리가 사라지니까 거의 무소음 키보드가 됐어요.
  
 회사에서 쓰는 리얼포스도 윤활을 해볼까 싶기도 하고(한다면 이번엔 철저한 사전조사 후에..!) 
 아예 MX Keys를 사서 윤활을 해서 갖다놓는게 더 나을까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쉬는 날 시간 때우기도 좋고, 실제 일상에도 도움을 주는 취미인 것 같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