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익숙해지고 극한을 향해갈 수록...
alpine-snow
...취향이 아날로그에 가까워지는 듯 합니다.
최근, 나름 철저한 구상 끝에 구매한 18년된 준신품 올림푸스 포서드 소형 DSLR은
코닥 FFT CCD를 탑재한 기종답게 코닥 DCS Pro 시리즈 DSLR에 결코 뒤지지 않아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지금껏 접해본 디지털 카메라 중 가장 마음에 듭니다.
극도로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 때문이 아니라,
단점은 단점대로 인정하고 그대로 정공법으로 밀고 나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고
실제 결과물도 너무 자연스럽게 잘 나와서 마음에 들어요.
최근 나온 DSLR이나 미러리스 기종들마저 옷깃 부분은 마치 피규어 같았는데
얘는 정말 팔랑거리는 옷감 같은 느낌이 나요.
그라데이션 표현이 굉장히 정밀하고 섬세하면서 존재감이 느껴지는 진중한 발색.
오디오도 좀 그런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었는데, 여기서도 W100이 독보적입니다.
칼 같은 정확함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밀함과 매끈한 연결감이 훌륭합니다.
디지털이 고도화될 수록 아날로그에 가까워진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좀 다르게 느끼고 있습니다.
DSD를 들어봐도 아날로그 시절 느껴지던 에너지가 없는 느낌이예요.
최신 BSI-CMOS 센서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보면 프로 분들이 찍으신 것도
뭔가 예전에 비하면 생동감이나 생명감이 없는 느낌이 들더군요.
챗GPT 때문에 온통 시끌벅적한데...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연장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게 근본부터 잘못되면 실력이 꽤 묻히는 것 같아요.
alpine-snow
연월마호님 포함 3명이 추천
댓글 8
댓글 쓰기 이미지 프로세싱 문제인지, CMOS 초기부터 지금까지는 뭔가 좀 어색하다고 느껴요.
카메라라는게 한 번 사면 꽤 오래 쓰는 물건이니 일단 최신 기기가 답인데...
돈 백 만원 주고 새 것을 살 마음이 드는 물건을 아직 못 찾았어요.
오죽하면 20년 다 되어가는 포서드 바디를 들였겠... ㅋㅋㅋ ㅠ.ㅠ
포베온 센서 샘플도 보긴 했는데,
결국 저는 맹한 필름 느낌의 오리지널 코닥 센서 쪽이 가장 와닿네요.
2등 저는 접해보지도못했지만, 알파인님의 상황과 비슷하게
초기의 멀티비트 dac를 고수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것과 관련해서 초기 16bit가 아닌 더 적은 bit의 pcm 레코딩의 소리가 더 좋았다고 하는 사람도 보았는데, 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bit가 높은게 중요한게 아닌 모양입니다. samplate가 높아서 cd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 vinyl은, cd와 비교시 '직접재생이 아닌 LP rip' 과 cd 를 비교했는데, 저의 경우엔 평범한 cd가 좋다는 결론이 났어요.
loudness war 훨씬 이전의, 초창기 cd의 소리라던지 미묘하게 다른 소리가 나더라고요. 그때는 아마도 adc도 멀티비트였을테니...?
pre-emphasis 가 존재하는 cd들을 들어보면 저음의 질감 자체가 다르더라고요. 엠파시스를 처리하든 안하든요.
엠파시스가 존재하는 cd가 소리가 다른 이유는 엠파시스가 존재하면 초기 발행 cd일 확률이 높고
초기에 나온 cd라면 원본 마스터 테이프로 cd를 만들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요즈음 시대에는 그러지 않는다고하고 안 그럴 것 같지만 2000년대 중반 cd에도 그런 현상이 있는걸 봤네요.
옛날 것을 고수하고있다는 것을 보고 문득 떠오른게
꼭 '이게 아니면 안 돼!' 하는 상황이 저에게도 있어서
새로운 것으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인가, 아니면 옛날의 좋았던 것을 고수 할 것이냐...
하지만 본인의 마음에 안들면 도저히 양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렁설렁 본다면 새로운 것을 선택해 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니 오히려 설렁설렁 할 수 있기 때문에 고집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
스펙으로 보면 항상 더 좋게 ‘느껴져야’ 할 것들이 그렇지 않게 느껴지는데서 괴리감을 많이 느끼곤 했어요.
단적으로, 디지털 음원이 가장 진보된 스펙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저는 늘 뭔가 허전함을 느꼈어요. 똑같이 잘 녹음된 음원이라는 조건에서 다이내믹 레인지가 훨 좁은 LP에서 오히려 더 생동감을 느꼈을 때란!!
웃긴게, 80년대 CD가 최신 DDD 녹음보다 더 좋은 느낌일 때가 종종 있어요.
이론과 스펙 기반의 접근은 당연히 제가 착각에서 허우적거릴 확률을 줄여주지만, 그게 제 만족감을 보장하지는 못하는구나 싶어지기도 해요.
제가 느끼는 만족감에 솔직해지다 보니, 이거 아니면 안 되는구나 하는 경험을 좀 많이 한 것 같아요. 제 취향이 상당히 마이너한 편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ㅠ 저 이상한 사람? ㅋ
3등 기계-기계 인터페이스는 디지털이지만
기계-인간 인터페이스는 아날로그지요.
디지털이 발전할수록 결정적인 병목은 아날로그에 있는거 같습니다.
근데 완성도 높은 아날로그는 늘 귀하고 비싸더라구요ㅜㅜ
아무래도 비용과 신뢰성 때문에 디지털이 보편화될 수 밖에 없었겠지만, 극한은 결국 아날로그의 고도화에 있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해본 적 있습니다. ㅋ
눈과 귀가 모두 아날로그이기 때문이죠.. 디지털은 0과 1로 아날로그를 시뮬레이션하는 그이상 그이하도 아닙니다. ㅎㅎ 대신 디지털의 장점은 열화가 없다는 것.
장기적인 신뢰성 면에서 아날로그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한 점을 크게 보고 있긴 한데...
아날로그 마스터 테잎을 한 번 들어본 기억 하나 때문에 여전히 아날로그에 대한 집착이 남아있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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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되어서 없어진듯한? 시그마 포베온 센서 쓴 기기 좋아하실꺼 같습니다 ㅋㅋㅋ
근데 뭐 이전에는 워낙 노이즈가 끼기좋은 상황이라 그랬던거고요. 실제 오리지널과 같아지는건 아무래도 최신식 디지털 기기들이죠. 다이나믹레인지 자체는 필름보다 좋아진지 꽤 됐을꺼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