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저주받은 귓구녕...(장문주의)
오늘은 이번달 들어 가장 신나는 날이면서 가장 불행한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 낮에 택배 3개가 왔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모두 TWS였습니다.
가장 기대한 fiil cc pro2입니다.
다음은 특이해 보여서 산 레노버 tws,
Fiil만큼 기대했던 사운드피츠 capsule3 pro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중 아무것도 쓸 수 없었습니다...
저는 왼쪽은 좁고 오른쪽은 넓은, 근데 그 차이가 꽤 큰 귀를 갖고 있습니다.
이 외이도 직경차이 때문에 어떤 형상의 이어폰을 껴도 항상 왼쪽은 꽉 끼고 오른쪽은 헐렁한 착용감이 들었습니다.
양쪽 이어팁 사이즈를 다르게 하면 되지 않느냐? 하실 수도 있는데, 당연히 저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봤습니다.
하지만 이 막돼먹은 귀는 그조차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지름차이도 크고 생긴 것도 달라서 이어팁 사이즈 교체만으로는 메꿀 수 없는 실로 애매한 간극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그러한 이유로 저는 눈앞에 있는 떡을 먹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세 개의 가격을 모두 합하면 대략 18만원, 앤커 q45를 중고로 사고도 남을 돈입니다.
하지만 중고로 되팔면 수천~수만원의 손해를 입게 됩니다.
한 번 밖에 안 쓴, 포장만 뜯은 새 물건인데도 말입니다.
저는 이렇게 사고 팔기를 4년 넘게 해왔습니다.
아마 그동안 손해본 돈을 모두 합하면 플래그십 헤드폰을 몇 대는 장만할 수 있는 큰 돈일 것입니다.
하지만 미련한 저는 버즈라이브로 맛본 노이즈캔슬링의 묘미를 잊지 못하고 한시도 이어폰 없이 살길 원치 않았습니다.
그러길 4년... 충분히 길고도 긴 시간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똑같은행동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금의 여유가 생기니 더 심해지고, 스케일이 커진 것 같기도 합니다.
차라리 귀 한 쪽이 안들렸다면, 귀모양이 괴상해서 이어폰을 쓸 수 없었더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고 매번 생각합니다.
귀수술이라도 가능하면 하고 싶지만, 외이도의 모양을 바꾸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하더군요...
음향기기에 빠지지나 말지... 이런 안맞는 귓구멍을 갖고 어거지로 즐겨보려고 하니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이 모험이 대체 언제쯤 끝날까요...
그리고 저는 대체 얼마나 더 돈과 시간을 버려야 하는 걸까요...
맘접고 포기하면 되지만 꿀 맛을 본 미련곰탱이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고가물품들을 지르고 기분좋게 쓰시는 여러분들이 정말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신세한탄 좀 한다는 게 좀 길어졌네요.
앞으로는 이어폰 말고 헤드폰이나 골전도 쪽으로 알아보는 게 정신에 이로울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굿밤 되세요
댓글 8
댓글 쓰기정말 안타깝네요 ..
아니면 보스 이어버즈류 예전거 이어팁이
외이도 바깝부분을 막는 형태라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